"보호 없이 과세 안돼" 2030 등 돌릴라…'코인 투자자' 보호 촉구 나선 여야
"코인은 미래 먹거리", "전문가 논의 해야" 여야 한목소리
가상화폐 투자 큰 손 2030 표심 의식
[아시아경제 임주형 기자] 여야가 비트코인·도지코인 등 가상화폐 투자자를 보호하고 법제화할 수 있는 방안 마련에 착수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가상화폐 투자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 2030 청년층의 반발에 대한 대응으로 풀이된다. 앞서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가상화폐에 대해 "인정할 수 없는 자산"이라고 지적하자, 일부 투자자들은 은 위원장의 사퇴를 촉구하며 분노한 바 있다.
노웅래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2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은 위원장 발언이 일파만파다. 제2의 박상기 법무부 장관이라는 이야기까지 나온다"며 "가상화폐를 미래 먹거리로 활용할 생각은 안 하고, 투기 수단으로만 폄훼하고 규제하려는 것은 금융권 기득권 지키기이자 21세기판 쇄국정책"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올 1분기에만 250만명이 신규로 코인 거래에 뛰어들었다. 거래소를 등록하라면서도 폐쇄를 운운하는 것은 시장에 혼란만 줄 뿐"이라며 "내년부터 20% 양도세를 걷겠다면서 최소한의 투자자 보호조차 못 하겠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라고 지적했다.
같은 당 양향자 의원은 가상화폐에 대한 제도가 수립되기 전까지는 과세를 유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26일 페이스북에 쓴 글에서 "확실한 것은 자산가치가 없는 곳에 세금을 걷겠다고 하는 것에 동의하기 힘들다는 것"이라며 "자산으로 인정하지 않는다면서 과세를 하겠다는 것은 모순"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가상화폐에 대한 성격 규정도 제대로 되지 않은 상황에서 과세부터 하겠다고 하면 시장의 신뢰를 얻기 힘들 것"이라며 "불안정한 시장에 기반한 제도는 그 자체로 불안과 변화를 초래할 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런가 하면 야당은 가상화폐 투자자 보호 및 법제화를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주호영 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가상화폐 문제를 놓고 정부와 여당이 우왕좌왕, 갈피를 못 잡고 있다"며 "암호화폐 투자자가 250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진 마당에, 실제 국민의 자산이 얼마만큼 암호화폐 시장으로 유입됐는지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고 비판했다.
주 원내대표는 가상화폐 태스크포스(TF)를 설립, 가상화폐에 대한 과세·관련 제도 등 마련 방안을 연구하겠다며 "암호화폐 소득에 로또 당첨금 수준으로 과세하고 거래소를 폐쇄하겠다는 엄포만 놓을 게 아니라, 암호화폐를 제도화할 것인지, 투자자 보호는 어떻게 할 것인지 등을 전문가들과 논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투자자를 보호할 수 없다면서 소득에는 과세한다는 앞뒤 맞지 않는 논리"라며 "열풍처럼 암호화폐 투자에 나섰던 2030 청년들이 어처구니없는 배신감과 억울함을 드러내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지난 23일 오전 서울 빗썸 강남고객센터 모니터에 비트코인 시세가 표시되고 있다. 이 거래소에서 비트코인 가격은 이날 오전 7시 54분께 5천790만원까지 떨어졌다. / 사진=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여야가 한목소리로 가상화폐 투자자 보호 방안 마련을 촉구하고 나선 것은 2030 청년층의 '표심'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가상화폐 투자의 '큰 손'으로 활동하고 있는 이들 청년층은 가상자산 과세 방안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1일 권은희 국민의힘 의원이 공개한 국내 4대 가상화폐거래소(빗썸·업비트·코빗·코인원) 투자자 현황을 보면, 올해 1분기(1~3월) 신규 실명 계좌 설립자 249만5289명 중 20대와 30대 비중은 각각 32.7%(81만6039명), 30.8%(76만8775명)로 나타났다. 신규 가상화폐 투자자 10명 중 6명은 2030 세대인 셈이다.
이런 가운데 은 위원장은 지난 22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가상화폐 투자자들에 대해 "이들까지 정부에서 다 보호할 수는 없다"고 언급해 논란이 일었다.
이날 은 위원장은 '가상화폐 투자자에 대한 정부의 보호가 미흡하다'는 지적에 "사람들이 많이 투자한다고 보호해야 된다 생각하지 않는다. 잘못된 길로 가면 어른들이 이야기를 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투자자 보호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은 이게 투자라고 전제가 되니 그다음에 보호라는 개념이 나오고, 정부의 보호 의무가 나오기 때문에 문제제기를 하는 것"이라며 "정부가 모든 것을 다 챙겨줄 수 없다. 자기 책임하에 (투자를) 해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부 2030 청년층은 가상화폐 투자자를 보호할 수 없다는 은성수 금융위원장의 발언에 반발하고 나섰다. 한 청원인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쓴 글에서 은 위원장을 향해 "지금 잘못된 길을 누가 만들었는지 가만히 생각해 보라"고 비판했다. / 사진=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원본보기 아이콘은 위원장의 이같은 발언에 대해 일부 청년층 가상화폐 투자자들은 반발하고 나섰다. 가상화폐를 금융 투자 자산이 아닌 투기 수단으로 보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23일에는 '은성수 금융위원장의 자진사퇴를 촉구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와대 국민청원이 올라오기도 했다. 자신을 "평범한 30대 직장인"이라고 설명한 청원인은 은 위원장을 향해 "잘못된 길을 가고 있으면 어른들이 가르쳐줘야 한다고 하셨죠. 대한민국의 청년들이 왜 이런 위치에 내몰리게 됐나"라며 "지금의 잘못된 길을 누가 만들었는지 가만히 생각해 보시기 바란다"고 지적했다.
이어 "4050의 인생 선배들에게 배운 것은 바로 내로남불. 아랫사람들에게 가르치려는 태도로 나오는 게 한국을 망친 어른들의 공통점이다"라며 "인생 선배들은 부동산 상승의 시대적 흐름을 타고 자산을 축적했는데, 이제는 2030에겐 기회조차 오지 못하게 각종 규제를 쏟아낸다"라고 비판했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연차 내고 프로필에 '파업', "삼성 망한 듯"… 내...
그러면서 "어른들은 부동산 투기로 자산을 불려놓고 가상화폐는 투기이니 그만둬야 하나"라며 "역시 어른답게 배울 게 많다"고 비꼬아 꼬집었다. 이 청원은 27일 오전 9시 기준 13만명이 넘는 이들로부터 동의를 받았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