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의 ‘수상한’ 서울 아파트 취득…비트코인 등 환치기 동원
[아시아경제(대전) 정일웅 기자] #중국인 C씨는 2018년 1월~2월 총 11회에 걸쳐 국내로 반입한 자금에 국내 은행 대출자금 등을 더해 시가 11억원 상당의 아파트를 매수했다. 문제는 자금을 반입한 경로다. C씨가 이용한 자금반입 과정에는 가상화폐를 이용한 환치기가 동원됐다. C씨가 중국 현지의 환치기 조직 계좌로 위안화를 입금하면 환치기 조직이 중국에서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을 매수한 후 한국에 있는 조직원을 통해 C씨에게 자금을 전달하는 수법이다.
C씨처럼 불법자금을 반입해 서울 시내 아파트를 취득한 외국인이 정부단속에 무더기로 적발됐다.
관세청 서울본부세관은 국토교통부와 공조로 최근 3년간 서울 시내 아파트를 매수한 외국인 중 자금출처가 불분명한 500여명을 상대로 수사를 벌인 결과, 외국인 61명이 불법적 경로로 아파트를 취득한 것이 확인됐다고 27일 밝혔다.
이들 외국인이 취득한 아파트는 총 55채로 취득금액은 840억원에 이른다.
적발된 외국인의 국적은 중국인 34명, 미국인 19명, 호주인 2명, 기타 국가 6명 등이다. 또 이들이 아파트를 매수한 지역은 강남구(13건에 취득금액 315억원), 영등포구(6건에 취득금액 46억원), 구로구(5건에 32억원), 서초구(5건에 102억원), 송파구(4건에 57억원), 마포구(4건에 49억원) 등으로 조사된다.
범죄유형별로는 17명이 아파트 16채(취득금액 176억원 상당)를 매수하는 과정에서 환치기 및 관세포탈 등으로 범죄자금을 조성했다.
또 나머지 44명은 아파트 39채(취득금액 664억원 상당)를 매수하면서도 외환당국에 부동산 취득사실을 신고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국내에 거주하지 않는 외국인이 국내 부동산을 취득할 경우 외국환은행장 또는 한국은행장에게 자본거래 신고를 해야 한다고 명시한 ‘외국환거래법 제18조’를 어긴 것이다.
현재 관세당국은 같은 혐의(미신고)로 37명의 외국인을 상대로 추가 수사를 진행하는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무엇보다 관세당국은 적발된 사례에서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을 이용한 신종 환치기 수법이 등장한 점에 주목한다.
서울 아파트 매수과정에서 외국인의 자금 불법반입 통로 역할을 맡았던 환치기 조직은 현재 10개로 확인되며 이들이 불법으로 이전한 자금규모는 1조4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관세당국은 현재 이들 조직을 검거하기 위해 추적하는 중이다.
관세청 서울세관본부 관계자는 “외국인의 불법자금 반입 및 부동산 취득 첩보를 입수해 4개월간 국토교통부와 공조로 수사를 벌여 외국인 다수가 서울 시내 아파트 불법취득 사례를 적발했다”며 “이들을 도와 부동산 매수자금의 불법반입 통로가 된 환치기 조직 10개에 대해선 현재 수사가 진행되는 중으로 추후 수사가 마무리 되는대로 상사한 내용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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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외환당국에 부동산 취득사실을 신고하지 않은 외국인의 경우 거래금액의 규모와 성격에 따라 검찰송치, 과태료 부과 또는 금융감독원 등 유관기관에 통보할 방침”이라며 “외국환거래법은 자본거래 미신고자에게 10억원 초과 땐 ‘1년 이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등’ 형사처벌, 10억원 이하 땐 ‘신고위반 금액의 2%~4%’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게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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