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증가율 1930년대 이후 최저…미국도 저출산·고령화 시대
텍사스 늘고 캘리포니아 줄어
인구 따라 하원 의석 수 조정
내년 중간선거 공화당에 유리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지난 10년간 미국 인구증가율이 1930년대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민자의 정체와 출산율 저하의 영향으로 미국도 실질적으로 저출산·고령화 시대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26일(현지시간) 미 인구조사국(센서스)은 지난해 4월1일 기준 미국 인구는 3억3144만9281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지난 10년간 인구 증가율은 7.4%로 1930년대(7.3%)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인구 조사가 1790년에 시작한 이후로는 역대 두 번째로 낮은 수치다. 미국은 매 10년마다 인구조사 결과를 공개한다.
뉴욕타임스(NTY)는 인구학자들의 말을 인용해 "미국이 실제 저출산 시대에 접어들고 있다"며 "급속한 고령화 위기에 직면해 있는 유럽 및 동아아시아 국가와 같은 상황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美 고령화 문제 대두= 1930년대 저출산이 대공황의 영향으로 인한 일시적인 현상이었다면 이번엔 장기적으로 저출산 고령화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심각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인구 증가율 감소의 원인으로 이민의 정체, 출산율 저하, 백인 인구의 고령화 등을 꼽았다.
이번 조사에서 80세 이상 고령 인구가 2세 이하 유아보다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캘리포니아 버클리 대학의 로널드 리 교수는 "미국은 다른 부유한 국가들보다 출산율이 높았지만 이제는 바뀌었다"며 "더 이상 미국은 예외라고 할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지역별로 북부와 서부 인구가 늘고 북동부와 중서부 인구가 주는 현상이 이어졌다. 1970년 조사에서 서부와 남부 인구가 차지하는 비중이 50%를 밀돌았지만 이번 조사에서는 63%에 육박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뉴욕주는 62개 카운티 중 48개 카운티에서, 일리노이주는 101개 카운티 중 93개 카운티에서 인구가 줄었다.
이번 인구조사는 코로나19 여파로 어려움을 겪었다. 조사 기간이 길어졌고 조사 결과 발표도 당초 계획보다 4개월 지연됐다. 트럼프 전 행정부는 조사 기간이 길어지자 조사 마감을 앞당기라는 행정명령을 내렸고 이는 결과적으로 소수인종이 조사에서 누락될 수 있다는 논란을 낳기도 했다.
◆내년 중간선거는 여소야대?= 이번 인구 조사 결과 미국의 권력 구도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주별 인구 변동 결과를 반영해 하원 의석 수가 조정되기 때문이다. 블룸버그통신은 내년 중간선거가 공화당에 더 유리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한 주에서 의석 수가 늘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번 인구조사 결과 공화당 텃밭인 텍사스주의 하원 의석은 2석 늘 것으로 예상된다. 콜로라도, 플로리다, 오레건, 노스캐롤라이나, 몬태나주도 하원 의석이 하나씩 늘 전망이다. 이 중 지난해 대선에서 조 바이든 현 대통령을 지지한 주는 몬태나와 콜로라도 뿐이다.
반면 캘리포니아, 일리노이, 미시간, 뉴욕, 오하이오, 펜실베이니자, 웨스트버니지아 7개 주는 하원 의석이 하나씩 준다. 의석이 줄게 된 주 중에서는 웨스터버지니아와 오하이오만 트럼프를 지지했다. 뉴욕의 경우 인구 89명이 부족해 하원 의석 하나를 잃었다. 캘리포니아는 미합중국에 가입한 1850년 이후 처음으로 하원 의석이 줄었다.
조정된 의석 수 7석은 1950년 조사 이후 가장 적다. 애초 센서스 추정 결과 텍사스는 3석, 플로리다는 2석을 추가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실제 조사 결과 증가 의석 수는 2석, 1석에 그쳤다. 애리조나는 한 석을 늘리고, 앨라배마, 미네소타, 로드아일랜드는 한 석씩 줄 것으로 예상됐으나 네 개 주는 변동이 없었다.
론 자민 센서스 국장 대행은 "인구 증가를 예상한 주의 인구 증가폭이 예상보다 적었다"며 "다만 그 차이는 1% 미만"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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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서스는 올해 말 각 주별 세부 인구통계를 발표하고 이후 선거구가 최종 획정된다. 하원 의원 1명은 미국 시민 76만1169명을 대표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2010년 집계 때에는 71만767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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