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기윤 의원 관련 업체 압수수색
14시간 소환조사 전직 행복청장
고위공무원·선출직 공직자 등 60여명
경찰 수사력 증명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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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관주 기자] 부동산 투기 의혹에 대해 수사 중인 정부합동 특별수사본부(특수본)의 칼끝이 점차 고위층을 향하고 있다. 강기윤 국민의힘 의원의 투기 의혹과 관련해 압수수색에 나선 한편, 현재 특수본 수사대상 중 전·현직 공무원을 포함해 최고위직으로 알려진 전직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행복청) 청장에 대해 장시간 조사를 벌인 것은 수사에 속도를 내겠다는 하나의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이 같은 고위층에 대한 수사는 특수본의 수사 성패를 가를 중대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성역 없는 수사를 강조해온 경찰로선 수사력을 입증하고 투기 의혹을 모두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고위층에 대한 수사에 만전을 기해야 할 시점이다.

특수본은 앞서 23일 오전 10시께 전직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행복청) 청장 이모씨를 서울 용산구 한남동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중대범죄수사과로 불러 조사했다. 이씨는 14시간가량 지난 다음 날 0시께 조사를 마치고 귀가했다. 이씨는 조사를 마치고 나오며 혐의 인정 여부 등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고 차량을 탄 채 귀가했다.


이씨는 행복청장 재임 시절인 2017년 4월 말 세종시 연기면 눌왕리에 아내 명의로 2455㎡ 규모의 토지 2필지를 사들였다. 2017년 1월 당시 ㎡당 10만7000원이었던 공시지가는 3년 만에 15만4000원으로 올랐다. 이어 퇴임 이후인 2017년 11월 말 세종시 연서면 봉암리의 토지 622㎡와 부지 내 경량 철골 구조물을 매입했는데, 인근 와촌·부동리 일원이 스마트 국가산업단지 후보지 지정이 예정되면서 내부정보 이용 투기 논란이 불거졌다.

행복청장은 세종시 신도실 건설을 책임지는 최고 자리로, 차관급에 해당한다. 이씨는 부동산 투기 의혹을 수사하는 정부합동 특별수사본부(특수본)가 출범한 이후 지금까지 소환한 피의자 중 최고위직이다. 특수본은 지난달 26일 행복청 등을 압수수색해 관련 자료를 확보하고 참고인 조사 등을 이어왔다.


강 의원의 투기 의혹과 관련한 압수수색도 진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남경찰청은 지난 22일 강 의원이 과거 대표이사를 지낸 제조업체와 강 의원 부인과 아들이 최대주주인 부품회사를 압수수색했다. 이 부품회사는 2018년 경남 진해항 제2부두 터 약 7만9600㎡(2만4000여평)를 감정액의 절반 수준인 270억원에 매입했다. 이후 2019년과 2020년에 일부를 매도해 약 30억원의 시세 차익을 얻은 의혹을 받고 있다.


강 의원은 특수본 수사 대상인 국회의원 5명 중 1명으로, 강제수사를 받은 첫 현역 의원이다. 국회의원 가족 등을 포함하면 현역 의원 관련 수사 대상은 총 10명으로 늘어난다. 이를 포함해 현재까지 알려진 특수본의 수사 대상 중 전·현직 고위공무원 4명, 현역 지방자치단체장 11명, 지방의회 의원 등을 포함하면 고위직이나 선출직으로 분류 가능한 공직자는 60명이 넘는다.


고위층 수사의 핵심은 여타 부동산 투기 의혹과 마찬가지로 내부정보를 이용한 투기인지 규명에 달려 있다. 공직자의 내부정보 이용이 확인돼야만 ‘부패방지 및 국민권익위원회의 설치와 운영에 관한 법률’상 공직자의 업무상 비밀이용 금지 조항을 적용해 처벌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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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만큼 고위층에 대한 수사는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들이 어떤 경로를 통해, 누구로부터 정보를 획득했는지 확인하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증거 확보와 방대한 참고인 조사 등이 병행돼야 한다. 실제 전 행복청장 이씨를 소환하는 데에는 첫 압수수색이 이뤄진 뒤 한 달 가까이 시간이 소요됐다. 특수본은 줄곧 지위고하를 막론한 엄정한 수사를 강조해왔다. 고위층의 투기 의혹 수사는 특수본의 수사 의지와 능력을 증명할 중요한 잣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관주 기자 leekj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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