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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대우도 못 받나" 끊이지 않는 경비원 갑질, 시민들 공분

최종수정 2021.04.13 13:32 기사입력 2021.04.13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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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비원 겨냥한 일부 입주민들 갑질 논란
폭행·욕설·협박 등 사건 끊이지 않아
지난해 입주민 갑질로 경비원 '극단적 선택' 하기도
"사회적 타살", "갑질 엄벌해야" 시민들 공분

지난해 5월10일 입주민 갑질 피해를 당해 괴로워하다 극단적 선택을 한 서울 강북구 한 아파트 경비원 관리사무소 모습. / 사진=임주형 기자 @skepped

지난해 5월10일 입주민 갑질 피해를 당해 괴로워하다 극단적 선택을 한 서울 강북구 한 아파트 경비원 관리사무소 모습. / 사진=임주형 기자 @skepp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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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주형 기자] 아파트 출입구에서 경비원 2명을 폭행해 골절상을 입힌 중국 국적 입주민이 판결에 불복, 항소장을 제출한 일이 알려지면서 '경비원 갑질' 논란에 대한 시민들의 공분이 커지고 있다. 일부 입주민의 갑질, 폭행, 협박 등으로부터 경비원들이 제대로 보호받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비원을 겨냥한 일부 입주민들의 갑질 문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최근에는 입주민의 갑질을 버티다 못한 경비원이 극단적 선택을 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열악한 대우에 고통 받는 경비원들을 보호하기 위한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미등록 차량 막은 경비원에 폭행


12일 인천지법 부천지원에 따르면 상해·폭행·업무방해·재물손괴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중국 국적 여행사 대표이사 A(37) 씨가 1심 판결에 불복, 지난 9일 법원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앞서 인천지법 부천지원 형사1단독(정찬우 부장판사)은 지난 2일 선고 공판에서 A 씨에 대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보호관찰명령 등을 내린 바 있다. 이에 대해 A 씨는 변호인을 통해 항소장을 제출했다. 그러나 별도의 항소 이유서는 제출하지 않았다.

경기 김포 한 아파트에서 경비원 2명을 폭행해 골절상을 입힌 중국 국적 입주민 A 씨. / 사진=연합뉴스

경기 김포 한 아파트에서 경비원 2명을 폭행해 골절상을 입힌 중국 국적 입주민 A 씨.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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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씨는 지난 1월11일 오후 11시40분께 경기 김포시 장기동 한 아파트 후문에서 50대, 60대 경비원 각각 1명에게 침을 뱉고 주먹을 휘둘러 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A 씨의 폭행으로 이들 경비원은 각각 코뼈가 부러지고 갈비뼈를 다치는 등 골절상을 입었다.


A 씨는 경비원들이 근무하던 아파트의 입주자로, 사건이 벌어진 당일 술에 취한 채 지인 차량 조수석에 타고 아파트로 들어서던 중, 미등록 차량의 진입을 저지한 경비원들을 상대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확인됐다.


경비원 대상 갑질에 극단적 선택 하기도


아파트 입주민이 경비원을 상대로 폭행·욕설·협박 등 갑질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월26일에는 서울 노원구 한 아파트에서 입주민이 경비원을 몽둥이로 폭행, 전치 3주의 부상을 입히는 사건이 벌어졌다. 이 입주민은 경비원이 몽둥이를 피해 도망치자 엘리베이터 앞까지 따라가 폭행한 것으로 조사돼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입주민의 폭행, 폭언 등을 견디다 못한 경비원이 극단적 선택을 한 사례도 있다. 지난해 4월21일 성북구 한 아파트에서는 50대 입주민 B 씨가 아파트 단지 내 주차 문제로 경비원 최모 씨와 시비가 붙은 뒤, 최 씨를 폭행하고 경비 일을 그만두라고 협박하는 일이 벌어졌다.


주차 문제로 주민과 시비가 붙어 욕설과 폭행 등 피해로 괴로워하다 지난해 5월10일 극단적 선택을 한 서울 강북구 한 아파트 경비원이 근무하던, 경비 초소 앞에 마련된 작은 분향소. 경비원을 추모하는 포스트잇으로 가득하다. 사진=임주형 기자 skepped@

주차 문제로 주민과 시비가 붙어 욕설과 폭행 등 피해로 괴로워하다 지난해 5월10일 극단적 선택을 한 서울 강북구 한 아파트 경비원이 근무하던, 경비 초소 앞에 마련된 작은 분향소. 경비원을 추모하는 포스트잇으로 가득하다. 사진=임주형 기자 skepp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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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씨는 이튿날 상해 등 혐의로 B 씨를 경찰에 고소했다. 그러나 최 씨는 고소인 조사를 받기 전인 같은해 5월10일 자신의 집 주변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최 씨는 자신이 억울하다는 취지의 유서를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시민단체 "경비원 죽음은 사회적 타살…인간 대우 못 받고 일한다"


시민단체들은 아파트 경비노동자 관련 제도 정비를 통해, 경비원이 입주민의 갑질에 희생당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지난해 4월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민주일반연맹과 진보정당 등 시민사회단체들로 구성된 '고(故) 최OO 경비노동자 추모모임'(추모모임)'은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경비 노동자의 죽음은 개인의 비관이 아닌 사회적 타살이다"라며 "고령의 경비노동자는 최소한의 인간적 존엄성도 받지 못한 채 일하는 것이 당연시된다"라고 토로했다.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이 고 최OO 경비노동자 추모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가해자 엄정 처벌과 재발방지 대책 마련 등을 촉구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이 고 최OO 경비노동자 추모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가해자 엄정 처벌과 재발방지 대책 마련 등을 촉구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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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이들 경비원은 인간으로서 대우받기를 포기한 채 일한다"며 "이번 사건을 이 시대 취약계층 감정노동자가 안전하게 일할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시작으로 삼아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잇따른 아파트 경비원 갑질 사건에 시민들도 분통을 터뜨렸다. 수도권 한 아파트 거주자인 박모(55) 씨는 "경비원도 가정에서는 누군가의 아버지이자 할아버지일 텐데 사람들이 정말 끔찍하다는 생각이 든다"라며 "입주민이 경비원을 업신여기지 못하도록 대책을 갖춰야 하지 않나"라고 지적했다.


경기 안양 한 아파트에서 거주하고 있다는 20대 최모 씨 또한 "(경비원 갑질은) 사회적 약자를 노린 악질적인 행위"라며 "엄벌에 처해서 갑질에 고통받는 경비원들이 더는 나오지 않게 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한편 정부는 지난 1월5일부터 아파트 경비원 등 공동주택 근로자에 대한 갑질을 금지하는 내용이 핵심인 '공동주택관리법 시행령' 개정안을 공포·시행했다.


이번 개정을 통해 각 시·도지사는 지난 5일까지 △공동주택 근로자에 대한 괴롭힘 금지 △신고방법 △피해자 보호조치 △신고를 이유로 해고 등 불이익 금지 등 준거가 되는 '관리규약 준칙'을 정했다. 개별 공동주택 단지들은 이를 바탕으로 오는 5월6일까지 관리규약을 개정, 적용해야 한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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