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유인호 기자] "지금 국제사회는 차가운 평화(cold peace)와 신냉전의 경계선에 서있다. 세계가 신냉전의 나락으로 빠져들게 되면 미국과 중국은 물론 한국 등 세계 대부분 나라가 극심한 어려움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인터뷰_문정인 세종연구소 이사장(황재호 한국외대 교수와의 대담)./김현민 기자 kimhyun81@

인터뷰_문정인 세종연구소 이사장(황재호 한국외대 교수와의 대담)./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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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인 세종연구소 이사장은 최근 아시아경제 필진 황재호 한국외대 국제학부 교수 및 본지 기자와 3인 대담 형식의 인터뷰를 갖고 미·중 갈등 심화로 국제사회가 신냉전 시대로 가고 있는 것에 대한 우려감을 나타냈다.


문 이사장은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4년이 미·중 간 신냉전으로 돌입하는 과정이 될지 아닐지 결정될 중요한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1980년대 일본이 미국 경제에 도전하기 시작하면서 ‘일본 때리기’가 등장했고 현재는 ‘중국 때리기’가 새롭게 나타나고 있다"며 "미국에서 중국위협론의 실체 여부와 관계없이 중국을 악마화하고 적대시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국) 내부 정치적 이유로 정치 엘리트, 지식인, 여론지도층이 이를 차단하기보다는 증폭시키고 있는데 이 같은 경향이 심화하면 앞으로 문명의 충돌 가능성이 커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문 이사장은 우리에게 중국위협론 실체는 없다고 단언했다. 문 이사장은 "주변의 많은 이들이 중국위협론을 거론하지만 중국위협을 구체적으로 제시해보라면 답을 주지 못한다. 그게 중국위협론의 현실"이라며 "현재 중국이 한국에 대한 군사적 위협을 가하거나 북한에 무기나 병참 지원을 하는 것도 아니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만해협이나 남중국해 문제 그리고 항행의 자유에서도 우리가 위협을 느끼는 것은 아니다"며 "물론 사드 보복 이후 우리에 대한 경제적 위협의 잔재가 아직도 사라지지 않았지만, 이것이 우리의 안보를 크게 위협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고 분석했다.

문정인 세종연구소 이사장(왼쪽)과 황재호 한국외대 교수 대담./김현민 기자 kimhyun81@

문정인 세종연구소 이사장(왼쪽)과 황재호 한국외대 교수 대담./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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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이사장은 한미동맹을 근거로 중국이 미국에 위협을 가하면 한국이 미국 편을 들어야 한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선 다른 의견을 냈다.


그는 "(미국에 대한 중국의 위협을) 우리에 대한 직접적 위협으로 보고 중국에 적대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주장에 동의할 국민은 많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중국 모두 안보나 경제면에서 중요한 국가들인 만큼 우리는 미국과의 동맹, 중국과의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라는 전통적 정책을 지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문 이사장은 이럴 때일수록 우리 정부의 대중 외교 전략이 더욱 신중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은 한국이 미국과 동맹관계를 유지하는 것에 반대하지 않고 있고 미국 역시 마찬가지 입장"이라며 "남중국해·대만해협 문제 등에 대해 일방적인 판단을 내려 불필요하게 중국을 미리 적으로 돌리기보다는 가능성을 지켜보고 판단을 보류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문 이사장은 미·중 갈등 심화에 따른 국제사회 역할론에 대해 "한국을 포함해 뜻을 같이 하는 중견국들이 협력해 신냉전 시대의 대두를 막아야 한다"며 "현 단계에서 우리 모두의 책무일 것"이라고 했다.


문재인 정부 통일외교안보 특보를 지낸에서 그는 우리 정부의 외교정책에 대해 조언했다.


문 이사장은 "특정 강대국에 대한 과도한 치중은 창의적 외교를 어렵게 하는 만큼 보다 균형 있고 상상력에 근거한 파격적인 외교가 필요하다"며 "정책의 수립과 집행은 외교부가 하되, 청와대는 이러한 정책이 대통령 정책 목표에 부합하는지 확인하고 다른 부처의 협의를 끌어내는 역할을 담당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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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문 이사장은 최근 신간 ‘문정인의 미래 시나리오’를 발간하며, 신냉전 시대의 진단과 함께 한국 외교의 미래 시나리오들을 도전적으로 제시했다.


유인호 기자 sinryu00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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