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D-8, 재보선 입체분석 ⑦ 대선으로 가는 길목

[이사아경제 류정민 기자] ‘4·7 재보궐선거’의 관전 포인트는 야당이 선거 패배주의를 극복할 기회를 얻었다는 점이다. 국민의힘으로 대변되는 보수 정치세력은 2016년 제20대 총선, 2017년 대통령선거, 2018년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 2020년 제21대 총선에 이르기까지 대형 선거에서 4연패한 바 있다.


이번 선거는 더불어민주당 소속 광역단체장의 문제로 촉발됐다. ‘심판론’이 증폭될 대통령 임기 후반기에 선거를 치르는 것 자체가 여권에 부담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실제로 대선 1년을 앞두고 서울시장과 부산시장 보궐선거가 동시에 이뤄진 것은 한국 정치사에서 경험하지 못한 장면이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특히 서울은 각종 선거의 방향타를 쥐고 있는데 여당이 이긴다면 내년 대선도 유리하겠지만 야당이 이기면 선거 패배주의를 끊어내고 반전을 이루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25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에 후보들의 선거벽보가 부착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25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에 후보들의 선거벽보가 부착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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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대선 레이스의 상수로 등장하면서 싱겁게 전개되던 대선 정국에 격랑이 일고 있다는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여당 입장에서 서울시장과 부산시장을 동시에 내주는 것은 최악의 시나리오다. 정국의 주도권은 야당 쪽으로 넘어가고 문재인 대통령은 사실상 레임덕의 수렁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새로운 서울·부산시장이 차별화한 정책으로 야권 지지층들의 정치적 갈증을 달래줄 경우 대선 흐름 자체가 바뀔 수 있다.


박상철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는 "야당이 이기면 국민의힘 중심의 플랫폼으로 정계 개편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레임덕에 직면하게 될 여권은 문 정부를 극복하겠다는, 그동안 나오지 않았던 말이 내부에서 나올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여권의 양강 구도를 이끄는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는 재보선 패배 극복을 위한 정치적 변화를 모색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여권에서 이른바 ‘친문 순혈주의’ 대선 후보 옹립을 위한 정치적 무리수가 나오지 않는다면 특정 대선주자 탈당이나 대통령 당적 이탈 요구 등 극단적 양상으로 상황이 전개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 시선이다.


29일 경기 안양 한 인쇄업체에서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사용될 투표용지가 인쇄되고 있다./안양=강진형 기자aymsdream@

29일 경기 안양 한 인쇄업체에서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사용될 투표용지가 인쇄되고 있다./안양=강진형 기자ayms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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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이 서울과 부산에서 모두 승리할 경우 대선까지 탄탄대로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여당이 서울 한 곳만 수성하더라도 절반의 승리 이상의 정치적 의미를 지닌다. 정국의 위기 상황을 수습하고 반전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야당 입장에서는 아쉬운 상황이지만 1승 1패의 결과도 선거 패배의 사슬을 끊어냈다는 점에서는 의미가 있다.


여야는 차기 당 대표 선거 과정에서 주요 대선 주자의 정치적 샅바싸움을 본격화할 전망이다. 문 대통령은 대선과 거리를 유지하며 코로나19 대응과 부동산 안정 등 주요 국정 과제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장외 대선 레이스 선두 주자인 윤 전 총장은 야당 선거 결과와 무관하게 정치적 몸값이 커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해석이다.


이번에 재보선 유세 지원을 선택하지 않고 투표의 ‘정치적 의미’를 언급하는 형태로 야당 쪽에 힘을 실어준 것은 리스크를 관리하면서 정치적 위상을 유지한 선택이라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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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전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는 "윤 전 총장이 독자 정당을 만들 것인지, (야권의) 합당 국면 이후 입당할 것인지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정계 개편은 생각보다 천천히 갈 수 있다"며 "(대선) 판이 형성되는 시기는 적어도 올해 여름은 지나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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