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 재보궐선거 3대 공약 집중분석 - ①부동산 ②일자리 ▶코로나 지원
대출상환연장·무이자 공약
추후 파산 채무 불이행 우려
기존 지원 중복여부도 살펴야
판로개척 등 복원인프라도 필요

‘퍼주기’식 금융지원 치중..4·7 재보선 공약 ‘표’퓰리즘 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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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구채은 기자, 금보령 기자, 박준이 기자] 박영선·오세훈·안철수 4·7 서울시장 재보선 후보가 내놓은 코로나19발(發) 소상공인·자영업자 지원 공약에 대해 전문가들은 ‘금융지원에 너무 치중돼 있다’는 점을 공히 언급했다. 공약 내용은 빚 갚는 시기를 늦춰주거나 이자·담보·보증을 면제해주는 것들이다. 그러나 이는 ‘깜깜이’ 대출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 즉 금융이 짊어져야할 리스크를 서울시 재정으로 떠받치는 표(票)퓰리즘 정책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오정근 한국금융ICT융합학회장은 "금융에서 공짜는 있을 수 없다"면서 "무담보, 무이자로 빌려간 돈을 갚지 못했을 경우 서울시 재정으로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도 "대출수요가 많은 상황에서 무이자대출을 시행하면 (안 빌려도 되는데 대출을 신청하는) 가수요가 발생한다"면서 "재정은 한정돼 있는데 정작 필요한 사람에게 금융이 가지 못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현장 목소리 듣고 나온 공약 맞나" 구체성 떨어져

전문가 6인은 박 후보(5000만원 무이자 대출), 오 후보(무보증료·무이자·무담보·무서류 4무 대출), 안 후보(대출 원금 이자 상환 유예, 소급 손실보상제)가 내놓은 금융 중심 소상공인 지원책이 재원마련 주체가 불분명하고 구체성이 떨어진다고 비판했다. 사실상 파산 후 회생절차에 들어갔을 때 하는 채무감면·이자동결 절차와 비슷한 공약들인데, 업력·업종·판로가 다양한 소상공인·자영업자에게 적용하기에는 구체성이 떨어지며 특히 공급 부문에만 편중돼 있다는 진단이다.

신민수 한양대 경영대학 교수는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나온 공약 같지 않다"면서 "현금 흐름 못지 않게 수요진작, 판로개척, 코로나19 이후 달라진 밸류체인 등 이른바 ‘복원 인프라’를 만들어주는 방식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소상공인에게 이자·담보·보증료·서류 없이 대출을 해주면 추후 파산하는 채무를 되돌려 받을 수 없다는 문제가 생긴다"면서 "공약들이 지자체 재원으로 가능한지 중앙정부 도움이 필요한지 불분명한데 현실적이지 않은 예산을 상정한 부분이 있다"고 지적했다.


재원 실효성, 방법 적실성, 공약 중복 살펴야

각 후보의 공약에 대한 평가는 주로 재원 마련의 실효성에 따라 갈렸다. 서울시보증재단 보증을 통해 재원을 마련하는 박 후보와 오 후보의 공약에 대해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는 "시 재량권이 있는 재단을 활용한 정책이라는 점은 의미가 있다고 본다"고 전제하면서도 "다만 소상공인들의 탈(脫)서울도 심화되고 있고 수도권과 서울의 방역 대책이 다른 상황에서 서울시 자체 역량으로 결정할 수 없는 문제"라는 점도 지적했다.

소급적 손실보상제가 핵심인 안 후보 공약에 대해선 박주헌 동덕여대 경제학과 교수가 "소상공인들이 국세청에 매출 실적을 보고했을 때 과소평가 경우가 많다"면서 "자기책임도 포함된다는 차원에서 대출을 통해 갚아야 할 의무를 부여하는 것이 더 적절하다"는 평가를 내놨다. 안 후보의 대출원리금 상환유예, 이자감면 공약과 관련해 오 학회장은 "이미 금융위원회에서 진행하고 있고 오히려 130조 규모로 너무 많이 투입돼 과도한 금융 부실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안일한 공약"이라고 꼬집었다.


쪼개기 공약은 문제…지원과 동시에 방역 수칙 고려도 필요

각 후보가 ‘프로그램’ 하나로 만들 수 있던는 공약을 굳이 ‘쪼개’ 분산시켰다는 점도 전문가들은 눈치챘다. 전 교수는 박 후보의 ‘소상공인 임대료 30% 감면’ 공약에 대해 "임대인과 임차인, 채무자와 채권자 모든 게 맞물려서 돌아가기 때문에 공약들을 건건이 내놓는 건 큰 의미가 없다"면서 "코로나19 극복기간동안 한시적으로 프로그램을 만들어 채무재조정, 시장활성화 정책을 한 트랙으로 가져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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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 진작 차원에서 큰 이슈인 사회적 거리두기 문제부터 차근차근 접근해나가는 방식이 효과적이란 의견도 제시됐다. 안 후보가 9시 영업제한 철폐와 영업 공간 30~40%를 운용하는 ‘서울형 사회적 거리두기’ 모델을 제시한 것이 좋은 사례로 꼽혔다. 이 교수는 "결국 소상공인·자영업자가 소득을 올리면서 동시에 사회적 거리두기 효과가 나타날 수 있게 하는 정책이 나와야 한다"면서 "기존 방역수칙을 다듬고 풀어주면서 잃어버렸던 소득을 보전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집합금지 시간을 없애고 공간을 제한하는 건 현실성 있는 이슈"라면서 "과학적 증거나 분석을 더 가미해 시간 제한보다 공간 제한이 나은지 등 실증적 근거를 공약에 반영하면 좋을 것"이라고 했다.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금보령 기자 gold@asiae.co.kr
박준이 기자 giv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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