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카 물고문' 이모, '군산 아내 살인' 범인의 딸이었다…끔찍한 학대 대물림 했나 [한승곤의 사건수첩]
폭력 시달려 '학대 대물림' 비판…면죄부 될 수 없어
과거 가정학대 시달리다 못해 가족들 "아버지 처벌해달라" 청원 글 올리기도
숨진 조카 부검 결과 참혹…전신에서 광범위한 피하 출혈
사인은 `속발성 쇼크 및 익사`
열 살 조카를 학대해 숨지게 한 이모가 지난달 10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기 위해 경기도 용인동부경찰서에서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조카를 물고문하는 등 학대해 숨지게 해 구속된 이모는 `군산 아내 살인사건` 범인 딸인 것으로 확인됐다. 숨진 조카 부검 결과에 따르면 학대 수준은 `끔찍함`, `잔혹함` 이라는 말로도 설명이 어려울 정도로 처참했다.
일각에서는 이런 끔찍한 범행을 저지른 가해자가 `군산 아내 살인사건`을 저지른 아버지의 딸이라는 사실에 지옥 같은 학대를 결국 대물림 한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군산 아내 살인사건이란 2019년 3월 전북 군산에서 발생한 사건으로 결혼한 지 8개월 만에 아내를 살해하고, 처형을 감금 폭행한 혐의로 남편이 체포된 사건을 말한다. 가해 남성인 남편 안 모(53)씨는 아내와 처형을 12시간 동안 폭행했다.
안 씨에게 살해된 여성은 정 모 씨로 그의 다섯 번째 아내로 알려졌다. 끔찍했던 사건을 기억하는 한 가족은 방송 인터뷰에서 "저를 포함해서 6남매인데 다들 어머니가 다르다. 언니는 아버지한테 맞아서 머리에 상처가 나서 벽에 피가 튀기는데도 병원을 안 보내줬다"고 울분을 토하기도 했다.
또 안 씨의 전처는 안 씨가 폭행에 앞서 "그 사람은 `다른 남자랑 잤지?`라고 시작한다. 그래서 아니라고 답하면 골프채로 무자비하게 때린다. 결국 `잤다`고 대답하면 멈췄다. 그리고 성적으로 엄청 모욕감을 주고 끝냈다"고 밝혔다.
앞서 안 씨는 원룸촌에서 20~30대 여성들을 폭행하고 강간한 혐의로 8년형을 선고받았다. 그렇게 교도소에서 출소하고 나와 4개월 후 전자팔찌를 끊고 정 씨를 만나 결혼한 것이었다.
상황을 종합하면 일종의 끔찍한 학대 대물림이 또 다른 비극적인 사건을 만들어 낸 셈이다.
실제 안 씨 딸 중 1명은 지속하는 가정 학대를 견디다 못해 청와대 국민청원에 글을 올리기도 했다. 당시 글을 올린 청원인 글에 따르면 학대가 얼마나 잔혹했는지 쉽게 알 수 있다.
2019년 8월1일자 청원에서 청원인은 "아버지가 여성 6명을 성폭행했고, 그중 대다수는 20대였다"며 "하지만 우리나라의 법이 그렇듯 형량은 고작 8년이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아버지가 출소한 지 1년이 채 지나지 않아 말도 안 되는 사건이 벌어졌다"며 "5번째로 맞은 아내를 혼인신고 8개월 만에 무자비하게 때려 살해했다"고 말했다.
또한 "우발적으로 몇 대 때렸을 분인데 여자가 혼자 걷다가 넘어졌다고 억울함을 호소하는 분이 제 아버지"라며 "이 글을 올리기까지 너무 많은 시간과 용기가 필요했다고"고 호소했다. 이어 "제가 검찰에 협조한 부분 등에 대해 아버지가 분노하고 계신다"며 "자신이 또 다른 피해자가 될 수 있다"고 불안감을 드러냈다.
어린 시절 아버지에게 학대를 받았던 사실도 청원을 통해서 털어놨다. 청원인은 다른 글에서 "5~7세 무렵 아버지가 바깥을 방황하다 돌아오면 저를 꽁꽁 묶거나 매달아 두고 구타를 했다. 2~3개월 넘도록 저를 혼자 집에 두고 방치했다"며 "동네 사람들이 빵과 음료를 사 먹여 살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초등학생 시절 함께 살게 된 새어머니를 구타하고 성고문했고, 새어머니는 그 화풀이를 저와 언니에게 했다. 두 번째 새어머니가 집을 나가자 붙잡지 않았다는 이유로 저를 바닥에 끌고 다니며 발로 걷어차고 밟아 댔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한편 '군산 아내 살인사건'의 범인 딸 A(34)씨는 14일 수사당국에 따르면 지난 5일 살인 및 아동복지법상 아동학대 등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A 씨 부부는 지난달 8일 오전 11시20분께부터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고림동 아파트 화장실에서 10살 조카의 손발을 빨랫줄과 비닐로 묶어 움직이지 못하게 한 뒤 머리를 물이 담긴 욕조에 여러 차례 강제로 넣었다가 빼는 등 30분 이상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이 같은 물고문에 앞서서는 약 3시간 동안 조카의 온몸을 둔기로 마구 때렸다. 이러한 체벌은 두 달여간 20차례 가까이 자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가 하면 가혹행위도 이어졌다. 조카로 하여금 집에서 기르던 개의 똥을 강제로 핥게 하고, 이를 동영상으로 촬영하는 등 엽기적인 학대도 서슴지 않았다.
숨진 조카 부검 결과에 따르면 학대는 그야말로 잔혹했다. 목, 몸통, 엉덩이, 다리 등 전신에서 광범위한 피하 출혈이 있었다. 또 왼쪽 갈비뼈는 부러진 상태였고 식도에서는 빠진 치아가 발견됐다. 사인은 `속발성 쇼크 및 익사`였다.
관련해 A씨는 자신의 학대 사실을 제대로 인정하지 않았다. A씨 부부는 "B양이 대소변을 본 상태여서 이를 씻기려고 욕조에 담근 것일 뿐 살인의 고의가 없었다"고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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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오는 30일 수원지법에서 첫 재판을 앞두고 있다. 그의 아버지 안 씨는 무기징역을 선고받아 복역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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