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금요스토리] 검수완박 尹, 다음 메시지는

뉴스듣기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어느 자리에서 어떤 방법을 택할 것인가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AD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박철응 기자] 검사는 공소장으로 말한다. 정치인은 국민의 질문에 답한다. 대검찰청 문을 나선 그는 이미 정치인이다.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서’ 사퇴한다는 게 진심이라면, 어떤 자리에서 어떤 방법으로 자유민주주의와 국민을 보호할 것인지, 그 답을 국민은 기다리고 있다.


그가 대권을 꿈꾼다면, 기본 조건은 전 국민을 위한 미래 비전 제시다. 탄압받는 검찰 수장 이미지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면 이제는 더욱 큰 그릇을 보여줘야 한다. 공안 검사 출신 황교안 전 자유한국당 대표의 실패를 곱씹어볼만 하다. 여권에서 ‘윤나땡(윤석열이 대선 후보로 나선다면 땡큐)’이라는 얘기가 나오는 것도 윤 전 총장의 확장성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지난해 10월 국회에서 윤 전 총장은 "퇴임하고 나면 우리 사회와 국민을 위해서 어떻게 봉사할지, 그런 방법을 천천히 생각해보겠다"고 말했다. 4일 사퇴 의사를 밝히면서는 "어떤 위치에 있든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고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온 힘을 다하겠다"고 했다. ‘자유민주주의와 국민’은 보수의 언어다. 정치 외 다른 길은 없는 것 같고, 이미 ‘윤석열의 정치’는 시작됐다고 본다. ‘정치를 하겠다는 뜻은 아니었다’고 하기엔 이미 선을 한참 넘었다.


같은 보수라도 스펙트럼은 다양하다. 어쨌든 ‘국정농단’ 수사팀장을 했던 그가 단박에 국민의힘 소속으로 탈바꿈할 가능성은 낮다는 시각이 많다. 제3지대에서 ‘윤석열’이라는 이름의 가치를 극대화하면서 영역을 넓혀갈 공산이 크다는 것이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손을 잡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하지만 윤 전 총장이 이미 국민의힘에 프러포즈를 한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지난 3일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은 결국 부패가 완전히 판치게 하는 ‘부패완판’"이라고 일갈한 장소가 대구다. 대구지검에서 초임검사를 시작한 점을 상기시키며 "고향에 온 것 같다" "힘들 때 품어준 곳" 등 표현을 썼다. 보수의 본산이라 불리는 곳에서 정치를 시작한 것이다. 윤 전 총장은 자신의 비전을 어떤 그릇에 담을 것인가, 국민은 묻고 있다.

4·7 재·보궐 선거가 코앞이다. 앞으로 한 달간 그의 일거수일투족은 여기에 결박된다. 의도하든 아니든 모든 것이 정치화되는 시공간 속에 그는 이미 들어와있다. 수십 번 다듬어 완성하는 공소장과는 다른 영역의 언어를 구사해야 한다. 윤석열, 그는 국민의 질문에 답할 준비가 돼 있을까.




박철응 기자 hero@asiae.co.kr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본 뉴스

새로보기

이슈 PICK

  • 6년 만에 솔로 데뷔…(여자)아이들 우기, 앨범 선주문 50만장 "편파방송으로 명예훼손" 어트랙트, SBS '그알' 제작진 고소 강릉 해안도로에 정체모를 빨간색 외제차…"여기서 사진 찍으라고?"

    #국내이슈

  • "죽음이 아니라 자유 위한 것"…전신마비 변호사 페루서 첫 안락사 "푸바오 잘 지내요" 영상 또 공개…공식 데뷔 빨라지나 대학 나온 미모의 26세 女 "돼지 키우며 월 114만원 벌지만 행복"

    #해외이슈

  • [포토] 정교한 3D 프린팅의 세계 [포토] '그날의 기억' [이미지 다이어리] 그곳에 목련이 필 줄 알았다.

    #포토PICK

  • "쓰임새는 고객이 정한다" 현대차가 제시하는 미래 상용차 미리보니 매끈한 뒤태로 600㎞ 달린다…쿠페형 폴스타4 6월 출시 마지막 V10 내연기관 람보르기니…'우라칸STJ' 출시

    #CAR라이프

  • [뉴스속 용어]뉴스페이스 신호탄, '초소형 군집위성' [뉴스속 용어]日 정치인 '야스쿠니신사' 집단 참배…한·중 항의 [뉴스속 용어]'비흡연 세대 법'으로 들끓는 영국 사회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