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신현수, 文대통령에게 거취 일임…靑 '일단락' 의미는 (종합)

靑 "거취를 일임했으니까 확실하게 일단락"…檢 인사로 노출된 갈등, 상처 회복은 또 다른 과제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이지은 기자] "문재인 대통령에게 거취를 일임했으니까 확실하게 일단락 된 것이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22일 오후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신현수 민정수석 거취를 둘러싼 논란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휴가를 마치고 청와대로 돌아온 신 수석은 사의 뜻을 굳혔다는 관측과는 달리 직무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정만호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오늘 신현수 민정수석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자신의 거취를 일임하고 직무를 최선을 다해 수행하겠다고 말씀 드렸다"면서 "(문 대통령과 핵심 참모가 참여하는) 아침 티타임에 참석했고 오후 2시 수석·보좌관 회의에도 참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청와대가 신 수석 거취와 관련해 밝혔던 내용 중 핵심 키워드는 '거취 일임'과 '일단락'이다. 우선 일단락의 의미는 신 수석 업무 복귀 문제와 관련해 불투명했던 상황의 정리를 의미하는 것이다. 신 수석이 사의를 표명하고 문 대통령이 반려하는 장면이 반복됐던 기존의 상황과는 달라졌다는 의미다. 신 수석이 휴가를 간 사이에 여러 설득 작업과 조언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형식적으로는 문 대통령의 판단 과정이 남아 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결정을 하는 시간이 남았다"면서 "무슨 결정을 언제 하실지는 제가 드릴 말씀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거취 문제에 대한 다양한 결말을 떠올릴 수 있는 발언이다. 하지만 청와대 참모로서 대통령이 판단할 일을 미리 결론짓지 않겠다는 의미가 더 강하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가 "확실하게 일단락된 것"이라고 설명한 것도 이러한 맥락이다. 신 수석 거취를 둘러싼 논란이 증폭되던 상황과는 다른 흐름이라는 얘기다. 문 대통령의 선택지는 크게 두 가지다. 신 수석을 품고 계속 역할을 맡기는 것과 적당한 시점에 교체 수순을 밟는 것이다.

청와대가 일단락이라는 표현까지 썼는데 이른 시일 내에 교체 쪽으로 무게 중심을 옮기는 것은 쉽지 않다. 문 대통령이 신 수석을 품는 것으로 마음을 정리한다면 그의 역할론에 힘을 실어주는 작업이 병행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신 수석은 문재인 정부 청와대의 첫 검찰 출신 민정수석으로서 여권과 검찰의 긴장 관계를 완화할 '가교 역할'을 주목받았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18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 머리를 만지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검찰 고위급 인사 과정에서 그의 견해가 반영되지 않으면서 역할론의 한계가 노출되기도 했다. 신 수석이 민정수석으로서 정상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실추된 위상을 회복하는 과정이 필요한 상황이다.

청와대의 일단락 주장과는 달리 논란의 불씨가 쉽게 꺼지기는 어려울 것이란 분석도 여전하다. 신 수석 거취 문제가 증폭되면서 여권을 곤혹스럽게 할 추가 의혹이 불거진 점도 눈여겨볼 부분이다. 신 수석이 법조계 지인에게 박 장관은 평생 만나지 않을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했다는 의혹이 대표적이다. 청와대는 이 부분에 대해 명확한 설명을 하고 있지 않는 상황이다.

다만 청와대는 신 수석이 박 장관에 대한 감찰을 요구했다는 의혹과 대통령 재가를 거치지 않은 채 검찰 고위 인사안이 발표됐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