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 제일 저렴하다" '명품 재테크'하는 20·30 [허미담의 청춘보고서]
명품 소비 늘어난 20·30세대
"명품 구매는 소비 아닌 투자" 재테크 수단으로 활용되는 명품
전문가 "젊은층, 명품 구매함으로써 현실의 고단함 잊기도"
[아시아경제 허미담 기자] [편집자주] 당신의 청춘은 어떤 모습으로 기억되고 있습니까. 10대부터 대학생, 직장인까지 '청춘'들만의 고민과 웃음 등 희로애락을 전해드립니다.
"명품은 지금 구매할 때가 가장 저렴합니다.", "명품은 일단 가지고 있으면 이익이죠."
최근 젊은층이 명품 시장 큰손으로 부상한 가운데 리셀(resell·되팔기) 시장에 뛰어드는 청년들도 늘고 있다. 이들은 값비싼 명품이나 희소성 있는 제품을 구매해 프리미엄을 붙여 파는 식으로 거래하고 있다. 명품을 일종의 재테크로 활용해 수익을 올리는 셈이다. 전문가는 리셀 거래가 청년들의 과시 욕구와 경제적 이익 등을 충족시켜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직장인 정모(31)씨는 최근 100만원 상당의 명품 운동화를 장만했다. 정 씨는 "지인들이 하나둘 명품을 구매하다 보니 나도 명품 제품 하나쯤은 있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값싼 제품을 여러 개 사는 것보다 비싼 제품 하나를 오래 쓰는 게 낫지 않나 하는 생각에 명품 운동화를 장만했다"며 "돈을 아낀다고 부자 되는 것도 아니지 않나. 내 행복을 위해 이 정도의 소비는 해도 괜찮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 씨처럼 명품 브랜드의 제품을 사는 젊은층은 해마다 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명품 매출에서 20대와 30대가 차지하는 비율은 2018년 38.2%에서 2019년 41.4%, 2020년 44.9%로 상승했다.
이와 함께 리셀 시장에 뛰어드는 젊은층도 증가하는 추세다. 한정판 운동화를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구매한 경험이 있다고 밝힌 대학생 임모(27)씨는 "'나이키'와 가수 지드래곤이 협업한 신발을 원가보다 몇 배 더 웃돈을 줘서 구매한 적 있다. 당시에는 살까 말까 망설였지만, 결과적으로 잘 산 것 같다"며 "가지고 있으면 가격이 더 오를 거라는 믿음이 있다. 특히 운동화는 마니아층이 있기 때문에 가격을 비싸게 부르더라도 다른 품목에 비해 빨리 잘 팔린다"고 했다.
제품을 거래하는 방식도 간단하다. 판매자들은 리셀 제품을 영수증 등과 함께 온라인 중고거래 사이트, 개인 SNS 계정을 통해 업로드한다. 이후 구매를 원하는 이에게 연락이 오면 곧바로 거래하는 식이다.
종합하면 거래 방식도 간단하고 일단 사놓으면 언젠가 가격을 올려 되팔 수 있다는 심리로 인해 젊은층의 리셀 욕구가 커지고 있는 셈이다.
실제로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샤넬·에르메스 등 고가 명품의 인기 상품은 제품 물량 부족에 시달리는 경우가 빈번했다. 이로 인해 일부 고객은 '오픈런(매장 문을 열자마자 물건을 사기 위해 달려가는 행위)'을 위해 매장 앞에 줄을 서서 기다리기도 했다. 이는 인기 제품을 미리 사두면 희소가치에 시세차익까지 거둘 수 있다는 이점과 연관된다.
한 누리꾼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샤넬 백 인증사진과 함께 "'오늘 사는 명품이 가장 싸다'는 말이 있지 않나. 계속해서 명품 가격이 오르고 있는데 그냥 하루라도 빨리 구매하는 게 나을 것 같다"며 "어차피 명품은 시간이 지나도 명품이다. 괜히 명품으로 투자한다는 말이 나온 게 아니다"고 했다.
전문가는 젊은층이 과시와 투자의 목적으로 명품을 구매한다고 분석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심리학과 교수는 "금전적 여유가 있어도 명품 매장 앞에서 줄을 설 시간이 없어서 명품을 사지 못하는 이들도 있다. 이들 대신 시간적 여유가 있는 젊은층이 리셀을 위한 목적으로 명품을 구매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SNS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는 젊은층의 경우, 리셀하기 전 자신의 SNS에 희소성이 있는 명품 제품을 자랑하기도 한다. 결국 리셀을 하게 됨으로써 과시 욕구도 충족할 수 있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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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교수는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고 부의 양극화가 심해지는 등 경제 상황이 여러모로 좋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젊은이들은 좌절감 같은 심리를 겪게 된다. 그러나 명품을 갖게 됨으로써 잠시나마 현실의 고단함을 잊을 수 있고 심리적 만족감을 얻을 수 있게 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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