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콘크리트 지지층 '친문'(親文) 이낙연 사면론에 연일 반대
일부서 정치인들이 '박근혜 탄핵 지분' 무시 지적도
"추운 겨울 광화문 왜 나왔나" , "왜 촛불 목소리 듣지 않나" 분노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4일 국회에서 열린 청년미래연석회의 출범식에서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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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도대체 촛불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 걸까요.","자괴감이 듭니다. 내가 이러려고 촛불 들었나."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이명박·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사면론'을 둘러싼 '친문'(親文·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정치적 철학을 지지하는 문재인 정부의 핵심 지지층) 세력의 분노와 허탈감이 연일 지속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소위 '박 전 대통령 촛불 탄핵'에 대한 권리를 운운하며 현재 문재인 정부에 대한 불신임 목소리까지 내고 있다. 또 한편에서는 2016년 10월 일어났던 박 전 대통령 퇴진 운동에 참여한 시간 자체를 부정하는 등 일종의 자괴감 섞인 한탄까지 나오고 있다. 사실상 친문이 이 대표의 사면론에 강하게 반대하면서 친문이 현재 상황에서는 일종의 족쇄로 작용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지난 2016년 11월19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열린 제4차 촛불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최순실 게이트' 진상규명과 박근혜 당시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지난 2016년 11월19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열린 제4차 촛불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최순실 게이트' 진상규명과 박근혜 당시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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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 촛불 의견 듣지 않나" , "'묻지마 반대' 아냐…朴 탄핵 이유 사라져"

박 전 대통령 탄핵 집회에 참석했었다고 밝힌 한 40대 직장인 김 모씨는 촛불을 들었던 시간은 부정하지 않는다면서도 사면론을 거두지 않는 민주당 지도부를 보면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김 씨는 "지금 문재인 정부를 탄생시킨 주역인 촛불 시민들은 적극적으로 생활 정치에 참여하는 사람들이다"라고 정의했다. 이어 "말하자면 '깨어있는 시민들'이라 할 수 있다. 그런 관점에서 이 대표의 사면론에도 적극적으로 참여, 의견을 내고 있다. 일부에서 얘기하는 '묻지마 반대'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아이들과 광화문 집회에 함께 참석했었다고 밝힌 30대 직장인 이 모씨는 '국민 동의'가 없었다며 비판했다.


이 씨는 "당 대표가 결정하고 추진하는 일에 대해서 무조건 반대한다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면서도 "가장 아쉬운 것은 권리당원들이나 촛불 시민들에게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사면 의견을 왜 구하지 않았느냐는 것이다"라고 토로했다. 이어 "박근혜(전 대통령) 탄핵은 우리 촛불 국민이 들고 일어나 탄핵한 것 아닌가, 그럼 우리(촛불) 의견을 먼저 들어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정치권 일각에서는 당 대표직을 2개월 남긴 이 대표 처지에서 차기 대권 행보와 관련해 사면론을 꺼내 들었다는 견해도 있다. 두 전직 대통령을 전격 사면해 중도를 노린 '외연 확장성' 행보가 아니냐는 해석이다.


다만 일부 중도층에서도 이 대표 사면론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있다. 자신의 정치적 성향을 중도라고 밝힌 한 직장인은 "중도층에서도 이명박 박근혜(전직 대통령)에 대한 사면을 반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 지지자 등 친문에서만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저를 포함해 다른 중도층에서도 이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40대 중도 성향의 직장인 박 모 씨는 "중도는 투표장에서 그 영향력을 발휘한다"면서 "사견을 전제로 과정도 깔끔하지 않고 무엇보다 민주당 내외부에서 일어나는 반발도 제대로 정리하지 못하고 있는데 어떻게 대선을 생각하나"라고 일갈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1월7일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올해 첫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문 대통령 뒤로 당시 이낙연 국무총리가 입장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1월7일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올해 첫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문 대통령 뒤로 당시 이낙연 국무총리가 입장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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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당 콘크리트 지지층 '친문'…이 대표 사면론 발목 잡나


이 대표의 사면론이 사실상 친문에서 외면 받는 가운데 민주당의 콘크리트 지지층인 친문이 현재 상황에서는 오히려 일종의 족쇄로 작동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당 내에서 추진하는 정책에 친문은 강력한 지지 기반을 형성, 무리 없이 각종 입법이나 정책을 펼칠 수 있게 만들지만 반대인 경우 걸림돌이 될 수밖에 없다는 비판이다.


앞서 이 대표는 작년 9월 한 토론회에에서 친문 지지자들에 거론하며 "상식적인 분들", "당의 에너지원(源)"이라고 높게 평가한 바 있다.


문재인 대통령 역시 친문을 정치적으로 긍정적 역할을 해주는 세력으로 평가한 바 있다. 앞서 2017년 문재인 당시 민주당 대선후보는 친문을 두고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진행자가 "18원 후원금, 문자폭탄, 상대후보 비방 댓글 등은 문 후보 지지자 쪽에서 조직적으로 한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다"고 지적한 것에 대해 "그런 일들은 치열하게 경쟁하다 보면 있을 수 있는 일들이다. 우리 경쟁을 더 이렇게 흥미롭게 만들어주는 양념 같은 것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상황을 종합하면 이렇게 '에너지', '양념', '상식적인 분들'이라며 극찬을 한 친문이 대선 출마를 앞두고 있는 이 대표의 사면론에는 강경하게 반대를 하고 있는 셈이다.


이런 친문 세력에 대해 정치평론가 등 전문가들은 오히려 민주주의가 잠식될 수 있다며 일찍 경고를 하기도 했다. 정치인 입장에서 적극적인 지지자들은 강한 지지 기반층이 될 수 있지만, 언제든지 독이 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진보 성향의 최장집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명예교수는 서울대 한국정치연구소 '한국정치연구'에 기고한 '다시 한국 민주주의를 생각한다'라는 제목의 논문에서 "촛불 시위 이후 문재인 정부의 등장은 한국 민주주의가 새로운 단계에 들어가는 전환점으로 기대됐지만, 지금 한국민주주의는 위기에 처해있다"라며 "이 위기는 학생 운동권 세대의 엘리트 그룹과, 이들과 결합된 이른바 '빠' 세력의 정치적 실패에서 왔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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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준만 전북대 교수 역시 자신의 저서 '권력은 사람의 뇌를 바꾼다' 에서"'보수의 수준이 진보의 수준을 결정하고, 진보의 수준이 보수의 수준을 결정한다'는 자명한 사실을 잊고 열성 지지자들을 대상으로 한 국정 운영을 하는 정권들이 있는데, 문 정권도 그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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