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서 30분 기다리느니 세종 수소충전소 간다"
서울 수소차 1431대로 전국 14%
충전소는 4기로 6.9% 불과
강원도는 삼척에 단 한곳뿐
정부, 2020년 310기 확충 목표
달성하려면 3.3일에 1기 지어야
"'설치금 국고보조율 50%' 개선" 요구도
[아시아경제 문채석 기자] "대전 학하충전소에 가면 앞에 5~6대는 밀려서 한참을 기다려야 한다. 오히려 세종충전소로 오는 게 빠르다."
지난 4일 오후 세종특별자치시 보건복지부 청사 앞에 위치한 세종수소충전소. 대전에 거주하고 있다는 현대 넥소 운전자 A씨는 가까운 대전 학하충전소 대신 멀리 세종까지 온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수소차 넥소에 연료를 가득 채우는 데 걸리는 시간은 5분. 앞에 온 5~6대를 기다리다 보면 충전하는 데만 족히 30분이 걸린다. 학하충전소와 세종충전소의 왕복 거리는 53.8㎞다. 그는 "수소 충전 수준과 안정성은 괜찮지만 접근성이 낮고 가격이 높은 점은 시급히 해결해야 한다"고 하소연했다.
정부가 수소차 보급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수소충전소 인프라 구축 속도가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현장에서는 불편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잇따른다.
10일 국토교통부와 환경부에 따르면 수소차량 대수(등록기준) 대비 충전소가 부족한 지역은 서울, 부산, 대전, 경기, 강원이다. 서울의 수소차는 1431대로 전국의 14.3%지만, 충전소는 4기로 6.9%에 불과하다. 양재 충전소는 전면 개·보수 중이라 내년 1월에야 오픈한다.
강원은 821대(전국의 8.2%)의 수소차가 등록돼 있지만 충전소는 삼척충전소 하나(전국의 1.7%)뿐이다. 그마저도 청주 도원충전소에서 미국 CPI사가 만든 고압용기 누출 사고가 나면서 '고압수소'는 못 쓰도록 해 지난 8월부터 한 번에 50%만 충전하고 있다.
정부는 수소충전소 확충에 속도를 높일 계획이지만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입지 선정, 인허가 과정이 과정이 복잡하고, 주민 반대도 극복해야 한다. 민간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서는 수소 충전소의 수익성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환경부는 지난 3일 '수소충전소 구축 자문단'을 소집해 110여개의 수소충전소 부지 후보지 입지 가능성과 인허가 문제점을 점검했다. 일반적으로 수초충전소 준공까지는 11~15개월이 걸린다. '부지 선정→설계→인허가→기술 검토→공사 및 시운전' 단계를 밟는다. 정부는 2022년까지 310기를 설치할 계획인데, 이 목표를 달성하려면 3.3일에 1기꼴(남은 752일간 252기)로 지어야 한다.
세종 수소충전소 충전시설. 시동을 끄고 주유구를 열면 수소 5.5kg(550km)을 가득 채우는데 정확히 5분이 걸린다. 이후 카드결제를 하면 된다.(사진=문채석 기자)
원본보기 아이콘환경부에 따르면 현재 인허가 혹은 공사 중인 충전기는 132기다. 이 132기 모두 1년 가까이 공사해 짓는다고 해도 부지 선정부터 해야 하는 충전소가 120기나 된다.
환경부 관계자는 "자문단에서 차량 대수 대비 충전소 개수, 충전소-철도 및 화기 간 이격 거리 등을 우선적으로 검토한 것으로 안다"며 "이번 110여개 부지가 아니더라도 국방부, 정유사,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등에서 제시할 예정인 부지 선정 후보지를 지속적으로 검토해 정부 목표치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장에선 '설치보조금 국고 보조율 50%'인 현행 체계를 손봐야 한다고 호소한다. 환경부에 따르면 현재 수소 충전소는 높은 수소 구입비, 수소차 부족 등으로 연평균 1억5000만원의 운영 적자를 내고 있다. 정부는 내년부터 충전소당 약 9000만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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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현장에선 이 정도로는 턱없이 부족하다고 말한다. 홍완호 세종수소충전소 소장은 "운영비 지원으로는 초기 투자비와 토지 임대료 등을 제대로 메우기 힘들고 손익 분기점에 도달하기 어렵다"며 "국고 보조율을 높아야 민간의 투자 심리를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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