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추수감사절 앞두고 측근 전격 사면
법무부 기소 취하 안 받아들여지자, 사면권 행사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퇴임을 앞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 스캔들' 관련 허위진술을 해 재판을 받는 측근을 전격사면했다. 법무부가 기소를 취하하는 방식으로 플린의 처벌을 막으려 했지만 법원의 반대에 부닥치자, 정치적 부담을 지면서 사면카드를 꺼내든 것이다.
25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플린 장군이 완전한 사면을 받았음을 밝힐 수 있어 영광"이라며 "플린과 그 가족에 축하 인사를 건넨다. 이들이 정말 환상적인 추수감사절을 보내리라는 것을 알고 있다"고 밝혔다.
육군 중장 출신의 플린은 트럼프 행정부의 초대 국가안보보좌관을 역임했다. 그는 2016년 대선 당시 러시아가 미국 대선에 개입 의혹인 '러시아 스캔들' 당시 중요 증인이었다. 연방수사국(FBI)의 2017년 1월 조사 당시 플린은 러시아 측과 접촉한 적이 없다고 진술했지만, 이는 거짓 진술로 확인됐다. 플린은 당시 위증을 인정해 재판을 받았지만, 지난해부터 돌연 FBI 수사관이 부당한 방법으로 조사를 했다며 말을 바꿨다.
이후 법무부는 기소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다며, 플린에 대한 기소 취하서를 법무부에 제출했다. 미국 언론들은 법무부가 트럼프 대통령이 측근을 사면했다는 정치적 부담을 지우지 않으려 한 것으로 풀이했다. 하지만 법원이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재판이 진행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전격적으로 플린을 사면한 것은, 트럼프 대통령 스스로 임기가 이제 얼마 남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사례라는 지적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대선에서 자신이 승리했다는 주장을 폈지만, 최근 정권 이양에 협조할 것을 지시한 데 이어 측근 사면 등에 나선 것은 퇴임 전에 이 문제를 일단락 짓겠다는 의미라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자의적인 사면권 행사는 매번 논란이 됐다. 올해 7월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40년 지기인 로저 스톤을 감형해 사실상 사면권을 행사해 비판을 받았었다. 로저 스톤 역시 러시아스캔들 관련해 허위진술을 한 죄로 처벌을 받았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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