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민, 최근 3개월 2만5000건 차단…AI 활용 검수기능 고도화

#서울에서 배달 음식점을 운영하는 김경기(가명)씨는 최근 마케팅 회사라며 걸려온 전화를 한 통 받았다. 배달 플랫폼에서 건당 얼마를 받고 음식에 대한 리뷰를 긍정적으로 써주겠다는 내용이었다. 김씨는 순간 혹했지만 허위 리뷰가 늘면 결국 식당들에 피해가 돌아갈 수 있다는 생각에 통화를 녹음해 배달 플랫폼 운영사에 신고했다.


#주부 박정수(가명)씨는 배달 앱을 통해 치킨을 주문하려다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분명 최근 문을 연 가게인데 하루에도 몇 십 건씩 리뷰가 늘고 있었던 것. 처음엔 요즘 뜨는 '핫플'이라고 여기고 주문 대열에 동참하려고 했다. 그런데 호평 일색인 리뷰 작성자의 닉네임을 클릭하니 하루에도 여러 번, 여러 지역에서 리뷰를 작성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허위 리뷰에 속을 뻔했던 것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주문이 크게 증가한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업계가 허위 리뷰와 전쟁을 벌이고 있다. 여러 업체들이 모여 경쟁을 벌이는 배달 앱 특성상 리뷰는 실제 소비자들의 선택에 많은 영향을 준다.이 점을 노려 허위 리뷰를 올리는 방식으로 부당 이득을 취한 리뷰 조작 업체들이 기승을 부리고 있는 것이다.


27일 우아한형제들에 따르면 배달의민족(배민)에서는 지난 7월부터 3개월 동안 2만5000건의 허위 리뷰가 차단됐다. 앞서 우아한형제들은 올해 상반기에만 약 7만 건의 허위 리뷰 의심 사례를 적발했고, 리뷰 노출과 리뷰 작성 권한을 차단하는 후속 조치를 단행한 바 있다. 집중 모니터링과 리뷰 관리 개선책 등으로 허위 리뷰 건수가 다소 줄고 있지만 여전히 대응에 힘을 쏟아야 한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인식이다.

이미지=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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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배민은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리뷰 검수 기능을 고도화할 방침이다. 지난해 리뷰 검수 전담 조직을 신설한 배민은 AI 기술을 기반으로 비속어나 거짓, 과장 등 주문과 관련없는 내용 등이 담긴 리뷰를 가려내고 있다. 또 명예훼손, 근거 없는 비방 등의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확인될 경우 사안에 따라 주의, 게시물 차단 요청 등이 이뤄진다. 반복적으로 게시물이 올라올 경우 서비스 이용 차단까지 될 수 있다.


특히 배민은 올해 8월부터 두 달간 리뷰 집중 모니터링 기간을 지정해 허위 리뷰 단속에 나섰다. 허위 리뷰 작성 대행업체를 이용하는 업주의 경우 적발 시 광고 중단이나 계약 해지 등의 제재가 적용된다. 허위 리뷰 업체에 대해서는 법적 대응을 진행 중이다. 또한 배민은 고객이 최초 리뷰 작성 후 삭제 시에는 해당 주문에 대해 재작성이 불가능하게 제한했다. 배민 관계자는 "한 건의 주문을 놓고 수시로 리뷰를 재작성해 특정 리뷰를 상단에 지속적으로 노출시키는 사례를 막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배달 앱 '요기요'와 '배달통'을 운영하는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도 AI로 가짜 리뷰를 거르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특히 배달 음식 리뷰에 사진이 많다는 점에 주목했다. 사진 리뷰를 자동으로 분류하는 AI 프로세스를 선보인 것이다. 이 기술은 사내 연구 프로젝트를 통해 완성됐으며 수많은 데이터를 학습해 이를 바탕으로 판단하는 '딥러닝' 기술이 적용됐다. 이 시스템은 단순히 사물을 인식하는 것을 뛰어넘어 허위 사진 리뷰를 잡아내는 정확도가 96%에 달할 만큼 데이터 인식 수준이 고도화된 모델이다. 주문 시 가짜 사진 리뷰를 제외하고 소비자가 참고할 수 있는 실제 정보만 제공할 수 있게 된다고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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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 업계 관계자는 "배달 앱 입점 업체와 주문이 모두 크게 늘고 있는 상황에서 리뷰의 신뢰도는 소비자들의 만족도와 직결되기 때문에 각 업체들은 적극적으로 허위 리뷰가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감시와 적발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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