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與, '윤석열 대망론' 맹폭…"윤나땡", "악마에게 영혼 판 파우스트"

尹 "퇴임 후 국민 위해 어떻게 봉사할지 생각할 것" '윤석열 대망론' 부상
與 "막말에 실력도 의심되는 검찰총장…대망론 키워내야 하는 야당"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허미담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26일 윤석열 검찰총장을 향해 "윤나땡(윤석열 나오면 땡큐)", "악마에게 영혼을 판 파우스트" 등의 표현을 쓰며 비판을 이어간 가운데 일각에서는 '윤석열 대망론'이 부상하자 여당이 기선제압에 나선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앞서 윤 총장은 2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 국정감사 자리에서 국민을 위해 어떻게 봉사할지 생각해보겠다고 밝혀, 정계 진출을 고심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정치권 추측이 일었다.

이른바 '윤석열 정계 진출론'에 대해 여당은 검찰총장 직무도 성실히 이행하지 못해, 모든 것이 함량 미달이라는 취지로 비판했다.

신동근 민주당 최고위원은 2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한때 '황나땡(황교안 나오면 땡큐)'라는 말이 있었다"며 "지난 총선 결과로 '황나땡'은 틀리지 않았음이 선명히 드러났다"고 했다.

이어 "보수세력에서 황교안 대망론의 새로운 버전으로 윤석열 대망론이 일고 있는 것 같은데, 대망이든 소망이든 생각하는 이들의 자유"라며 "상명하복 문화에 익숙한 이들이 군사정권이 아닌 이상 정치 공간에 잘 적응하고 리더십을 세우기 어렵다. 만일 그런 상황이 오면 '윤나땡'이라 말하겠다"고 비판했다.

양향자 민주당 최고위원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존경받는 권력은 품격 있는 언행과 압도적인 실력에서 나온다. 윤 총장의 검찰 권력이 존경받지 못하는 것은 실력과 태도 모두 함량 미달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윤 총장을 향해 "언행은 품위를 포기했고, 주어진 권한에 비해 성과는 부족하다"며 "국회 국정감사장에서 윤 총장의 태도와 실력의 민낯이 드러났다. '패 죽인다'로 시작된 그의 막말은 '중상모략이란 말은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점잖은 단어다'로 끝을 맺었다"고 꼬집었다.

양 의원은 "공교롭게도 검찰총장이 국감장에서 보여준 언행은 야당의 모습과 다르지 않았다. 막말의 주류화와 오만의 일상화로 국민의 지지를 잃은 야당 모습 그 자체였다"면서 "실력도 의심된다. 윤 총장은 역대 어느 검찰총장보다 막강한 권한을 보장받고 있으나 성과는 한참 부족하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끝으로 그는 "막말에 실력도 의심되는 검찰총장을 대망론으로 키워내야 하는 제1야당의 현실에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면서 "인물이 없는 것이냐 아니면 격조를 포기한 것이냐. 윤 총장이 야당의 페르소나인가"라고 반문했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의원과 언쟁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같은 당 윤호중 국회 법제사법위원장도 비판 대열에 합류했다. 윤 위원장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윤 총장을 향해 "사실상 정치검찰의 수장으로서 검찰 정치를 직접 하겠다는 것으로 보이기도 한다"며 "한편에서 보면 오히려 역으로 마치 악마에게 영혼을 판 파우스트처럼 뭔가 석연치 않은 부분들이 많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 그는 윤 총장의 정계 입문 가능성에 대해 "오히려 정치하려는 사람처럼 보이지 않았다"며 "정치권에서는 그것을 경계하는 사람도 있고 또 기대하는 분들도 있는 것 같은데, 오히려 윤 총장은 뭔가 운명의 노예가 된 불행한 영혼의 소리 이런 것들을 지금 내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앞서 윤 총장은 지난 2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정계 진출 의향을 묻는 질문에 "퇴임하고 나면 우리 사회와 국민을 위해서 어떻게 봉사할지 그런 방법을 천천히 생각해보겠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윤석열 대망론이 거론됐다.

특히, 야권 인사들은 윤 총장의 발언을 두둔하며 지지를 보냈다.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2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윤 총장을 상대로 한 법사위 국감은 '대권후보 윤석열의 등장'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며 "확실한 여왕벌이 나타난 거다. 이제, 윤석열이라는 인물은 국민의힘을 비롯한 범야권에 강력한 원심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찬사를 내놨다.

홍준표 무소속 의원은 대검 국감 자리 이후 윤 총장 거취는 정계로 이동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취지로 전망했다. 홍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역대 검찰총장 중 이렇게 정치적인 검찰 총장은 전무했다"며 "윤 총장과 문재인 정권은 이제 루비콘 강을 건넜다. 이젠 문 정권 사람들은 더이상 그 누구도 윤 총장과 대화하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