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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50년 전통시장에 QR코드 떴다…올 추석 달라진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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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수유재래시장 가보니
코로나 한파 잠시 잊은 듯 북새통
반찬·정육·만두집 온라인·모바일 연계하자
매출 50% 뛰기도…시스템 개선 기대
'맞춤 떡' 사라진 떡집은 매출 반토막

지난 28일 오후 4시경 수유재래시장의 모습. 추석 명절 전 손님들이 장을 보고 있다. 현수막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부터 안전하다'는 내용의 시장 홍보 문구가 적혀있다.

지난 28일 오후 4시경 수유재래시장의 모습. 추석 명절 전 손님들이 장을 보고 있다. 현수막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부터 안전하다'는 내용의 시장 홍보 문구가 적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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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차민영 기자] "여기서 추석 명절 준비하고 가세요!"


추석 명절 연휴를 이틀 앞둔 지난 28일 오후 4시경. 서울 수유재래시장은 골목마다 들어찬 손님들로 분주했다. 노릇노릇하게 부쳐낸 전과 떡, 송편, 김치, 나물류, 야채 청과, 차례상 제수용품 외에도 시장 명물인 빨간 홍어회무침, 꼬마김밥, 꽈배기, 만두, 빈대떡, 닭강정 등 먹거리 코너에 긴 줄이 늘어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침체됐던 시장에는 간만에 활기가 도는 듯했다. 장바구니 하나를 가득 채운 50대 주부 김혜연(가명)씨는 "올해 코로나19 때문에 장사도 안되고 너무 힘들었다"며 "그래도 여기가 제일 마음 편하게 올 수 있는 곳"이라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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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년 추석과 비슷한 풍경이지만 수유재래시장에서는 디지털 혁신의 바람도 감지됐다. 50여년 긴 역사를 자랑하는 전통시장 곳곳에는 '카드 사용 가능', '온누리 상품권', '제로페이' 외에도 '배달의민족', '놀장(놀러와요 시장) 앱 사용처' 등 다양한 홍보 문구와 스마트폰용 QR코드가 붙어 있었다. 손님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다. 기존에는 택배 중심의 장거리 배송이 다였다면 올 초부터는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우리동네 장보기'와 공공배달 애플리케이션 '놀장(놀러와요 시장)'으로 서울 강북 일대 실시간 배송까지 가능해졌다.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우리동네 장보기'서 높은 리뷰수를 기록 중인 '해성반찬'의 직원 지선희(가명)씨는 "1층도 바쁘지만 2층에서는 전국 차례상차림 택배, 배송 준비로 더 바쁘다"며 "네이버랑 놀장에 들어가면서 더 유명해져 체감 기준 매출이 이전 대비 50% 뛰었다"고 귀띔했다. 삼겹살, 목살 등이 잘 팔린다는 정육가게 한 곳은 10%, 왕만두가 주 메뉴라는 꽈배기·만두가게는 약 20% 매출이 늘었다. 만두가게 주인 한주연(가명)씨는 "먼저 단골손님들께 말씀도 드리다 보니 응원해주실 겸 먼저 주문하시는 분들도 있다"고 했다. 상품 업데이트 주기와, 사진, 상세설명, 배송 인력 충원 등 판매 활성화를 위한 정부 차원의 시스템 보완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상인들의 공감을 얻었다. 구매 데이터가 익명이라는 점에서 손님 분석을 위해 공공 데이터베이스(DB)화 작업이 되면 좋을 것 같다는 의견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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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코로나19 직격탄에 추석 특수가 통하지 않는 곳들도 있었다. 온라인·모바일에 거는 기대가 더 컸던 이유다. 작년에는 가판을 떡과 오색 송편으로 가득 채웠지만 올해는 1만원짜리 소포장 상품들이 주류를 이뤘다. 떡집 직원 김지혜(가명)씨는 "올 추석에는 가족들이 안 모이면서 단체 송편 주문이 확 줄었다"면서 "맞춤 떡 주문이 중요한데 작년보다 체감으로는 반토막난 것 같다"고 한숨을 쉬었다. 브랜드 속옷가게를 운영하는 윤지영(가명)씨는 "우리는 그거(앱) 효과를 잘 못 보고 있다"며 "추석이라 조금 올라온 거 같긴 한데 장사가 쉽지 않다"고 힘 없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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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대 만들어진 수유재래시장은 인근 수유시장과 수유전통시장과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고 있는 서울지역 대표 시장 중 한 곳이다. 네이버 우리동네 장보기에서 수유재래시장은 전체 제휴 시장 중 찜 '2만5212개'로 화곡본동시장, 암사종합시장에 이어 세 번째로 단골 손님이 많은 곳이다. 놀장 제휴 시장 중 서울지역에서 상인 수가 가장 많은 곳으로 상인들의 참여도 적극적이다. 서울 강북구는 지난 4월 수유시장 활성화를 위해 스타트업 회사인 위주의 놀장과 협약을 맺었다. 시장 공영주차장 한 켠에 물건 배송 준비를 할 수 있는 공간을 내줬고 운영비 3000만원도 지원했다.




차민영 기자 bloo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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