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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다이어리] 뉴욕, 미·중 갈등 '태풍의 눈' 부상

최종수정 2020.09.27 13:48 기사입력 2020.09.27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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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기술 유출 가능성 큰 샌프란시코 대신 뉴욕 中 공관 압박
中 스파이 혐의 뉴욕 경찰 체포후 압박 강화
총영사관 이어 유엔대표부까지 스파이 활동 의심

[아시아경제 뉴욕=백종민 특파원] 뉴욕시가 미중 갈등의 '태풍의 눈'으로 부상하고 있다.


맨해튼 동편의 이스트강 주변에 위치한 주 유엔 중국 대표부와 맨해튼 서편의 허드슨 강변에 자리잡은 뉴욕주재 중국 총영사관에 대한 미국의 의심의 눈초리가 커지며 휴스턴 주재 중국 영사관 폐쇄에 이어 양국이 또다시 극심한 외교 갈등을 빚을 가능성을 남기고 있다.

뉴욕주재 중국 총영사관(구글 스트리트뷰 캡처)

뉴욕주재 중국 총영사관(구글 스트리트뷰 캡처)



26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은 뉴욕 주재 중국 총영사관을 스파이활동의 허브라고 비판했다.

폼페이오 장관의 발언은 티벳계 뉴욕 경찰이 중국을 위한 스파이 활동 혐의로 체포된후 나왔다. 미 법무부는 21일 뉴욕시 경찰관 바이마다지에 앙광을 중국정부의 정보요원 활동을 한 혐의로 체포했다고 밝혔다. 법무부는 앙광이 티베트계 귀화 미국인으로 지난 2014년부터 뉴욕의 중국 총영사관의 지시를 받으며 중국의 첩보원으로 일해왔다고 주장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앙광의 체포와 관련, 뉴욕 주재 중국 총영사관을 겨냥 "그들은 정상적인 외교에서 선을 넘고있는 활동을 벌이고 있다"고 비난하고 "더 많은 스파이가 체포 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고하기도 했다.


이는 미측이 지난 7월 휴스턴 주재 중국 총영사관 폐쇄 조치를 내린 후 2개월만에 추가적인 중국 공관 퇴출이 임박했음을 시사한 것일 수 있다는 우려를 불러왔다.

당초 휴스턴에 이어 샌프란시스코 주재 중국 총영사관이 미국의 다음 규제 목표가 될 가능성이 제기됐었다. 핵심 기술기업들이 몰려있는 샌프란시스코 총영사관이 미국산 기술 탈취를 위한 전진기지일 것이라는 이유에서였다.


그러나 미측은 세간의 예상을 깨고 뉴욕을 거론하며 중국의 허를 찔렀다.


뉴욕이 국제 다자외교의 중심지인 유엔본부의 소재지라는 점도 미국이 뉴욕소재 중국 공관에 대한 공세에 나선 배경으로 풀이된다.


폼페이오 장관은 "뉴욕에는 중국 총영사관 뿐만 아니라 유엔 활동을 위한 중국 외교관이 많이 있다”며 유엔주재 중국 대표부에도 스파이가 있을 수 있다는 경계심을 내비쳤다. 폼페이오 장관은 앙광과 같은 사례가 더 있을 것이냐는 질문에 "확실하다(absloutely)"고 답했다.

美 의도는 중국 총영사관과 유엔 대표부 동시 공격

뉴욕에는 총영사관외에도 중국의 유엔대표부가 소재하고 있다. 주유엔 중국 대표부는 중국에 대한 미국의 다자외교 공세를 방어하는 전진기지다.


지난 22일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유엔총회 화상 기조연설을 소개한 이도 각국의 유엔대표부 대사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올해 유엔총회 연설에서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발병에 대해 중국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유엔을 강하게 압박한 상황에서도 장쥔 유엔주재 중국 대사는 미국의 예봉을 꺽는데 주력하고 있다.


두 정상들의 화상연설 맞대결 하루뒤인 23일 열린 안전보장이사회 회의에서 켈리 크래프트 유엔주재 미국 대사가 "바이러스의 기원을 숨기고 과학적 협력을 억압한 중국 공산당의 결정은 국지적 전염병을 세계적인 대유행으로 바꿔놨다"고 주장하자 장쥔 유엔주재 중국대사는 "미국이 유엔과 안보리 무대를 남용해 '정치 바이러스'와 가짜뉴스를 퍼뜨리며 대립과 분열을 조장하고 있다"고 맞불을 놨다.


공화당에 대규모의 기부금을 기부하고 트럼프 정부들어 캐나다에 이어 유엔주재 대사자리를 받은 캐래프트 대사가 러시아측의 측면지원까지 받은 전문외교관 장쥔 대사를 대응하기는 중과부적이다. 이런 상황에서 폼페이오 장관이 '스파이'프레임을 사용해 뉴욕주재 중국 총영사관과 유엔주재 중국 대표부에 대한 공세에 나서며 지원에 나선 것일 수 있다.


뉴욕이 중국이 탄압하는 '파룬궁'의 해외 거점이라는 점도 중국에게는 부정적인 요인이다. 파룬궁 창시자 리훙즈도 중국의 탄압을 피해 뉴욕에서 망명생활을 하고 있다. 뉴욕주재 중국 총영사관 앞에는 수시로 중국 정부의 파룬궁 탄압을 규탄하는 시위가 열리곤 한다. 기자도 이곳을 지날 때 마다 수차례나 시위현장을 목격했다.

中, 뉴욕 총영사관 폐쇄시 홍콩이나 상하이 미 총영사관 폐쇄될 것

중국은 즉각 반발하고 있다. 뉴욕주재 중국 총영사관측은 폼페이오 장관의 비난에 대해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뉴욕주재 중국 총영사관측은 폼페이오 장관의 발언에 대해 성명을 내고 "뉴욕 주재 중국 총영사관은 국제법 및 미중 양자 협정에 따라 행동하며 양국 간의 상호 이해, 협력 및 우정을 증진해 왔다. 간첩 활동은 한 번도 없었다"는 입장을 밝혔다.


중국 관영 언론 글로벌타임스의 후시진 편집장은 "미국이 새로운 도발을 준비하고 있다. 미국이 뉴욕에 있는 중국 영사관을 폐쇄할 경우 상하이 또는 홍콩에 주재 미국 총영사관이 폐쇄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중 양국의 갈등이 더 악화되더라도 서로의 수도에 위치한 대사관을 폐쇄하는 조치는 꺼내들기 힘든 카드다. 현재 상황에서 압박을 강화하려면 대사관 보다는 급이 낮지만 상징적인 의미가 큰 도시가 제격이다. 뉴욕 주재 중국 총영사관 압박은 어쩌면 미국이 취할 수 있는 최고의 압박 카드로 볼 수 있다.


이 카드가 테이블 위에 올려지지 않는 것이 가장 좋은 상황이지만 이제 그 가능성은 점점 낮아지고 있다. 최악을 대비할 필요가 있다는 의미다.




뉴욕=백종민 특파원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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