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간 평균수익률 2.3%
올해 순자산 12조 급감
수수료 할인·세제혜택
정책방향 놓고 당국 고심

[펀드시장 고사 위기]"수익률 예금보다 떨어지고"...답없는 공모펀드 활성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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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지환 기자] 공모펀드 활성화를 두고 금융당국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앞서 침체한 공모펀드 시장에 활기를 되찾기 위한 방안이 수차례 나왔지만 큰 효과를 거두지 못해서다. 금융당국은 연말까지 추가 방안을 마련한다는 방침이지만 뾰족한 해법을 제시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수수료 할인은 물론 세제 혜택 같은 투자자들이 직접 체감할 수 있는 유인 없이는 공모펀드 시장 위축을 막을 수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21일 금융투자협회 펀드 공시에 따르면 지난 17일 기준 국내에 설정된 주식ㆍ채권ㆍ재간접 등의 공모펀드 순자산 총액은 86조4142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98조7825억원 대비 12.52% 감소한 규모이다.

공모펀드에서 자금 유출이 계속되는 것은 무엇보다 수익률 때문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주식형 공모펀드의 연평균 수익률은 2.3%로 집계됐다. 손실 위험이 따르는 상품이 무위험 상품인 은행의 정기예금 평균 금리(연 2.5%)보다 낮은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진 셈이다.


금융당국의 정책 방향 역시 공모펀드의 수익률 제고에 집중되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지난 7월 금융위원회는 은행 및 증권사 중심을 벗어난 판매채널 다양화, 펀드운용ㆍ업무 효율성 제고를 위한 규제개선 등의 대책을 내놓았다. 온라인 펀드 판매 확대 등으로 판매수수료를 낮추면 그만큼 수익률을 높이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수수료 할인과 세제 혜택이 동시에 고려되지 않는 대책 효과에 대해서는 의구심이 크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수수료를 일부 낮춘다 해도 공모펀드의 2%대 수익률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부분은 극히 미비하다"며 "투자자들에 별도의 가입 유인을 줄 수 있는 소득공제 같은 세금 혜택이 함께 고려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올해 국내 증시에서 개인투자자들이 유례 없는 성공을 거두고 있는 점도 공모펀드 활성화의 큰 장애물이다. 과거 개인투자자들의 수익률은 마이너스(-)를 기록하거나 기관투자자들에 비해 크게 뒤졌다. 전문투자 회사에 투자금을 맡기는 간접투자 방식을 선호하는 투자자들이 꾸준했던 것도 이 때문이다.


올 들어서는 상황이 정반대로 바뀌었다. 개인투자자들이 많이 사들인 종목이 기관투자자 선호 종목의 수익률을 크게 뛰어넘는 성과를 내고 있다. 이정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거래소에 요청해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코스피 시장에서 개인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의 지난해말 대비 평균 상승률은 지난 15일 기준 32.4%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국내 기관투자자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의 상승률이 17.4%인 것과 비교하면 개인투자자들의 수익률이 거의 2배 가까이 높은 것이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간접 투자방식으로 2%대 수익을 올릴 바에는 직접 투자에 나서는 것이 훨씬 더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인식이 급속히 퍼지고 있다"면서 "확실한 유인 없이는 공모펀드 시장 활성화의 길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금융당국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무작정 수익률을 올리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다 보면 공모펀드의 당초 취지인 '투자자보호' 부분이 허술해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두가지 모두를 적절하게 충족시키는 방안 마련으로 투자자들을 공모펀드로 끌어들일 유인책을 어떻게 마련할 지가 관건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공모펀드는 투자자 보호 장치를 위한 분산 리스크 관리 요소가 굉장히 많이 들어가 있다"며 "수익률 요소만 부각해 규제를 풀다보면 최근 사모펀드 환매 중단 사태같은 일련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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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관계자는 "연내 발표를 목표로 판매채널 확대, 수수료 문제 등의 다양한 공모펀드 활성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며 "다만 세금 혜택 부분은 기획재정부 등과의 협의를 거쳐야 하는 사안으로 당장 공모펀드만을 위해 제시하기에는 어려움이 따른다"고 전했다.


박지환 기자 pjh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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