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그날엔…] 최장수 보수정당, 한나라당 15년 역사의 서막
1997년 대선 앞두고 신한국당-민주당 합당으로 탄생…한나라당, 2006년 지방선거 기록적인 압승 2008년 총선도 대승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정치, 그날엔…’은 주목해야 할 장면이나 사건, 인물과 관련한 ‘기억의 재소환’을 통해 한국 정치를 되돌아보는 연재 기획 코너입니다.
한국 보수정치를 상징하는 정당을 하나만 꼽으라면 ‘한나라당’이 첫손가락에 꼽힌다. 민주정의당은 ‘군부 독재’, 민주자유당은 ‘3당 합당’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신한국당도 1990년 1월부터 1997년 11월까지 7년 간 존속하며 선거 승리를 안겼지만 한나라당은 그 이상이다.
한나라당은 1997년 11월부터 2012년 2월에 이르기까지 15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정당이다. 수많은 정치인들이 한나라당을 거쳐 갔다. 지금 보수정당을 대표하는 국민의힘은 물론이고 더불어민주당 쪽에서도 한나라당과 인연이 있는 정치인들이 있다.
한나라당 간판으로 세 번의 대통령선거를 치렀다. 1997년 대선, 2002년 대선, 2007년 대선이다. 대선 결과만 놓고 보면 1승 2패이다. 국회의원 선거와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는 한나라당 위력이 대단했다.
2008년 제18대 총선과 2006년 제4회 전국동시지방선거는 한나라당 압승으로 끝이 났다. 특히 2006년 지방선거는 대한민국 선거 역사상 다시는 나오기 어려운 결과를 보수정당에 안겨줬다.
한나라당은 정치의 심장인 서울에서 시장 선거는 물론이고 25개 구청장 선거를 모두 승리했다. 96명을 뽑는 서울시의회 지역구 선거에서는 96명의 당선자를 배출했다. 서울에 출마한 한나라당 서울시의원 지역구 후보 전원이 당선됐다는 얘기다. 후보의 자질과 능력, 상대 정당 후보의 경쟁력과 무관하게 ‘한나라당 공천=당선’이라는 등식이 형성됐다.
보수정치에 강렬한 승리의 기억을 안겨준 한나라당 15년 역사의 서막은 1997년 대선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신한국당은 이회창 총재를 앞세워 대선 승리의 꿈을 키웠는데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총재 조순)과 합당을 추진했다.
1997년 11월21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신한국당과 민주당 합당 전당대회가 열렸다. 이날 통합신당인 한나라당을 공식 출범시켰다. 대선 후보는 이회창, 초대 총재는 조순을 선택했다. 당 대표는 이한동 의원이 맡았다.
한나라당은 신한국당 정강 정책 중에서 ‘역사 바로세우기’를 삭제했고, 금융 실명제와 부동산실명제의 보완을 정책에 포함했다. 합당의 명분은 3김 청산과 대선승리였다.
2018년 6월24일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김종필 전 국무총리 빈소를 찾은 이회창 전 국무총리가 조문을 마친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원본보기 아이콘1997년 대선은 정치인 김대중(DJ), 김종필(JP), 박태준(TJ) 등 지역 맹주들이 연합해서 단일 대오로 움직였다. 새정치국민회의 김대중 후보가 대선에 출마하되 승리할 경우 공동 정부를 이루는 조건이었다.
신한국당은 이에 맞서 한나라당 창당이라는 승부수를 띄웠다. 대선을 한 달도 남겨두지 않은 시점이었다. 1997년 대선은 한나라당 간판으로 치렀다. 승부는 끝까지 알 수 없는 박빙 흐름으로 이어졌다.
김대중 새정치국민회의 후보는 40.27%를 득표했지만,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도 38.74%를 얻으며 선전했다. 39만표 차이에 불과한 적은 표 차이로 승패가 갈렸다. 500만표에 가까운 득표를 기록한 이인제 국민신당 후보가 없었다면 결과는 바뀌었을지도 모른다.
한나라당은 처음으로 치른 1997년 대선에서 쓴 맛을 경험했다. 하지만 2000년 제16대 총선에서 원내 제1당에 등극하는 등 보수정치에 승전보를 안겨줬다. 특히 한나라당은 2006년 지방선거와 2007년 대선, 2008년 총선에서 연이어 대승을 선사했다.
한나라당 역사가 막을 내린 것은 이번에도 ‘대선의 해’와 무관하지 않다.
박근혜 비상대책위원회 체제의 한나라당은 2012년 2월13일 전국위원회를 열어 당명 개정을 의결했다. 15년 간 보수정치의 간판 역할을 했던 한나라당에서 새누리당이라는 이름으로 당명을 변경한 것이다.
새누리당은 복지와 일자리 정책을 최우선 순위에 두는 새로운 정강·정책 개정안을 마련했다. 보수정치의 상징이었던 한나라당을 버리고 새누리당을 선택한 이후 중도 표심을 겨냥한 정책으로 승부를 띄운 셈이다.
새누리당은 2012년 4월 제19대 총선과 12월 제18대 대선에서 연승을 거두면서 보수 정치의 또 다른 전성기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하지만 새누리당도 2017년 대선을 앞둔 2월13일 자유한국당으로 당명이 개정되면서 5년의 역사를 뒤로 한 채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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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은 자유한국당이나 미래통합당의 역사와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긴 세월이지만 15년 역사를 자랑하는 한나라당과 비교하면 3분의 1 수준이다. 보수정당은 이번에 ‘국민의힘’이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재탄생했다. 국민의힘은 한나라당 15년 역사를 뛰어넘을 정당으로 성장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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