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 논의
시민들 "경제적 타격 생각해야" vs "확산 막는 게 우선" 갑론을박
감염학회 "거리두기 3단계 격상 불가피한 상황"
방역당국 "거리두기 2단계 효과 확인하긴 일러…3단계도 검토 중"

서울 중구의 한 버스 정류장에서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출근을 서두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서울 중구의 한 버스 정류장에서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출근을 서두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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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가연 기자]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폭증에 따라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 검토가 불가피하다는 감염학계 의견이 나왔다. 정치권에서도 본격적으로 3단계를 시행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견해가 나오고 있다.


문제는 경제적 파장이다. 3단계 시행의 경우 다중이용시설 등이 금지되는 봉쇄 수준의 조처다. 다른 나라의 경우 해당 조처를 시행한 분기 국내총생산(GDP)가 10%넘게 감소했다.

이렇다 보니 막대한 경제적 손실이 불가피한 3단계 격상을 두고 선제적 조치가 필요하다는 주장과 결국 이 조처로 자영업자는 물론 불안정한 고용형태 근로자들의 피해가 예상돼 신중한 결정이 필요하다는 견해가 나오고 있다. 정부와 청와대 정치권 감염 전문가들은 이 문제를 두고 본격적으로 논의, 시행을 검토하고 있다.


당장 문재인 대통령은 24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3단계 격상은 결코 쉽게 말할 수 있는 선택이 아닙니다. 일상이 정지되고 실로 막대한 경제 타격을 감내해야 합니다"라며 지금은 코로나19 발생 초기 신천지 사태 때보다 더 엄중한 최대 위기라고 밝혔다. 코로나19 폭증 상황이 지금과 같이 유지하면 거리두기 3단계 격상은 불가피하다는 견해로 풀이된다.

정부 역시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코로나19 확산을 이번 주 내로 막지 못하면 3단계 격상 검토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2019년 회계연도 결산을 위해 열린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정책질의에 출석, '확진자가 급증하는 만큼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를 준비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김원이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지금 상황에서 수도권에서 일어나고 있는 감염 확산을 이번 주 내에 막지 못한다면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를) 3단계로 올리는 것도 불가피하게 검토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강립 복지부 차관도 '의료계나 감염학회 등에서는 당장 3단계로 격상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늑장 대응보다 과잉 대응이 낫다는 말이 나온다'는 이용호 무소속 의원 주장에 일단 "3단계로의 격상은 굉장히 심각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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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청와대가 코로나19 확산세에 따라 3단계 격상 불가피성을 언급한 가운데 정치권에서도 이를 심각하게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김부겸 전 의원은 지난 2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이미 정은경 본부장은 담화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검토를 5차례나 언급했고, 방역 책임자로서 절박한 심경이 역력했다. 정부 역시 3단계 발령을 놓고 고민하고 있을 터"라며 "방역 전문가들의 의견이 '3단계 격상'으로 모아진다면, 정부와 정치권도 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도 3단계 격상을 촉구했다. 심 대표는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정부는 무엇을 망설이고 있나? 확진자 수가 얼마나 더 채워지기를 기다리는 건가"라며 "정부는 즉각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 두기 3단계 격상을 결정하기를 바란다. "최고의 방역이 최선의 경제 대책"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제는 거리두기가 3단계로 격상되면 사회·경제활동이 제한돼, 이로 인한 경제적 피해 등이 불가피하다는 데 있다. 코로나19가 급속히 확산됐던 3월 22일부터 4월19일까지 독일 정부는 거리두기 3단계 수준인 사실상의 봉쇄 조치를 시행했다.


후유증은 적지 않았다. 3월과 4월, 독일 소매판매는 전달보다 각각 5% 넘게 줄면서 결과적으로 2분기 GDP가 10%넘게 감소했다.


또 지난 7월1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보고서를 통해 "올해 초 미국 전역에 내린 경제봉쇄령 조치로 미국 GDP가 5% 가까이 줄어들었다"고 분석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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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거리두기 3단계의 경우 실내·외 10인 이상 모임이 금지되고, 필수 공공·기업 활동만 허용된다.


등교 수업, 프로 스포츠 경기는 전면 금지되며 클럽, PC방 등 고위험시설을 비롯한 영화관, 종교 시설 등 다중 이용 시설의 운영도 중단된다. 또 음식점 등 생활 시설은 영업할 수 있지만 병원이나 주유소 등을 제외하고는 오후 9시 이후에는 영업을 중단해야 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경제 성장세도 둔화할 수 밖에 없다. 3단계에 앞서 시행하고 있는 2단계 조처에서도 비관적 경제 전망이 나오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최근 코로나19가 다시 확산하지 않는다면 올해 한국 성장률이 -0.8%를 기록하겠다면서도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2차 충격이 발생하면 -2.0%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앞서 분기에서 선진국이 경제 봉쇄 조치를 하면서 2분기 한국 수출이 16.6% 급감, 1963년 이후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다. 이 기간 성장률은 -3.3%로 떨어졌다.


KB증권은 3단계 거리 두기를 수도권에서 2주만 시행해도 성장률이 연간 0.2%p에서 0.4%p 정도 더 내려갈 거라고 예측했다.


24일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 본관 앞에 마련된 안심진료소에서 의료진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 관련 업무를 보던 중 체온계를 확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24일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 본관 앞에 마련된 안심진료소에서 의료진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 관련 업무를 보던 중 체온계를 확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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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다 보니 시민들 사이에서도 3단계 격상 결정을 두고 이견들이 나오고 있다.


코로나19 예방과 방역을 위해 3단계 격상 불가피에 공감을 하면서도 막대한 경제적 손실에 우려를 드러내고 있다. 특히 자영업자와 고용형태가 불안정한 근로자들이 경제적으로 힘들어질 수 밖에 없다라는 견해가 있다.


현재 재택 원격근무 중이라는 직장인 한 모(29) 씨는 "코로나19 재확산이 2주째 이어지고 있는 것 아닌가. 매일 불안해서 뉴스를 검색해보면 전문가들이 계속 3단계 격상을 검토하고 있다는 말을 하는 것 같다"며 "그렇게 보면 현재 상황이 굉장히 심각한 것 아닌가 우려된다. 지금 안 막으면 '다 같이 죽자는 것 아닌가' 싶을 정도"고 말했다.


이어 "(3단계 격상할 경우) 당연히 경제적 피해도 클 수밖에 없다고는 생각한다. 그렇지만 그 고통이 단기간이 될지, 장기간이 될지 현재 상황에 달린 것 같다"면서 "3단계로 격상해 코로나19 확산세를 막는다면 오히려 장기간 지속할 경제 피해를 막을 수 있지 않겠나"라고 덧붙였다.


대학생 이 모(22) 씨는 "당장 하루 벌어 하루 먹고사는 사람들도 있는데, 3단계로 격상하면 그런 사람들의 생계는 누가 책임지나"라고 우려했다.


이 씨는 "부모님이 자영업을 하셔서 계속 그쪽으로 걱정을 할 수밖에 없다. (3단계로 격상하면) 피해에 대한 일부분은 정부에서 지원해줄 수 있어도 그게 계속 이어지는 것은 아니지 않나. 게다가 경제가 한번 큰 타격을 입으면 여파가 계속 지속될 것인데, 그에 따른 피해는 어떡하나"라며 "불가피하다면 3단계 격상을 해야겠지만, 결정에 있어서 정부가 굉장히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론조사 결과 역시 경제적 악화를 무시할 수 없어 신중한 결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으로 모아졌다. 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민 10명 중 5명 이상이 거리두기 3단계 격상이 필요하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리얼미터에 따르면, YTN '더뉴스' 의뢰로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강화 방안에 대한 필요성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 55.9%가 "감염 확산 조기 차단을 위해 필요한 조치라고 생각한다"고 답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제 영향 등을 고려해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한 응답자는 전체의 40.1%인 것으로 조사됐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이 24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코로나19 대응 정례 브리핑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이 24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코로나19 대응 정례 브리핑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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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를 두고 신중한 의견이 나오는 가운데 감염학회 등 전문가들은 현재 코로나19 확산 상황이 심각하다며 3단계 격상을 촉구했다.


대한감염학회를 비롯한 유관학회는 24일 성명을 내고 "지난 23일을 기준으로 전국적인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됐지만, 현재 유행 상황에 대응하기에는 역부족"이라며 "방역 조치는 조기에 적용돼야 충분한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가급적 대면 활동을 최소화하고 불가피한 모임 속에서 사회적 거리두기와 마스크 착용을 꼭 실천해 달라"며 "올바른 방법으로 마스크를 착용하고 손 위생도 꼭 지켜달라"며 국민들의 개인 방역수칙 실천을 거듭 당부했다.


방역당국은 거리두기 2단계의 효과를 확인하는 한편 3단계에 대해서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이날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코로나19 대응 브리핑에서 "전국 2단계 조치가 어제 시작됐고, 수도권 2단계 효과 확인에도 이른 감이 있지만, 확산세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에 3단계에 대해서도 현재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다만, 당장 3단계로 격상하는 부분은 정부 내 논의를 통해 결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24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12시 기준 국내 신규확진자 수는 266명으로 파악됐다. 누적 확진자 수는 1만7665명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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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감염이 재확산한 지난 14일부터 이날까지 11일 연속 일일 확진자 수는 세 자릿수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지난 21일부터 23일까지 신규 확진자 수는 324명, 332명, 397명을 기록하는 등 사흘 연속 300명대를 기록했다.


김가연 기자 katekim22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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