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대선 당시 트럼프 캠페인 전략 '설계자'…2017년 트럼프와는 사이 틀어져
트럼프 "아는 것이 없다. 오랫동안 상대 안해"…거리두기 나서

스티브 배넌 전 미국 백악관 수석전략가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스티브 배넌 전 미국 백악관 수석전략가 [이미지출처=연합뉴스]

AD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2016년 미국 대선 당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오른팔'로 불리며 대선 캠페인 전략을 구상한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가 온라인 모금 사기 혐의로 체포됐다.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공약인 멕시코 국경 장벽 건설을 위한 모금 과정에서 거액을 개인적으료 유용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2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뉴욕남부지방검찰청은 이날 배넌과 다른 남성 3명을 온라인 모금 사기 혐의 등으로 붙잡아 기소했다고 밝혔다. 공범들은 공군 예비역 브라이언 콜파지(38), 벤처캐피탈리스트인 앤드루 바돌라토(56), 티모시 셰이(49)다. 이들은 온라인으로 모금한 자금 중 일부를 개인이 유용하는 등 다른 목적으로 쓴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에 따르면 배넌 등은 2018년 12월 모금 사이트 고펀드미에 '우리는 장벽을 세운다(We Build The Wall)'라는 이름의 페이지를 만들어 온라인 크라우드펀딩모금 활동을 벌였다. 이를 통해 총 2500만달러(약 297억원)를 모았고 당시 "기부한 돈은 100% 장벽 건설에 사용될 것"이라고 약속했었다.


배넌은 이 자금 중 일부를 이용해 호화로운 생활을 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배넌은 이날 오전 코네티컷주 해안에서 3500만달러짜리 호화 요트에 있다가 체포됐다. 이 요트는 미국으로 도피한 중국의 부동산 재벌 궈원구이 소유의 요트로 알려졌다. 그는 2018년 배넌을 컨설턴트로 고용했다.

배넌은 모든 혐의를 부인했다. 그는 이날 500만달러의 보석금을 내고 풀려났으나 출국은 금지됐다.


CNN방송은 "배넌의 체포가 트럼프 대통령 시대의 완벽한 상징"이라고 분석했다. 2016년 대선 당시 트럼프 대통령의 수석 고문 등이 대부분 비슷한 양상을 띄고 있다는 것이다. 선대본부장이었던 폴 매너포트, 선거 참모였던 로저 스톤 등이 법정을 오가는 모양새가 배넌과 거의 유사하다고 CNN은 설명했다.


배넌은 미 극우성향 매체 '브레이트바트' 설립자로 2016년 대선에서 트럼프 캠프의 최고경영자(CEO)를 맡아 선거 승리를 이끈 트럼프 정권의 '설계자'다. 거침없는 발언과 공격적인 언행을 이어왔던 그는 정권 출범 후 백악관 수석전략가를 맡았찌만 다른 참모들과 충돌이 잦았고 결국 트럼프 대통령과도 싸우게 됐다. 2017년 8월 백악관에서 퇴출된 그는 "트럼프 정권은 끝났다"고 비난을 퍼부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사건에 대해 거리두기를 시도하고 있다. 그는 배넌의 혐의와 관련해 "아는 것이 없다. 그의 행동이 매우 나쁘다고 생각한다. 슬픈 일이다"라면서 "나는 아주 오랫동안 그와 상대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AD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가 관련 모금행사에서 연설하고 공범인 콜파지가 트럼프 대통령과 가까운 크리스 코박 전 캔자스주 국무장관을 이 모금단체 이사로 등재한 사실도 확인됐다. 이에 따라 배넌의 체포가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가도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미 외신들은 전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