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 수사 대상자가 월북…뻥뚫린 경찰 탈북민 관리
경찰 신변보호담당관 1명이
북한이탈주민 30명 넘게 관리
인력 부족·시스템 부재 지적
[아시아경제 이관주 기자] 최근 성폭행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던 북한이탈주민 김모(24)씨가 월북한 사실이 알려지며 경찰의 탈북민 관리가 도마 위에 올랐다. 정부의 권력기관 개혁으로 국가정보원의 대공수사권이 경찰에 넘어오는 등 대북 관련 경찰 업무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보다 체계적인 탈북민 관리가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27일 경찰과 통일부 등에 따르면 국내 입국한 북한이탈주민은 2017년 1127명, 2018년 1137명, 2019년 1047명으로 매년 1000명을 웃돌고 있다. 올해 3월까지도 135명의 탈북민이 국내에 들어온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명확한 주거가 확인되지 않는 탈북민이 매년 800명 넘게 나오고 있다. 지난해 국정감사 자료를 보면 '거주지 불명' 탈북민은 2016년 888명, 2017년 928명, 2018년 884명, 2019년(7월 기준) 891명으로 확인됐다. 탈북민은 언제든 북한의 위협을 받을 수 있어 철저한 신변보호가 이뤄져야 함에도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제대로 확인되지 않고 있다는 의미다.
이러한 배경에는 먼저 경찰의 고질적인 인력부족이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통상 경찰은 각급 경찰관서 보안기능을 통해 탈북민을 관리한다. 문제는 작년 8월 기준 전체 탈북민 수는 3만685명인데 비해 경찰 신변보호담당관은 915명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경찰관 1명 당 관리해야 할 탈북민이 33.5명에 달한다. 특히 전국 광역지방자치단체 중 탈북민이 세 번째로 많은 인천의 경우 경찰관 1명이 48.2명을 담당해야 했다. 일선 경찰서 보안계장을 역임한 한 전직 경찰관은 "담당 경찰관 전화를 일종의 '감시'로 받아들여 탐탁지 않게 여기는 탈북민도 상당수"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김씨의 월북 과정에 대한 의문도 여전하다. 김씨가 성폭행 혐의로 경기 김포경찰서에 입건돼 구속영장까지 발부된 상태였던 것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통상 경찰에서 영장이 신청된 경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한 뒤 영장 발부가 결정될 때까지 경찰서에 대기한다. 다시 말해 김씨가 영장실질심사 이전에 이미 도주했다는 의미다. 김씨의 지인은 이달 18일 경찰에 김씨가 월북하려 한다는 사실을 알렸으나 경찰관이 무시했다고도 주장했다.
경찰은 자체적인 경위 파악에 나섰다. 경찰 관계자는 "자세한 경위를 먼저 파악한 뒤 추후 김포서에 대한 감찰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의 탈북민 부실관리 논란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달 대북전단 살포를 막겠다며 24시간 경비체제를 구축했음에도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가 이를 유유히 뚫고 전단 50만장을 살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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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군 당국은 강화도 일대에서 김씨의 것으로 추정되는 가방을 발견해 조사하고 있다. 군은 김씨가 월북하면서 철책을 직접 뚫진 않았으나, 철책 밑 배수로를 통과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월북 경로를 추적 중이다. 군은 북한이 26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3년 만에 불법적으로 분계선을 넘은 월남 도주자'라고 설명한 점을 감안, 탈북민이 김씨인 것으로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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