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뜨거운 감자 된 '행정수도 이전'…정치권 의견 분분
이낙연 "여야 합의 전제, 수도이전 찬성"
김두관 "행정수도 완성은 노무현 대선공약"
통합당 내부서도 행정수도 이전 '찬성론'
국민 53.9%는 행정수도 이전에 찬성
[아시아경제 김수완 기자] 더불어민주당을 중심으로 국회·청와대·정부 부처 세종시 이전론이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이를 두고 정치권 내에서 의견이 분분하다. 특히 야당 내부에서도 행정수도 이전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면서 이를 둘러싼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21일 '국회 행정수도 완성 특별위원회' 구성을 공식화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행정수도 완성은 국가 균형발전과 대한민국의 백년대계를 좌우할 국가 중대 사안"이라며 "국토 면적의 11.8%에 불과한 수도권 인구가 비수도권 인구를 추월했고, 이로 인해 과밀화와 집값 상승 등 사회적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김 원내대표는 행정수도 완성과 관련해 "개헌이나 국민투표까지 가지 않아도 해결할 수 있다"라며 "여야가 합의해서 행정중심복합도시법을 개정하는 등 입법 차원의 결단을 통해 얼마든지 가능하다"라고 했다.
또한, 정치권뿐 아니라 시민사회를 향해서도 행정수도완성특위 참여를 제안했다. 그는 "사회적 논의를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국회에 행정수도완성특위를 구성할 것을 정치권과 시민사회에 정식으로 제안한다"고 했다.
김 원내대표는 20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도 "국회, 청와대와 정부 부처 모두 세종시로 이전해 수도권 과밀과 부동산 문제를 완화하자"라고 제안했다.
앞서 노무현 정부 시절인 지난 2004년 헌법재판소는 정부의 행정수도 이전 방침에 대해 "서울은 관습헌법상 수도로서의 지위를 가진다"라며 위헌 결정을 내린 바 있다.
김 원내대표는 헌재의 위헌 판결에 대해서는 "헌재 판결이 영구불변은 아니다"라며 "2004년 대한민국과 2020년의 대한민국은 다르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관습헌법을 앞세운 2004년의 헌재 판결은 당시에도 논란이 많았다"라며 "2004년의 법적 판단에 구속돼 2020년 이후 대한민국의 미래를 재단하는 게 과연 옳은가"라고 주장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여야 합의를 전제로 수도 이전에 찬성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이낙연 의원은 21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전면적인 행정수도 이전을 목표로 여·야간 협의가 필요하다"며 찬성했다.
노무현 정부에서 행정자치부 장관을 지낸 김두관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서울공화국 청산만이 대한민국의 유일한 살길"이라며 "중앙부처도 모두 세종으로 이전해야 한다. 국회도 내려가야 하고 청와대까지 이전해야 하고 서울에 몰린 우수한 대학조차 지방으로 분산시켜야 한다. 그래야 나라가 살고 국민이 살고 양극화 극복의 문이 열린다"라고 했다.
이어 김 의원은 "행정수도 완성은 노무현 대통령의 대선공약이자 꿈인 균형발전과 지역혁신을 위한 민족사적 필수과업"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대전·세종·충북·충남 예산정책협의회에서도 지방자치단체장들은 "지역민이 기대에 부풀어 있다"며 한목소리로 환영했다.
허태정 대전시장, 이춘희 세종시장, 이시종 충북도지사, 양승조 충남도지사는 세종의사당 등 행정수도 완성에 지지를 표명하는 충청권 공동선언문에 서명했다.
박병석 국회의장은 이날 김경수 경남지사의 예방을 받은 자리에서 "국가 균형 발전은 우리가 꼭 추진해야 할 과제다. 수도권은 전국 면적의 11.8%밖에 안 되는데 인구의 과반이 몰리면서 여러 부작용이 발생한다"며 "세종 국회가 성사되면 국가 균형 발전과 역할을 선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힘을 실었다.
행정수도 이전을 두고 야당 내부에서도 의견이 갈리는 모양새다. 이종배 미래통합당 정책위의장은 "수도권 과밀화 해소와 지역균형 발전 측면에서 필요한 일"이라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도 국회에서 열린 한 공부모임에서 "다음 대선에 굉장히 큰 이슈가 될 수 있어 우리가 전향적으로 검토할 필요는 있다"고 했다. 또 "우리 당이 본능적인 거부감을 보이면서 '부동산 국면 전환 카드'라고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며 "그게 다가 되면 안 된다"고 했다.
장제원 의원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우리 당이 세종시 행정수도 완성론을 왜 반대로 일관하고 일축하고 있는지 이해가 가질 않는다"며 "민주당의 국면전환용이라는 이유로 일축하고 있다면 결국 손해 보는 쪽은 우리일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그는 "지역균형발전 전반에 대한 논의를 오히려 민주당보다 더 강한 목소리를 내며 주도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당이 지역균형 발전 전반에 대한 논의를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반면 통합당 지도부는 여권의 행정수도 이전론에 반대하는 입장이다. 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20일 세종시 이전론에 대해 "이제 와서 헌재 판결을 뒤집을 수는 없는 것 아니냐"고 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도 전날 "(행정수도 이전은) 헌재에서 위헌 결정 났다"며 "우리는 (민주당이) 수도권 집값이 상승하니 행정수도 문제로 돌리려고 꺼낸 주제라고 판단한다"고 했다.
배준영 당 대변인은 '청와대의 광화문 이전 약속도 못 지키면서 웬 수도 이전'이라는 제목의 논평을 내고 "2km도 이동 못 한다면서 150km는 어떻게 이동한다는 것인가"라고 꼬집었다. 배준영 대변인은 "부동산 헛발질로 대통령의 지지율이 곤두박질치고, 더 이상 쏟아낼 정책 및 추진 역량이 부족하니 어떻게 해서든 혹세무민해 표를 얻어보겠다는 선동"이라며 행정수도 이전론을 비판했다.
이어 "개헌이 필요한 국가적 아젠다를 논의와 국민적 동의 없이 던지고 보는 여당의 무책임에 세종시 땅값만 들썩이고 대전·청주 주민들까지 불안하기만 하다"라며 "아무리 무책임하고 무능한 정부라지만 동문서답 그만하라"라고 덧붙였다.
한편 청와대와 국회, 정부 부처 등을 모두 세종시로 옮기는 '행정수도 이전' 방안에 찬성하는 국민이 절반을 넘는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21일 여론조사업체 리얼미터가 전국 성인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53.9%는 행정수도 이전에 찬성했다.
행정수도 이전에 반대한다는 응답은 34.3%였으며, 11.8%는 잘 모른다고 답했다. 찬성 비율이 높은 지역은 광주·전라(68.8%)와 대전·세종·충청(66.1%)이었다.
반면 이전 대상 기관이 현재 속해 있는 서울은 찬성 비율이 42.5%로 반대(45.1%)보다 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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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령대별 찬성 비율은 20대(66.6%), 30대(60.4%), 40대(58.8%), 50대(50.1%), 60대(39.8%), 70세 이상(42.4%) 등으로 고연령대로 갈수록 낮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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