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은 임기, 그린벨트 추가 해제로 대규모 택지공급 물거품…부동산 공급, 해결되지 않는 과제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해제 논란과 관련해 여권 차기 대선 주자들의 손을 들어주는 해법을 내놓았다.


'그린벨트 보존'이라는 명분에 힘을 실었지만 정치 논리가 부동산 문제에 영향을 미치면서 주택 공급 '최후의 카드'는 사실상 물거품이 돼버렸다. 당정청 혼선을 둘러싼 잡음을 문 대통령이 직접 수습하는 그림이 만들어졌으나 후폭풍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국무조정실은 전날인 20일 문 대통령과 정세균 국무총리 주례회동 결과를 설명하며 "그린벨트는 미래 세대를 위해 해제하지 않고 계속 보존해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두 분(문 대통령과 정 총리)이 협의를 했고 정리했다"고 설명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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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잠룡'으로 분류되는 정 총리는 최근 그린벨트 보존을 주장하며 주목받았다. 정 총리는 지난 19일 KBS 1TV '일요진단 라이브'에 출연해 "그린벨트는 한번 훼손되면 복원되지 않는다"면서 신중론을 펼친 바 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이 그린벨트 해제 가능성을 거론한 상황에서 현직 총리가 제동을 건 셈이다. 결과적으로 문 대통령은 정 총리의 견해를 받아들였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이재명 경기도지사 등 여권의 대선 주자 지지율 1~2위 후보들도 그린벨트 보존에 힘을 실었다. 이 의원은 전날 오전 기자들을 만나 "그린벨트에 손대는 것은 극도로 신중해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이 지사도 같은 날 오후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그린벨트 해제를 논의에서 배제한 대통령 결정은 적절하고 타당하며 현명한 결단"이라고 평가했다.


여권 대선 주자들이 그린벨트 보존 쪽으로 기운 것은 30~40대 등 핵심 지지층의 견해와 무관하지 않다. 이들 세대가 그린벨트 보존을 주장하는 상황에서 개발론에 힘을 실을 경우 정치적 부담으로 연결될 수 있다.


문 대통령 역시 최근 국정수행 지지도가 흔들리는 상황에서 그린벨트 해제 논란이 증폭되는 것은 달갑지 않은 상황이었다. 논란이 더 확산하기 전에 수습에 나섰지만 문재인 정부의 '그린벨트 딜레마'는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다.


경기 고양 창릉신도시 등 제3기 신도시 일부 지역은 그린벨트 해제를 통해 주택 공급을 준비하고 있다. 정부가 주택 공급 해법으로 검토하는 서울 태릉골프장 부지 역시 그린벨트에 속해 있다. 미래 세대를 위해 그린벨트 보존에 나서겠다고 밝혔지만 그린벨트를 훼손할 수밖에 없는 모순된 상황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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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그린벨트 보존이라는 대통령 메시지가 이미 공표됐다는 점에서 남은 임기 내 서울 외곽 또는 경기 그린벨트의 추가 해제를 통한 대규모 택지지구 개발은 어렵게 됐다. 재개발·재건축에 대한 정부의 정책 기조가 달라지지 않는다면 주택 공급은 풀리지 않는 숙제로 남게 될 것으로 보인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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