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이드라인 제시한 北, 비건의 대북 메시지는?
최선희 제1부상 담화 내고 사실상 표면상 대화 거부…상황 변화 예의주시
비건 '빈손 방한' 전망 속 반전 가능성도
스티브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16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를 방문,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악수를 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아시아경제 임철영 기자]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담화를 통해 '가이드 라인'을 제시한 가운데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특별대표(사진)가 이번 주 방한해 내놓을 대북 메시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6일 복수의 정부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비건 부장관은 7일부터 9일까지 사흘 동안 한국에서 일정을 소화하고 일본으로 떠날 예정이다. 비건 부장관의 방한은 지난해 12월 이후 7개월 만으로 이번에는 앨리슨 후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도 동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비건 부장관 일행은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을 만나 한반도 정세를 논의하고 최근 개편된 청와대 및 정부의 외교ㆍ안보 라인과 상견례를 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지난 3일 신임 통일부 장관 후보자에 4선 원내대표 출신의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의원을 내정했고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후임으로 서훈 국가정보원장을 지명했다. 새 국정원장에는 4선 의원 출신의 박지원 단국대 석좌교수를 내정했다.
단연 관심사는 비건 부장관의 대북 메시지와 이에 대한 북한의 반응이다. 일각에서는 미국 측이 지난해 12월 방한 때와 같이 판문점 회동 등을 통해 북측과 접촉을 시도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미국은 11월 대선 전 한반도 상황 관리가 필요하고, 한국은 남ㆍ북ㆍ미 대화 재개를 염두에 둔 분위기 전환을 위한 동력이 절실한 시점이기 때문이다.
앞서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은 북ㆍ미 정상회담 재개 가능성을 언급하며 '10월 서프라이즈'가 현실화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로버트 오브라이언 NSC 보좌관 역시 "(북한과의) 대화와 진전의 문은 열려 있다"고 강조하고 "10월 서프라이즈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라고 언급하면서 대화 재개 기대감을 높였다.
전망은 갈린다. 비건 부장관의 방한이 눈에 띄는 소득 없이 끝난 지난해 12월과 같은 '빈손 방한'에 그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인 가운데 대화 재개를 위한 극적 반전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정대진 아주대 교수는 "북ㆍ미 양국의 입장에 근본적 변화가 없어 다른 변수가 없다면 지난해 12월 방한과 비슷한 수순이 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대남 군사행동계획 보류 기간에 위기를 완화하고 북한이 미국을 향한 전략적 도발에 나서지 못하게 하려는 노력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단기적으로는 8월 한미연합훈련의 취소 및 축소나 연기를 카드로 내놓을 가능성이 있다는 예측도 내놨다. 정 교수는 "한미연합훈련을 앞세워 북한과의 대화를 시도하거나 위기가 심화하지 않도록 제안하는 움직임을 보일 수 있다"면서 "이를 매개로 행동과 도발 국면을 대화 국면으로 바꾸고 이는 북한에도 일정 정도 대화 명분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북한은 일단 표면적으로 대화를 거부하는 모양을 취했다. 대미 라인을 책임지고 있는 최 제1부상은 지난 4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지금 같은 예민한 때 조미 관계의 실태를 무시한 수뇌회담설이 여론화되고 있는 데 대해 아연함을 금할 수 없다"면서 미국 내에서 제기된 '10월 서프라이즈'에 대해 공상이라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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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미국에 대한 자극적 비난을 자제하면서 비건 부장관의 방한 직전 최 제1부상이 담화를 내놓은 만큼 북측도 상황 변화에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점을 간접적으로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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