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

[시론]언택트와 미래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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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개월간 한국 사회는 '비대면(언택트) 사회'로 급속히 진화하는 중이다. 모든 나라가 이처럼 달려가고 있지는 못한 것 같다. 정보통신(IT) 기술과 관련 인프라가 충분한 중국과 독일 등이 우리와 함께 미래로 달려가는데 반해 이탈리아, 그리스, 영국, 일본 등처럼 인프라와 마인드가 준비되지 않은 나라들은 '컨택트 사회'라는 과거 삶의 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언택트란 사람과 사람이 대면하는 '컨택트'와 반대 선상에 있는 용어로 비대면 서비스를 핵심으로 하는 거래와 활동을 포함하는 신조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가 지구촌 전체를 강타하는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되면서 언택트는 이제 지구인들의 생존전략, 미래형 라이프 스타일이 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언택트 사회가 바꿔놓을 세 가지 미래상을 살펴보자.

첫째, 미래사회는 '언택트 사회'다. 2020년은 미래사회가 시작되는 원년으로 기록될 것이다. 달력으로는 비록 20년 전에 시작되었지만 진정한 21세기는 올해부터 시작된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모든 미래 공상과학(SF) 영화와 소설의 고전으로 평가받는 책이 있다. 올더스 헉슬리의 1932년 문제작 '멋진 신세계'이다. 과학이 최고로 발달해서 사람들이 남녀간의 접촉이 아닌 실험실에서 출생하는 세상을 그리고 있다. 그 곳에서 인간은 출생뿐만 아니라 자유시간까지 통제받는다. 모든 서비스가 정확하게 맞춤식으로 제공된다. '가족애'나 '우정'같은 유대관계는 사라지고 실험실에서 IQ 순으로 조정되어 5개 등급으로 생산되는 맞춤형 인간들이 행복하게 살고 있다. 기분이 나빠지면 '소마'라는 가상 약을 복용해 즉각적인 쾌감을 경험한다. 마약과도 같은 소마가 사람들의 정신을 지배하고 있기에 모두가 행복할 수 있다. 다소 극단적 사례지만 이 같은 미래는 이미 시작되고 있다.


둘째, 정체를 파악하기 힘든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해 소비자들은 '안전'과 '헬스케어'를 생애 최우선 가치로 삼기 시작했다. 소비자들이 언택트 서비스와 경험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언택트를 기본으로 설계된 게임회사와 IT 플랫폼, e커머스 기업들이 약진하고 있고, 집 앞 배달, 새벽배송을 의미하는 '라스트 마일 배송'이 기업 경쟁력의 핵심으로 떠오른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이제 20세기가 지나갔고 진정한 21세기가 시작되었음을 시장은 말해주고 있는 것이다. 고객이 사라진 오프라인 매장들은 실시간 라이브 커머스로 언택트 세상에 대응해야 한다. 라이브 커머스는 현재 가장 빠르게 성장 중인 새 소매 채널이다. TV 홈쇼핑과 유튜브가 융합된 형태로 매장 직원이나 쇼핑 호스트가 실시간으로 상품을 권유하고 대리 시식, 시음, 착용, 착화를 해본다. 10~30대 소비자들은 이미 여기에 열광하고 있다. 소비자가 원하는 언택트 경험을 창조하는 기업만이 지속 성장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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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 미래 한국의 소프트 파워는 세계 최고 수준으로 커갈 것이다. 이른바 'K방역'의 성공으로 외국인들 평가는 물론 내국인들의 자기 평가도 역사상 가장 높은 수준의 긍정감을 보여주고 있다. 월드컵에서 독일을 2대 0으로 제압하는 이벤트성 성취가 아니다. 한국은 코로나 이후 언택트 세상으로 발전하는 미래사회에 가장 먼저 진입하는 선진국가의 이미지를 가지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5G와 인터넷 업무 환경 그리고 세계 1위의 e커머스 시장환경, 새벽배송이 가능한 택배 물류환경 같은 물적 인프라와 더불어 '빨리 빨리' 문화와 변화에 빠르게 적응하는 유전자정보(DNA)도 보유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무엇보다도 인터넷 강의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익숙하고 세계 최고의 디지털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1000만명의 밀레니얼 세대가 있다. 이들이 한국을, 그리고 세계를 미래 언택트 사회로 이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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