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ㆍ제로금리로 수익성↓ㆍ부실↑ 우려 속
규제중심 입법 등으로 금융체질 악화 가능성

이중규제도 개별기업 저격법도 '무사통과 입법'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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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21대 국회 개원과 동시에 정치권과 정부에서 추진되고 있는 각종 금융규제 입법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와 '제로금리' 시대의 도래로 가뜩이나 위축된 금융권 전반에 커다란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란 지적이다.


금융의 육성보다 통제에 더 큰 무게를 둔 정부의 기조를 거대여당이 완력으로 뒷받침하는 구도가 가시화한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는 더 커지는 분위기다. 은행권을 중심으로 수익성 지표가 갈수록 악화하는 가운데 코로나19로 축적되고 있는 부실의 가능성까지 현실화한다면 금융권 전반의 체질은 급속도로 나빠질 수밖에 없다는 게 중론이다. 금융소비자보호를 명분으로 추진되는 일부 입법은 도리어 금융 취약계층을 사각지대로 밀어내는 결과를 낳을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이중규제로 압박 가중"=삼성ㆍ한화ㆍ미래에셋ㆍ현대차ㆍ교보ㆍDB 등 6개 비지주 금융그룹을 통제하는 내용의 금융그룹감독법 제정안은 금융업권에 대한 감독에 금융그룹 전체에 대한 감독까지 강화하는 이중규제라는 논란에도 불구하고 법제화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2013년 동양사태처럼 그룹 내 위험이 금융 부문으로 전이되는 것을 막겠다는 취지인데, 그룹 전체의 경영 현황에 현미경을 들이대는 결과라서 해당 금융그룹들에 상당한 압박으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내부거래ㆍ위험집중이 금융그룹 건전성에 미치는 영향, 계열사로부터의 위험전이 가능성 등 그룹 차원의 위험을 평가한 결과에 따라 추가적인 자본을 적립하도록 하고 자본적정성 비율 또는 위험관리실태 평가 결과가 일정한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경영개선계획 제출과 이행 등을 금융당국이 명령할 수 있도록 한 건 금융그룹 경영에 정부가 직접적으로 개입할 여지를 만들어준다는 분석도 나온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투자 여부나 경영 효율화를 위한 다양한 의사결정 과정에서 위법에 대한 우려를 먼저 해소해야 하는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면서 "경영 전반의 태세가 매우 방어적으로 전환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같은 움직임이 여권에서 발의됐던 '삼성생명법'처럼 개별 기업을 겨냥하는 규제입법에 탄력을 가할 수 있다는 관측도 일각에서 제기된다. 금융권의 다른 관계자는 "당위의식에 입각한 거의 자동적인 규제입법의 흐름이 거세지면 나중에 문제가 생겼을 때 바로잡기가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여당에서 발의된 이자제한법 개정안이 대표적이다. 법정 최고금리를 연 24%에서 20%로 내리고 이자의 총액이 원금을 초과하지 못하게 하는 내용이다. 최고금리가 낮아지면 제도권의 말단에서 대부업에 의존하던 금융취약계층이 불법 사금융으로 빠르게 이탈할 가능성이 높다.


◆금융 수익성 악화일로…'코로나 부실' 우려 증폭=문제는 금융권의 수익구조가 점점 더 나빠지고 있는 가운데 정치권발(發)리스크까지 감당해야 한다는 것이다. 초저금리와 코로나19 피해기업에 대한 대대적인 금융지원으로 높아진 리스크 등으로 금융사들은 올해 하반기부터 위기가 본격화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은행의 수익성을 보여주는 대표적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은 지난 1분기 1.46%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은행의 순이익은 3조2000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4조원)보다 7000억원(17.8%) 감소했다. 은행들의 이 기간 총자산순이익률(ROA)은 0.48%, 자기자본순이익률(ROE)은 6.29%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0.15%포인트ㆍ1.70%포인트 하락했다.


대출채권의 질적 수준을 평가하는 연체율 또한 높아지는 형국이다. 지난 4월 말 은행의 대출 연체율은 0.40%로 전월 말에 견줘 0.01%포인트 상승했다. 코로나19의 영향에 특히 취약한 중소기업 대출의 연체율은 0.57%로 전월 말 대비 0.04%포인트나 올라갔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전체 연체율 흐름만 보면 그런대로 버티고 있는 상황"이라면서도 "중소기업의 연체가 장기적인 부실로 고스란히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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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시중은행의 고위 관계자는 "있던 규제도 완화해야 하는 시점인데 정책이 너무 정치적으로 수립되고 집행된다"면서 "국제통화기금(IMF)때보다 힘든 금융산업 여건을 간과한 채 규제만 들이대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정부나 국회가 규제법안을 만들고 고칠 때 해외 선진국 사례라는 것을 많이 참고하고 근거로 삼는데 해외 선진국의 금융관리 체계는 엄격한 제재나 처벌이라는 측면만 있는 게 아니다"라면서 "우리는 거기에 상응하는 상당한 수준의 자율성, 자율경쟁의 원리 같은 것은 외면하고 있다"고 했다.


김효진 기자 hjn252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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