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힌드라 '대주주 자격 포기' 압박…금융위·산은, 쌍용차를 어쩌나
"새 투자자 필요" 언급
지원 전략인지 진짜 철수인지
정확한 입장 파악 어려워
당국 "상황 더 지켜봐야"
[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사면초가 상황에 빠진 쌍용자동차 지원 문제를 놓고 금융당국과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고민에 휩싸였다. 쌍용차 지분 75%를 보유한 인도 마힌드라가 대주주 자격을 포기할 수 있다는 뜻을 드러내면서 압박의 강도를 한층 높이고 있어서다. 이미 쌍용차는 이미 모기업의 투자 철회, 13분기 연속 적자 행진, 1분기 감사의견 거절 등 갖은 악재로 벼랑 끝 위기에 몰려 있다. 결국 정부 지원 없인 회생이 불가능한 상황이지만,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논란에 대한 우려로 쉽사리 나설 수 없는 상황이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정부와 산은은 현재 마힌드라 측의 진의를 파악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앞서 로이터통신 등 외신은 지난 12일(현지시간) 쌍용차 이사회 의장인 파완 고엔카 마힌드라 사장의 "쌍용차는 새로운 투자자를 필요로 한다"는 언급을 근거로 마힌드라가 쌍용차 지배권 포기를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외신 보도만으로는 마힌드라 측의 정확한 입장을 파악하기 어렵다"면서 "좀 더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정부 지원을 받기 위한 협상 전략인지, 아니면 진짜 철수 의사가 있는지 살펴보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앞서 지난 4월 2300억원의 투자 계획을 철회하고 일회성 자금 400억원만을 지원하면서 마힌드라는 "새 투자자 모색 등 다른 지원은 계속하겠다"는 애매모호한 입장을 내놨다. 당시 정부와 산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본사 유동성에 어려움이 생긴 탓이라고 해석했다.
하지만 마힌드라 측이 기관투자가와 증권사 애널리스트 등을 대상으로 실적과 향후 전망을 설명하는 컨퍼런스콜에 재차 '새 투자자 모색' 발언을 강조하고 심지어 '대주주 포기 가능성'마저 내비친 것은 쌍용차 철수 의지를 은연중 굳힌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쌍용차의 1분기 순손실은 1935억원에 달한다. 2017년부터 13분기 연속 적자다. 쌍용차 지분 75%를 보유한 마힌드라는 그동안 7000억원을 쌍용차에 투자했지만, 현재 지분가치는 2400억원 수준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마힌드라가 산업은행의 지원을 끌어내려는 의도로 연이은 압박을 강행하고 있다는 해석도 제기된다. 마힌드라가 손을 떼면 쌍용차 5000명을 포함해 부품사까지 약 1만명의 고용이 위협받기 때문이다. 앞서 산은은 지난해 12월 만기가 임박한 대출금 200억원을 한 차례 연장해줬다. 당장 쌍용차는 다음 달 산업은행에 차입금 900억원을 갚아야 한다.
마힌드라는 산은이 2018년 GM의 한국 철수설이 불거지자 8000억원의 자금을 투입한 선례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당시 산은의 지원 명분도 고용 유지였다. GM은 한국에서 10년 이상 잔류와 함께 신차 2종을 국내에서 생산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산은은 GM과 쌍용차는 상황이 다르다는 입장이다. 산은은 쌍용차 주채권은행일 뿐 지분을 보유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2대 주주 자격으로 자금을 지원했던 한국GM과 달리 쌍용차에 자금을 투입할 명분이 없다.
특히 대주주가 사실상 발을 뺀 기업을 지원하는 건 공적자금 투입의 기본원칙에도 어긋난다. "대주주가 희생한 만큼 지원한다"는 그동안의 기업 지원 원칙이 깨지게 된다. 최근 산은과 수출입은행으로부터 3조6000억원 규모 자금 지원을 받은 두산그룹은 3조원 이상 자구안을 채권단에 제출했다. 쌍용차는 지난달 정부가 발표한 40조원 규모의 기간산업안정기금에 기대를 걸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우리도 이제 월급이 1000만원" 역대 최고…'반도...
금융권 관계자는 "쌍용차는 기간산업안정기금을 통한 2000억원 지원을 바라고 있으나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는 기업 지원을 원칙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기금 지원은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정부가 코로나19 국면에서 '일자리 지키기'에 방점을 찍고 기업 지원에 나선 만큼 어떤 식으로든 쌍용차 지원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