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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소개소 일자리 기약없이 대기"…일용직의 절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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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데…"
코로나發 임시·일용직 직격탄

직업소개소 "경비·청소·식당 보조 일자리 60% 급감"
지난달 65만명 일자리 잃어

기업 고용 유지·세제 혜택 등
노동약자와 고용업체 지원 정책 시급

11일 방문한 서울 종로구의 한 직업소개소. 문이 굳게 닫혀 있다.

11일 방문한 서울 종로구의 한 직업소개소. 문이 굳게 닫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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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정윤 기자] 10년가량을 일용직 청소 근로자로 살아온 정현임(65)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4개월 전 일자리를 잃은 뒤 한숨이 늘었다. 일용직 근로자를 쓰는 업체들이 코로나19로 사정이 어려워지자 일이 뚝 끊겼다. 당장 생활비를 벌기 위해 직업소개소를 전전하고 있다. 하지만 '일자리가 없다'는 대답만 돌아온다. 정씨는 "일자리가 나면 연락을 달라고 해놨지만 몇 달째 소식이 없다"면서 "얼마가 됐든 어디가 됐든 일당만 받을 수 있다면 일을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날도 1시간 넘게 직업소개소에 사정했지만 결국 빈손으로 돌아갔다.


코로나19로 경제가 위축되자 고용 절벽이라는 칼바람이 일용직ㆍ임시직 근로자들을 덮쳤다. 직업소개소에 '오늘 일할 사람들을 찾는다'라는 문의가 줄어들면서 하루 벌어 하루를 사는 이들의 생계가 막막해졌다. 11일 찾은 직업소개소들은 입을 모아 '요즘 일자리가 없다'라고 말한다. 서울 동대문구의 A 직업소개소 소장 윤모(63)씨는 "하루에 식당 보조 일자리를 40여개 연결해줬는데 지금은 3~4개 정도로 줄었다"며 "식당도 어렵다 보니 주인들이 아르바이트 등을 쓰지 않고 직접 일을 처리하면서 직업소개소에 문의조차 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이어 "코로나19 이후 식당 보조 일자리는 거의 없다고 보면 되고 그나마 남은 건설 현장 일자리도 점차 사라져간다"고 덧붙였다.

종로구의 B 직업소개소 실장 강모(65)씨도 "경비나 청소ㆍ식당 보조의 경우 코로나19 사태 전과 비교해 60% 정도 줄어든 것 같다"며 "직업소개소에도 뾰족한 방법이 없다는 게 알려지면서 이제 이곳을 찾는 사람도 절반 가까이 줄었다"고 했다.

일거리 가뭄은 곧바로 직업소개소의 영업 중단으로 이어진다. 종로구의 C 직업소개소는 일할 사람을 찾아달라는 문의는커녕 일용직ㆍ임시직을 구하려는 사람들도 사라지자 두 달 넘게 문을 닫았다고 한다. 인근 D 직업소개소는 입구에 연락처만 적어놓은 채 휴업에 들어갔다.


통계청이 지난 10일 발표한 '2020년 5월 고용동향'을 보면 종사상 지위별로 임금근로자는 지난해보다 26만명 줄었는데 임시근로자와 일용근로자가 각각 50만1000명, 15만2000명 감소했다. 반면 상용근로자는 39만3000명 늘었다. 4월에는 임시직ㆍ일용직 취업자가 78만3000명 감소했는데 이는 1989년 1월 통계 집계 후 역대 최대 폭으로 급감한 수치다. 3월에는 59만3000명 줄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발 일자리 감소에 가장 취약한 계층인 일용직ㆍ임시직 노동자를 위한 정책을 주문한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일용직ㆍ임시직 근로자 혹은 사회적으로 소외된 노동 약자들이 코로나19 여파를 가장 느끼기 때문에 이들을 우선 지원하는 정책이 시급하다"며 "또 기업이나 업체들이 이러한 근로자를 고용하고 고용 상태를 계속 유지할 수 있도록 정부가 세제 혜택 등의 지원을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정윤 기자 leejuyo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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