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먹튀' 설계사 허다한데…현실 모르는 전국민 고용보험
[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보험 영업의 꽃'으로 불리는 전속 설계사를 확보하는 것은 보험사의 최우선 과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언택트(비대면)' 영업이 주목받고 있지만 설계사는 여전히 보험 영업의 핵심축이다.
최근 설계 조직을 흔들 법안이 발의되면서 보험업계가 뒤숭숭하다.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9일 대표 발의한 고용보험법 일부개정법률안, 이른바 '전국민 고용보험제' 때문이다.
이 개정안은 특수형태근로종사자가 실업 상태에 있는 경우 생활 안정을 기하고 조기에 재취업할 수 있도록 고용보험을 적용하는 것이 골자다. 지난 20대 국회에서 통과된 '고용보험법 일부개정안' 대상에서 제외됐던 플랫폼노동자ㆍ프리랜서ㆍ특수고용직 등을 고용보험 당연가입 대상에 포함시키기 위한 것이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특수고용직 근로자들이 실직 절벽으로 내몰리고 있는 현실을 감안할 때 고용안전망을 구축하자는 취지는 충분히 공감할 만하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보험설계사들도 고용보험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린다.
하지만 박수를 받아 마땅할 이 법안에 대해 현실과 동떨어진 정책이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보험사와 판매 계약을 맺는 '개인사업자'인 설계사들의 근무환경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해서다.
지난해 생명보험사 소속 설계사의 13월차 정착률은 38%에 불과했다. 손해보험사 정착률도 53%에 그쳤다. 보험사가 설계사의 바짓가랑이를 붙잡으면서 만류해도, 신입 설계사 10명 중 6명이 1년 내 자발적으로 이직이나 퇴사를 하고 있는 셈이다.
현 고용보험 제도는 근로자가 자발적으로 이직을 했을 경우 실업급여의 수급자격을 제한하고 있다. 즉, 회사를 스스로 옮긴 설계사 대부분이 고용보험을 적용받지 못할 수 있다는 의미다.
설계사들이 직장을 옮기거나 그만두는 이유는 다양하다. 대형법인대리점(GA)에서 더 높은 계약금, 더 좋은 영업환경을 제공하거나 현재 직장이 마음에 들지 않을 수도 있다. 영업이 체질과 맞지 않아 스스로 다른 직업을 찾는 설계사도 부지기수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200만원 간다" 증권가에서 의심하지 말라는 기업 ...
"몇 십만원 수수료에 이직하는 설계사들이 회사에 남아 보험료를 자가부담하면서 고용보험에 가입할 지 의문이다. 고용보험 도입으로 되려 보험업계 일자리가 줄어들지나 않을까 우려된다"는 보험업계 관계자의 고민이 무겁게 들린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