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안전 지키고 행정부담 줄여야"…내년 4월 개정 화관법 시행
SK하이닉스 "中企, 화학물질관리자 부족"
업계 의견 수용한 법 개정으로 작업 효율화
안전교육 이수자도 출하작업 참여 가능해져
중복 서류 간소화해 비용·시간 소모 덜어
[아시아경제 김보경 기자] 10일 오전 SK 하이닉스 청주사업장. 노란색 보호복으로 전신을 무장한 직원들이 대형 탱크로리에 담긴 황산을 저장시설로 옮기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반도체 세정용으로 쓰이는 황산은 흡입만 해도 인체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는 유해화학물질이다. SK하이닉스가 반도체 공정을 위해 사용하는 유해화학물질은 황산, 불산, 암모니아수 등 29가지로, 연간 취급량은 약 9만5000t에 달한다.
2012년 경북 구미에서 발생한 불산가스 누출 사고 이후 제정된 화학물질관리법으로 국내 화학물질 관리 규제는 선진국 수준에 이르렀다. 그러나 복잡하고 까다로운 행정 절차를 완화해야 한다는 업계의 요청이 끊이질 않았다. 그 중 하나가 유해화학물질 상·하차 시 화학물질관리자가 반드시 참여해야 한다는 규정이었다. 이 과정에서 화학물질 유출 사고가 가장 빈번하게 발생하기 때문이다. 화학물질관리자는 안전환경 분야 쪽의 기사나 기능사, 산업기사 등의 자격증을 보유한 자를 말한다.
화학물질 안전 강화를 위한 조치였지만 중소·영세사업체의 경우 관리자를 여러 명 채용할 여력이 안되고, 관리자 부족으로 작업이 지체되는 상황이 발생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중소 협력업체들은 관리자가 부족하다보니 출하작업 시간이 지연되고, 결국 작업을 급하게 진행할 수 밖에 없어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호소한다"고 전했다.
이에 환경부는 화학물질 상·하차 작업 시 관리자 이외에 화학물질안전원에서 주관하는 안전교육 이수자도 참여할 수 있도록 법을 개정했다. 이처럼 업계의 의견을 반영하되 안전 관리 수준은 유지하는 화관법 개정안이 지난 3월 공포됐고, 내년 4월부터 본격 시행된다.
이번 개정안은 화학물질 취급 사업장이 인허가를 받기 위해 제출해야 하는 서류를 간소화한 점도 특징이다. 그동안 기업은 장외영향평가서와 위해관리계획서를 각각 제출하고 심사를 받아야 했다. 화학사고 예방·대응을 위한 절차였지만 두 서류 간 중복되는 내용이 47%에 달해 기업의 불필요한 행정 소모와 비용 부담이 크다는 비판이 제기돼왔다. 개정된 화관법에는 두 서류를 '화학사고 예방관리계획서'로 통합하고 중복되는 부분을 정비·삭제해 심사기간을 기존의 절반(60일→30일) 수준으로 단축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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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측은 "2017년부터 경제단체나 환경부 주관으로 두 달에 한번 정도 간담회를 열어 소통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화학물질 안전 관리 수준은 유지하되 정부와 업계가 상호 협의 하에 행정 절차를 간소화 하는 방향을 지향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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