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대 금리 종료시점 논의
2%물가목표 달성 요원…'디플레 파이터' 역할 필요
중국發 CBDC 패권전쟁…한은도 내년부터 실험운용

창립70주년 맞는 韓銀 과제…'금리회복·저물가·디지털화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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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한국은행이 오는 12일 창립 70주년을 맞는다.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전례 없는 경제위기를 맞은 터라 한은 임직원들은 물론 경제 전문가들에게도 70주년에 대한 의미가 평소보단 크게 다가올 수밖에 없다. 한은이 관련법상 가능한 거의 모든 통화신용정책을 총동원하며 코로나19 타격에 대응한 만큼 앞으로 한은이 맞이할 10년간 어떤 과제가 있는지도 관심이 쏠린다.


◆'포스트 코로나' 정책 리턴 언제= 8일 현재 한은의 기준금리는 연 0.50%로, 역대 최저 수준이다. 한 번 정도 금리를 더 낮출 여지가 있긴 하지만 사실상 제로 금리에 가깝다. 한은은 올해 각종 정책도 총동원했다. 금융중개지원대출, 전액공급방식의 무제한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 국고채 단순매입, 회사채ㆍ기업어음(CP) 매입을 위한 특수목적기구(SPV) 설립 등이 대표적이다.

문제는 코로나19 이후다. 앞으로 10년간 경제 상황이 개선되면 결국 기준금리를 재인상하는 시점에 대한 논의가 나올 수밖에 없어서다. 금융위기 이후에도 한은은 '제 때 금리를 충분히 올리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았었다. 한 한은 고위관계자는 "지난 4월 한은 금융통화위원들이 대거 바뀌었는데, 이들의 성향은 코로나19 이후에 비로소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며 "지금은 완화정책에 반대하기 힘든 시기지만, 금리를 이전 수준으로 되돌리고 긴축 정책을 해야 하는 시점이 되면 경제에 대한 판단이 엇갈릴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세계적으로 제로금리 기조가 생각보다 더 길어지면 한은이 통화정책 역할 자체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제로(0.00~0.25%)금리를 생각보다 더 길게 유지할 수 있는데다, 심지어 마이너스 금리 도입 가능성까지 나오기 때문이다. 이 경우 한은도 기준금리가 아닌 수익률곡선제어 정책(YCC), 포워드가이던스(선제적 안내) 등 다른 도구를 꺼내야 한다.

◆저물가 시대 통화정책 고심= 전세계적인 저성장ㆍ저물가 기조 때문에 통화정책 목표인 '물가안정'에 대한 고민도 커질 수밖에 없다. 한은은 한은법 제1조에서 물가안정을 도모하고, 금융안정에 유의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현재 한은은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 2%를 목표로 잡고 있지만, 올해 물가는 0.3%로 전망돼 목표치에 턱없이 못 미친다. 인구구조 변화와 4차 산업혁명 때문에 앞으로도 2% 물가는 달성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있어 최근 학계를 중심으로 대안적 통화정책에 대한 필요성이 언급되고 있다. ▲물가수준목표제 ▲명목 GDP 목표제 ▲평균인플레이션 목표제 등이 대안책으로 제시된다.


장민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단기적으로는 경기ㆍ고용여건의 급격한 악화가 디플레이션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고, 중장기적으로도 생산가능인구 감소, 자산가격 불안요인 등이 상존하고 있다"며 "한은이 '디플레 파이터'로의 역할 전환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한은이 주요 선진국보다 앞장서 새 정책을 내놓기는 쉽지 않다. 장 선임연구위원은 "정책도입을 먼저 하긴 어렵겠지만, 물가 뿐 아니라 고용안정 등 우리나라 실정에 맞는 다른 목표를 추가하는 방식은 생각해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도입= 중국을 필두로 전 세계 중앙은행들이 앞다퉈 뛰어들고 있는 CBDC 역시 한은의 과제다. 한은은 연내 CBDC 도입에 따른 기술적ㆍ법률적 필요사항을 사전에 검토하고 내년에 파일럿 테스트를 시행한다. 당초 한은은 CBDC 발행 필요성이 크지 않다는 입장을 고수해왔지만, 최근 코로나19로 비대면 결제가 늘어나며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CBDC를 도입하려면 한은법 개정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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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은 CBDC 도입 시점은 아직은 먼 얘기지만, 우선은 도입시 효과와 부작용 최소화에 방점을 찍고 있다. 유희준 한은 금융결제국 디지털화폐기술반장은 "소외계층이 생기는 부작용이 있기 때문에 만약 CBDC를 도입한다고 하더라도 굉장히 점진적으로 도입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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