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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스 프리'의 두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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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요 대기업들 주4일·집중근무 등 다양한 실험 중
워라밸 실현 긍정 반응 속 임금감소 등 '냉혹한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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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황윤주 기자] 사회적 거리두기를 위한 장기 '재택근무' 후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평가는 다소 달랐다. 신 회장은 일본과 한국을 오가면서 '자가격리' 기간 등을 포함해 약 두 달간 진행한 재택근무와 화상회의의 경험에 대해 "의외로 효율적"이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반면 최 회장은 "워킹맘의 심정을 알게 됐다"며 근무 형태 변화 시 육아와 일을 병행하는 어려움 등 선제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있음을 몸소 체득했다고 했다. ICT의 비약 성장으로 물리적으로는 원격근무, 재택근무가 어렵지 않다는 게 기업들의 잠정적 결론이지만 성과 및 조직관리 측면에서의 효율성 담보가 숙제로 남았다.


3일 재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기업들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적절한 근무 형태를 찾기 위한 다양한 실험을 진행 중이다. 삼성전자 는 최근 일부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시적인 주 4일 근무를 허용했다. 주 40시간 근무를 모두 채운 상태라면 5일을 모두 출근하지 않아도 하루를 쉴 수 있는 개념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육아 부담을 느끼는 직원들을 배려하기 위해서다.

LG디스플레이 는 생산직 근무 체계를 기존 4조3교대에서 5조3교대로 전환하기로 하고 노사협의를 진행 중이다. 4조3교대에서 5조3교대로 근무체계가 바뀌면 사실상 주 4일 근무제 도입이라는 평가다. 5조3교대로 바뀌면 급여는 줄지만 여가 시간은 늘게 돼 선진국 기업들이 많이 채택하는 근무 형태 중 하나다.


SK하이닉스는 집중근무시간(코어타임) 제도 개선을 검토 중이다. 집중근무시간은 하루 중 사무직 직원이 반드시 근무해야 하는 시간을 말한다. 하지만 주 40시간 제도와 집중근무시간이 충돌하는 일이 벌어지면서 현재 제도 개선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SK이노베이션도 일부 부서를 대상으로 한 달에 1주일은 출근하고 나머지는 3주는 재택근무를 하는 실험을 시작했다. 테스트 기간 첫 1주는 사무실에서 집중 근무를 한 뒤, 이후 3주는 근무 장소에 대해 업무 지휘권자가 개입하지 않는 게 원칙이다. SK케미칼 과 SK가스도 지난달 말부터 2주간 자유근무 방식을 실험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기업들이 근무형태에 다양한 변화를 주고 있지만 속내는 복잡하다. 가장 큰 걱정은 근무형태 변화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부작용이다. 조직관리 측면에서 어려움이 크기 때문이다. 직장인 대다수는 감염병 예방 측면과 워라밸 실현 측면에서 근무형태의 변화를 적극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하지만 오로지 일의 성과만으로 평가받는 '냉혹한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국내 한 대기업 팀장은 "정말 무서운 제도"라며 "의무는 강요할 수 없고 책임은 리더가 다 져야만 한다"고 말했다.

팀원간 스킨십 감소로 인해 업무를 배울 기회가 줄어들고, 업무 특성상 재택근무가 불가능한 업종이나 부서의 경우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수 있다는 점도 해결해야 할 문제다. 또 다른 한 관계자는 "사실은 일감이 줄어서 근무시간을 줄이는 것인데 워라밸 실현으로 잘 포장됐다는 생각도 든다"며 "젊은 사람들은 주 4일제가 아직은 좋겠지만 일하는 시간이 줄면 임금도 줄어든다는 게 냉혹한 현실"이라고 말했다.




황윤주 기자 hyj@asiae.co.kr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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