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거리두기 기간 연예인 외출에 누리꾼 '분노'
한국인, 코로나19 확진보다 타인에 피해갈까 더 우려
전문가 "과한 비난 혐오로 이어져"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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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강주희 인턴기자] 서울 이태원 클럽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이 우려되는 가운데, 최근 연예인들의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 외출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감염병이 확산하고 있는 시점인 만큼 집단 시설 이용 등 외부 활동을 "자제했어야 한다"는 의견과 "연예인의 사생활에 관심과 비난이 지나치다"는 반응이 대립하고 있다.

전문가는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불안감과 스트레스가 타인에 대한 지나친 분노로 표출돼 혐오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지난 18일 한 매체는 유명 아이돌 그룹 멤버들이 지난달 25일 저녁부터 26일 새벽까지 이태원 일대의 음식점과 유흥시설 2곳을 다녀왔다고 보도했다.

이 기간은 지난 6일 이태원 집단 감염 최초 확진자(경기도 용인시 66번)가 발생하기 전이지만, 강도 높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시행하던 시점에 클럽, 술집 등을 방문한 이들에 대한 대중의 질타가 이어졌다.


이들에 대한 비판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생활 속 거리두기' 기간 중이던 지난 20일에는 연예인을 비롯한 유명인들이 서울시 청담동에서 패션계 유명인사 A 씨의 생일 파티에 대거 참석했다는 사실이 보도되면서 논란을 더욱 키웠다.


해당 생일파티를 다녀온 연예인들은 즉각 공식 입장을 내고 친한 지인의 초대에 선물을 전달하기 위해 잠시 들른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태원 클럽 집단 감염 발생 이후의 시기인 만큼 외출을 자제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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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꾼들은 "전 국민이 거리두기를 하는 시점에 파티를 즐기고 있는 모습은 안일한 행동이다", "장소가 어디였든지 간에 수십 명이 모여서 파티를 즐기고 마스크도 쓰지 않고 노는 모습은 보기 정말 안 좋다" 등 강도 높은 비난을 이어갔다.


반면, 연예인들의 사생활에 지나친 간섭과 비난을 가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한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에서 누리꾼 B 씨는 "클럽을 간 것은 잘못이지만, 일부 연예인들은 친한 지인들과 생일파티를 즐겼을 뿐인데 비난이 너무 과한 것 같다. 연예인은 외출도 하지 말라는 건가"라고 지적했다.


B 씨는 "사회적 거리두기는 집단시설 등 이용을 자제하라는 것이지 아예 외출을 하지 말라는 건 아니지 않나. 다들 어느 정도 외출은 하고 있다. 타인에게 직접적인 피해를 준 것이 아니라면 과한 비난은 지나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지난 2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마스크를 착용한 시민들이 지난 서울 여의도 일대를 지나가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지난 2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마스크를 착용한 시민들이 지난 서울 여의도 일대를 지나가고 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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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조사에 따르면, 사람들은 자신이 코로나19에 감염되는 것보다도 주변에 감염자가 있거나 자가격리를 어긴 이들이 있을 수 있다는 사실에 더 큰 불안감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명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가 지난 1월31일부터 5월15일까지 5차에 걸쳐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주변에 무증상 감염자가 있을까 두렵다'는 응답은 67.5%, '증상이 있어도 검사를 받지 않거나 자가격리하지 않는 이들이 있을까 두렵다'는 응답이 62.3%를 차지했다. 반면 '내가 환자가 될까 봐 무섭다'는 응답은 54.6%로 나타났다.


또한, 국민들은 '감염됐을 때 가장 걱정되는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내 감염으로 타인에게 미칠 영향'을 33.2%로 가장 높게 꼽았다. 경제 영향과 건강 영향이 각각 25%인 것보다 높게 나타났다.


타인에 민폐를 끼치는 상황에 대한 두려움이 큰 만큼, 사회적 거리두기·자가격리 등 방역 지침을 제대로 지키지 않은 이들에 대한 분노 심리 또한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는 이러한 불안감으로 인한 타인에 대한 분노 표출이 혐오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코로나19 감염병 전파 우려가 큰 상황에서 사람들은 이전에는 느끼지 못한 극도의 스트레스와 불안감을 느끼게 됐다"라면서 "이런 상황에서 나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고 있는데, 다른 사람들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보면 불만을 느끼게 된다. 특히 유명인들의 경우 그것이 겉으로 드러나게 되기 때문에 비난이 클 수밖에 없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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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감염병 우려가 크기는 하지만 사람들이 외출을 아예 안 할 수는 없다. 꼭 지켜야 하는 방역 지침을 준수했다면 타인에 대한 과도한 비난을 자제해야 한다. 지나친 비난과 분노 표현은 서로에 대한 혐오를 부추길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강주희 인턴기자 kjh81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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