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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철응 기자] 어찌 보면 묘하다. '국난'으로 명명된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더불어민주당이 177석의 거대 정당이 됐다. 전쟁 중에는 장수를 바꾸지 않는다는 심리가 작용했다는 해석은 납득될 수 있다. 흙바람이 거센 국민들의 삶에 '재난지원금'을 보내는, '곶간지기'로의 매력이 더해졌다는 점도 있겠다. 이유야 어찌 됐건, 초유의 사태에, 초유의 정치 지형이 형성됐다. 결과적으로 한국의 유권자들은 변화에 힘을 실어준 셈이 됐다.


이미 말은 달리고 있다. 채찍질을 어떻게, 얼마나 할 것이냐가 관건일 수 있다. 처음엔 또 하나의 감염병 사태가 왔고, 또 갈 것이라 섣불리 생각했지만, 이번엔 다르다. 초미세 바이러스가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고, 나아가 문명에 대한 반성마저 불러일으켰다. 인류가 살아온 방향과 방식에 대한 근본적 변화의 충격파로 작용하고 있다. 관성은 강력해서 외부 충격이 없이 본질적인 궤도 수정이 어렵다. 개인을 보더라도 대개 충격이 '다른 사람'으로 바꿔놓곤 하지 않는가.

이탈리아 베니스는 상징적이다. '물의 도시'라는 이름이 무색하게 오염에 시달렸던 운하가 최근에는 바닥이 보일 정도로 맑아졌다고 한다. 가스실을 방불케 했던 인도 뉴델리의 하늘 역시 제 모습을 찾아가고 있다. 인류는 자연과의 평화롭고 지속가능한 공존을 후순위로 밀어놨다는, 적나라한 반증처럼 각인된다.


좀 '작은' 얘기지만, 한국에서는 쇠똥구리가 사라진 지 오래다. 농약과 항생제 사료 때문이다. 생태계에서 배설물 처리의 한 축이 사라진 것으로, 결코 작지만은 않은 얘기인 셈이다. 지난해에는 정부가 나서 외국 쇠똥구리를 들여와 복원 증식을 시도하고 있다. 얻는 것이 있으면 잃는 것도 있다. 무엇이 본질적인지를 돌아보게 한다.

정부와 여당은 포스트 코로나를 위해 '뉴딜'을 들고 나왔다. 디지털에 이어 바이오와 그린 분야로 확대해나갈 방침이다. 민주당이 주도권을 갖게 됐지만 야당이라고 다른 배를 타고 있는 것은 아니다. 다시 말해 정치의 과제일 따름이다. 인류사적 변화의 국면에 당리당략이란 얼마나 좀스러운가. 여론은 직시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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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으로 한국에는 기회다. 방역 선진국으로 자리매김하게 됐고, 앞으로의 변화에도 선도적인 모습을 보여준다면 이 충격은 질적 도약의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아픔 속에서 성장하는 희망의 씨앗을 기대한다.


박철응 기자 he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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