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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그날엔…] '보수 블루칩'의 추락, 황교안 2019년 1월 '의문의 첫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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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참패 후폭풍, 보수 대선주자 0순위 입지 흔들…너무 이른 등판? 정치 이미지 소진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정치, 그날엔…’은 주목해야 할 장면이나 사건, 인물과 관련한 ‘기억의 재소환’을 통해 한국 정치를 되돌아보는 연재 기획 코너입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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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지도자는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게 아니다. 수많은 정치인이 권력 언저리까지 다가서지만 시대정신을 선도할 정치 지도자의 반열에 오르지 못하고 사라진다. 기대감을 한 몸에 받다가도 정치적인 고비를 넘지 못한 채 한계를 노출하기 때문이다.

정치인 황교안은 어떤 인물이었을까. 2017년 5월 대선 패배의 아픔을 경험한 보수 정치에서 황교안은 첫손가락에 꼽히는 블루칩이었다. 황교안의 정치 등판은 그 자체로 정가의 관심사였다. 정치라는 거대한 바둑판의 ‘첫 수’를 어떻게 놓을 것인지 관심이 집중됐다.


정치인 황교안이 블루칩으로 대접받은 이유는 ‘대안 부재’라는 한계와도 관련이 있다. 대선 주자로 나섰던 정치인 홍준표와 유승민이 각각 패배의 쓴맛을 본 후 보수 정치의 희망이 돼줄 존재가 필요했다. 이른바 긁지 않은 정치 복권에 대한 갈망이다.


정치인 황교안은 검사, 특히 공안 검사로 살아온 인물이다. 보수 유권자 입장에서 그의 이력은 플러스 요인이다. 게다가 법무부 장관에 국무총리, 대통령 권한대행에 이르기까지 이력만 놓고 본다면 누구와 비교해도 부족하지 않은 인물이다.

하지만 2022년 대선을 책임질 인물이 되려면 가장 중요한 ‘무엇’이 필요했다. 바로 정치 지도자로서의 검증이다. 보수 정치의 블루칩으로 대접받던 황교안에게 2019년 1월15일은 중요한 날이다.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15일 국회에서 자유한국당 입당원서에 서명을 마친 후 김병준 비대위원장에게 전달하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15일 국회에서 자유한국당 입당원서에 서명을 마친 후 김병준 비대위원장에게 전달하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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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에 뛰어들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정치인 황교안은 이날 자유한국당 입당 기자회견을 통해 “문재인 정부와 맞서 싸우는 강력한 야당이 되는 게 첫 번째 과제”라면서 “나라 상황이 총체적 난국”이라고 주장했다.


야당의 선명성을 강조한 발언이다. 강한 야당이라는 슬로건은 좋았지만 정치 지도자로 연착륙하기 위해서는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야당 정치인 중에서는 황교안보다 더 뛰어난 투쟁력을 검증받은 이가 하나둘이 아니다. 하지만 그들 모두가 정치 지도자로 대접받는 것은 아니다.


국민이 정치인 황교안에게 기대한 것은 대한민국을 이끌어갈 청사진이다. 그에게 나라를 맡겼을 때 더 좋아질 것이란 믿음과 확신이 필요했다는 얘기다. 그런 의미에서 정치인 황교안의 정치 입문 시기를 되돌아 볼 때 준비가 철저했는지는 되물어볼 일이다.


자유한국당 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를 앞두고 정치 입문을 선언한 게 옳았는지 생각해봐야 한다는 의미다. 제1야당 대표는 중요한 자리다. 정치인 황교안의 입문 시기는 야당 대표 선출 시기와 맞물려 있다. 기회를 놓치면 평당원으로서 정치적인 미래를 모색해야 한다.


27일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차기 당 대표와 최고위원을 선출하기 위한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로 선출된 황교안 후보가 '입양전야' 노래를 부르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27일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차기 당 대표와 최고위원을 선출하기 위한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로 선출된 황교안 후보가 '입양전야' 노래를 부르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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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정치력에 대한 준비 과정 없이 중책을 맡을 경우 뜻을 펼쳐보기도 전에 한계를 노출할 수 있다. 정치인으로서 담금질의 과정을 거친 뒤 자신의 승부수를 띄워야 할 때 여의도행을 선택하는 게 옳은 선택일 수 있었다는 얘기다.


결과적으로 정치인 황교안은 1차 목표를 이뤘다. 2019년 2월27일 자유한국당 전당대회에서 승자가 됐다. 정치전문가 다수가 예상했던 결과다. 황교안 후보는 당 대표 경선에서 50.0%(6만8713표)를 얻어 오세훈(31.1%·4만2653표), 김진태(18.9%·2만5924표) 후보에게 승리했다.


한국당은 정계 입문 한 달 밖에 안 된 정치신인에게 당의 미래를 맡겼다. 황교안 대표 당선자는 “내년 총선 압승과 2022년 정권 교체를 향해 승리의 대장정을 출발하겠다”면서 “문재인 정권의 폭정에 맞서 국민과 나라를 지키는 치열한전투를 시작하겠다”고 다짐했다.


정치인 황교안이 밝힌 것처럼 그의 당면 과제는 총선 승리를 견인하는 것이었다. 총선에서 승리한다면 반전의 계기를 마련해 2022년 정권 탈환의 꿈을 키울 수 있다. 하지만 총선에서 패배한다면 정치생명 자체를 위협받을 수 있다. 이는 2019년 1월 정치인 황교안이 여의도 무대에 뛰어들을 때부터 예견된 운명이다.


21대 총선은 정치인 황교안이 이끄는 제1야당의 참담한 패배로 끝이 났다. 본인은 서울 종로에서 여야 대선주자 맞대결을 펼친 끝에 참패했다. 4월15일 총선 당일 대표 자리에서 물러났다. 정치 입문 1년여 만에 위상은 급격히 추락했다.


보수 대선주자 부동의 1위라는 입지는 흔들렸다. 오마이뉴스가 리얼미터에 의뢰해 지난 20~24일 전국 18세 이상 성인 남녀 2552명을 대상으로 ‘4월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를 진행한 결과, 이낙연 전 국무총리는 40.2%로 압도적인 1위를 질주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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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 황교안은 6.0%로 4위를 기록했다. 지난 조사보다 13.4% 포인트 추락한 결과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


한때 보수 정치의 블루칩 대접을 받던 황교안에 대한 기대감은 예전 같지 않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친황체제’를 구축했다는 분석이 나왔지만 총선 패배 이후에는 상황이 달라졌다. 심지어 정치인 황교안의 재기가 가능할지 의심스럽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그는 정말로 대권 레이스에서 멀어진 것일까.


보수의 대안으로 떠오르던 황교안이 다른 선택을 했다면 어땠을까. 총선이 끝나고 다시 보수의 대안 부재론이 증폭되는 상황이다. 2020년 5월에 여의도 무대 참여 선언을 했다면 2022년 대선레이스는 다른 그림이었을까. 정치는 타이밍이다. 정치인 황교안은 2019년 1월이 정치입문의 적기라고 판단했을지 모르나 본인의 정치생명을 위협하는 결과가 되고 말았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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