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 '2020 보통사람 금융생활 보고서'
가구 평균 月 486만원 벌어 241만원 써…1년새 소득 10만원 증가했지만 소비는 3만원 늘려
상위 20% 부동산 자산이 하위 20%의 12.3배로 양극화 심화
주52시간제, 불경기로 10명 중 1명 꼴로 투잡족

[보통사람 보고서]저소득층 투잡 뛸 때, 고소득층 부동산 자산 늘었다(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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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대한민국 '보통가구'는 지난해 월 평균 486만원을 벌어 절반인 241만원을 쓴 것으로 나타났다. 월 소득은 전년 대비 평균 10만원 증가했지만 소비는 3만원 늘리는 데 그쳤다. 불확실한 경제 상황 속에서 소득 상승률이 둔화되자 허리띠를 졸라맸고, 남은 소득은 가계 여유자금으로 남겨뒀다. 팍팍한 살림살이 속에 본업ㆍ부업을 병행하는 '투잡족'은 늘어난 반면 집값 상승으로 고소득ㆍ저소득 가구 간 부동산 자산 격차는 더 커져 양극화가 심화됐다.


月 486만원 벌어 절반 썼다…팍팍한 살림에 소비 찔끔 늘려

신한은행은 27일 발표한 '2020 보통사람 금융생활 보고서'에서 이같이 분석했다. 이는 전국 만 20∼64세 경제활동자 1만명(95% 신뢰 수준, 오차 범위 ±0.98%p)을 대상으로 지난해 9~10월 이메일 설문 조사를 실시한 결과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월 평균 가구 소득은 486만원으로 전년(476만원) 대비 10만원 늘었다. 모든 구간에서 소득이 증가했지만 전년 월 소득 상승액(14만원)에는 못 미쳤다. 소득 상승률이 둔화되자 소비는 241만원으로 전년(238만원) 대비 3만원만 늘렸다. 식비가 50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교통ㆍ통신비에 36만원, 교육비에 28만원, 월세ㆍ관리비에 26만원을 썼다.


신한은행은 "기본 생활비인 식비, 교통ㆍ통신비, 월세ㆍ관리비는 전년 대비 각각 1만~2만원 증가에 그쳤다"며 "불확실한 경제상황 속 가구소득이 정체되면서 지출을 늘리지 못하고, 2018년 지출행태를 지난해에도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월 저축ㆍ투자는 117만원, 부채상환은 41만원으로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기존의 투자상품 저축액을 줄이고, 안정적인 적금ㆍ청약 및 보험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조정했다. 나머지 87만원은 가계 잉여자금으로 남겼으며 비중은 17.2%에서 17.9%로 확대했다.


빚이 있는 가구 수는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부채 보유율이 52.8%로 전년(57.2%) 보다 감소한 것. 반면 부채 보유 가구의 평균 부채잔액은 8313만원으로 전년(7249만원) 대비 1064만원 늘었다.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가구 총자산은 전년(4억39만원) 대비 1958만원 증가한 4억1997만원을 기록했다. 자산의 76% 비중을 차지하는 부동산 자산이 1525만원 늘었고 금융자산과 자동차를 포함한 기타자산은 각각 219만원, 214만원 증가했다.


계층별 부동산 자산 양극화 심화…상·하위 20% 간 격차 11.6배→12.3배로
7억짜리 아파트 샀더니 3년 간 대출금 만큼 상승

소득 계층별 소득격차는 전년과 비슷했다. 상위 20%에 해당하는 소득 5구간은 월 902만원, 하위 20%에 해당하는 소득 1구간은 189만원을 벌어 격차가 4.8배로 전년 수준을 유지했다.


반면 소득 계층별 부동산 자산 양극화는 심화됐다. 총자산 중 가장 비중이 큰 부동산은 소득이 높을수록 규모가 크고 2018년 대비 자산 상승폭이 커서다. 가구소득당 부동산 자산 규모는 소득 상위 20%가 6억9433만원으로 전년(6억6307만원) 대비 3126만원 늘었고, 하위 20%는 5644만원으로 전년(5699만원) 보다 55만원 줄었다. 이들의 부동산 자산 격차는 2018년 11.6배에서 2019년 12.3배로 더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자산을 포함한 총 자산 규모 차이는 상위 20%가 8억8294만원의 자산을 보유해 하위 20%(9592만원)의 9.2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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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여력이 된다면 최대한 많은 대출금을 끼고 비싼 집을 구입할 수록 시세차익이 커지는 '부익부 빈익빈' 현상도 두드러졌다. 지난 3년 간 7억원 이상 아파트를 구매한 사람은 집값 상승으로 대출원금의 80%가 넘는 시세차익을 얻은 것.


지난 3년 간 7억원 이상 아파트 구입 당시 받은 대출원금은 평균 1억9864만원으로 집계됐다. 대출금 비중은 집값의 21% 수준이다. 대출을 받아 구매한 시점 이후 아파트값 상승액은 평균 1억6629만원으로 대출금의 84%에 달했다. 대출금에 가까운 규모의 차익을 얻은 셈이다.


5억원대 이상 아파트로 범위를 넓혀 보면 지난 3년 간 이 가격대의 아파트를 구매한 사람의 경우 구매 당시 받은 대출원금 절반 이상의 가격이 오른 것으로 파악됐다. 5억~6억원대 아파트 구입시 평균 대출금은 1억8307만원이며 그간 아파트값 상승액은 1억224만원을 기록했다. 대출금의 56%나 아파트값이 오른 것이다.


아파트 구매금액이 높을수록 구매 후 가치는 상승했다. 7억원 이상 아파트는 평균 1억6629만원, 5억~6억원대 아파트는 평균 1억224만원이 올랐고 4억원대 아파트는 7296만원, 3억원대 아파트는 4592만원이 상승했다. 각각 대출금의 56%, 42%, 31% 수준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아파트 구매를 위해 대출이 불가피했지만 부동산 가격이 크게 상승하면서 자산 증식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반면 같은 기간 저가 아파트의 상승률은 미미했다. 1억원대 이하 아파트는 670만원(대출금의 9%), 2억원대 아파트는 1626만원(대출금의 13%) 오르는데 그쳤다. 구매 대금의 절반 이상을 대출로 충당했지만 3년 내 전국 아파트 구매자의 집값 평균 상승률 14%에는 못 미쳤다.


집값 대비 대출금 비중은 집값이 높을수록 낮았다. 집값이 7억원 이상인 경우 21%, 5억~6억원대는 33%, 4억원대는 41%인 반면 1억~2억원대는 53%에 달했다.


같은 기간 거주 목적으로 아파트를 구매한 경우 지역별 집값 상승률은 서울이 21%로 가장 높았다. 경기ㆍ인천은 14%, 5대 광역시는 12%, 기타 지방은 7% 상승했다.


이들은 최근 구매한 아파트가 현재 가치 대비 향후 3년 내 20% 이상 더 오르면 아파트를 팔 의향이 있다고 응답했다. 서울은 25%, 경기ㆍ인천은 26%, 지방 5대광역시는 26%, 기타 지방은 22% 상승을 희망했다. 지난 3년간 서울 아파트 구매자 이상의 투자 수익을 기대하고 있는 셈이다.


최악의 불경기, 팍팍한 살림살이에 투잡족은 늘었다

소득이 상대적으로 낮은 경우 살림살이는 더욱 팍팍해졌다. 주 52시간제로 인한 월 소득 감소, 경기불황 및 고용 불안감 등으로 생활이 어려워지자 경제활동자 10명 중 1명은 본업과 부업을 병행하는 '투잡족'으로 활동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년 전 12.5명 중 1명 보다 늘어난 수준이다. 그러나 투잡을 뛰어도 월 평균 부업을 통해 번 돈은 본업(228만원)의 4분의1 수준인 54만원에 그쳤다.


투잡족 비율은 2018년 8.1%에서 지난해 10.2%로 증가했다. 향후 투잡계획이 있다는 응답자 비율도 24.5%나 됐다. 경제활동을 하는 사람들의 3분의1이 현재 투잡족이거나 잠재적 투잡족에 해당하는 셈이다.


현재 투잡을 갖고 있는 사람들의 본업ㆍ부업 병행 이유는 필요한 목적자금 마련을 위한 생계형이 65.7%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여가형 11.8%, 자기계발형 11.7%, 취미형 10.8% 순이었다.


투잡족의 본업 직종은 사무직ㆍ공무원이 45.7%로 비중이 가장 컸고 프리랜서가 16.6%, 자영업자가 15.5%, 판매 서비스ㆍ기능ㆍ생산직이 11.8%로 뒤를 이었다.


신한은행은 "생계형 투잡족은 소득이 불규칙한 자영업자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고 여가형은 소득 수준이 높은 전문직 등으로 본업 특성에 따라 투잡 유형도 차이를 보였다"며 "생계형 투잡족의 부업 직종은 대리운전ㆍ택배 기사, 재택 부업, 사무보조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투잡족 유형별로 여가형의 경우에는 학원 등 파트타임 강사, 자기계발형은 통ㆍ번역, 취미형은 취미ㆍ재능 거래 튜터 직종이 각각 부업 1위를 차지했다.


투잡족의 본업 수입은 한 달 평균 228만원으로 원잡족 월 수입(323만원) 대비 95만원 적었다. 다만 부업에 매달 평균 45.5시간을 투입해 54만원의 추가 소득을 벌어 총 소득은 282만원으로 집계됐다. 원잡족과 비교하면 여전히 41만원 적은 수준이다.


투잡족의 부업 급여는 시급으로 환산하면 1만2000원이 정도다. 2019년 최저 시급 8350원 대비 1.4배 높은 수준이다. 본업 근로 활동 외에 한달 30일 동안 매일 1시간 30분씩 더 일해야만 했다.


향후 투잡 계획이 있는 사람들의 월평균 소득은 310만원이며 이들은 부업을 통해 109만원 더 벌기를 바라는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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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 관계자는 "주52시간으로 월 소득이 줄고 경기불황 및 고용시장 불안감 등이 투잡 선택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며 "본업의 기술 또는 본인의 장기를 활용할 수 있어 투잡 시급은 높을 수 있다. 본업과 부업을 병행하는 일이 녹록지는 않겠지만 앞으로 투잡족 더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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