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영 차관 임명, 사법개혁 충돌보다는 대화·설득…문 대통령 의중 반영된듯
"합리적인 사람…검찰개혁 추진 적임자" 평가
[아시아경제 최석진 기자, 김형민 기자] 신임 법무부 차관에 발탁된 고기영 서울동부지검장(55ㆍ사법연수원 23기)에 대해선 검찰 내에서도 '합리적ㆍ안정적'이란 평가가 지배적이다.
9부능선을 넘은 사법ㆍ검찰 개혁의 세부 내용을 마련하면서 검찰과의 소통에 집중하겠다는 대통령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의중이 반영된 인사로 풀이된다.
고 신임 차관은 추 장관을 도와 2달여 앞으로 다가온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출범을 준비하고 검경 수사권 조정 후속 작업 마련 등을 추진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사법연수원 동기인 윤석열 검찰총장(60ㆍ23기)과 부딪히는 모양새보다는 대화하고 설득하는 방식으로 문제를 풀어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1997년 서울지검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한 그는 평검사 시절인 2000년 법무부 핵심부서인 검찰2과에 근무한 경력이 있다. 이후에도 2005년 부산지검 재직 당시 법무부 정책기획단에 파견돼 근무했고, 현 정부 들어 2017년 법무부 범죄예방정책국장에 임명되며 검사장으로 승진했다.
이밖에도 ▲대검 검찰연구관 ▲대검 공안3과장 ▲서울중앙지검 형사5부장 ▲대검 강력부장(검사장) ▲춘천지검장 ▲부산지검장 등 검찰 내 요직을 두루 고쳤다. 특수나 공안 등 어느 한쪽 분야에 치우치지 않고 법무부나 대검의 기획ㆍ정책 부서와 일선 수사 부서를 두루 거쳤다.
고 지검장은 지난 1월 추 장관이 취임한 뒤 곧바로 단행한 인사에서 서울동부지검장에 임명됐다. 서울동부지검장은 4개의 재경지검장 중 선임 자리다. 취임 당시 '겸손하고 절제된 검찰권 행사'를 강조했던 그는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의 감찰 무마를 지시한 혐의 등으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불구속 기소했다. 동부지검장 취임 3개월 만에 차관으로 승진하게 되면서 그에 대한 현 정부의 두터운 신임이 확인된 셈이다.
그를 잘 아는 검찰 고위간부 출신 A씨는 "상당히 합리적인 사람"라며 "검찰개혁 등 문제에 있어서도 윤 총장과 크게 마찰을 일으킬 사람은 아니다"고 평가했다. 그동안 누차 갈등하는 모습을 보였던 법무부와 검찰 사이 소통에도 진전이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검찰 내에서도 나온다.
법무부 차관 인사가 베일을 벗으면서 이제 관심은 김오수 현 법무부 차관의 행보에 쏠리게 됐다. 애초 차관급인 금융감독원장 기용설이 있었지만, 이날 인사에 포함되지 않음에 따라 장관급으로 영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국민권익위원장이나 금융위원장이 거론된 바 있다. 이중 권익위원장은 검찰개혁과도 맞닿아 있다. 법무부 산하 법무ㆍ검찰개혁위원회는 지난해 12월 국민권익위에 검찰의 위법ㆍ부당한 수사 절차를 조사할 권한을 갖는 '검찰 옴부즈만 제도'를 수용하라고 권고안을 내놓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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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차관이 권익위원장으로 이동할 경우 검찰을 압박하며 관련 작업을 추진할 수 있다. 김 차관은 최근 발생한 라임ㆍ신라젠ㆍ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 등 대규모 금융피해사건과 관련, 금융시장을 개혁할 적임자로도 꼽혀왔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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