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개발지구는 매입비 그대로 vs 민간택지는 사실상 공시지가로
택지비 산정 이중잣대로 커지는 분양가 논란

토지 경쟁입찰방식 탓에 덕은지구 분양가 급상승
마포 아파트 가격과 맞먹어
"공급방식 개선" 진화 나선 정부

업계, '불합리한 정책' 성토
7월 민간택지 분상제 앞두고 "택지비, 시세 수준 맞춰야"

어디는 토지 매입비, 어디는 공시지가?… 택지비 이중잣대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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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춘희 기자] 덕은지구 내 두 단지의 고분양가 논란을 계기로 분양가 산정의 핵심 중 하나인 택지비를 둘러싼 논란이 확대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택지 매입비 등이 그대로 적용되는 도시개발지구와 달리 사실상 공시지가에 기반한 민간택지비 계상이 지속되는 한 적정 분양가를 둘러싼 논란이 지속될 것이란 불만이 나온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이날 사이버견본주택을 열고 분양 일정에 돌입한 경기 고양시 덕은지구 'DMC리버파크자이(A4블록)'와 'DMC리버포레자이(A7블록)'의 3.3㎡당 평균 분양가는 각각 2583만원과 2630만원으로 책정됐다. 84㎡(전용면적) 기준 DMC리버파크자이는 8억1080만~8억8590만원, DMC리버포레자이는 8억2350만~8억9910만원 수준이다.

지난해 11월 같은 지구에 공급된 '중흥S클래스'(A2블록) 같은 면적이 5억4600만~6억2900만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최대 3억원가량 더 비싸다. 서울 핵심지인 양천구 '호반써밋 목동'의 분양가 7억2250만~8억780만원보다도 높다. 인근 서울 마포구 상암동 '상암월드컵파크 9단지' 같은 면적 최근 실거래가와도 비슷한 수준이다. "서울지역 기존 아파트와 비슷한 가격이면 분양의 이점이 없는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결국 덕은지구 분양가 논란은 공공택지 내 아파트를 분양가상한제로 규제하고 민간택지도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보증을 통해 사실상 통제하면서 주변 시세에 턱없이 못 미치는 가격 정책을 유지하고 있는 정부 정책의 문제점을 고스란히 노출시켰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러한 고분양가가 가능했던 것은 덕은지구의 특수성에 있다. 덕은지구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나 지방 공사 등이 정한 토지 분양가를 기준으로 추첨 입찰이 이뤄지는 보통의 공공택지가 아니라 토지 분양 과정에서 가격 경쟁 입찰이 이뤄지는 도시개발지구다. 분양가상한제를 적용받기는 하지만 경쟁 입찰 과정에서 토지 분양가가 높을 경우 산정 택지비도 높아져 주택 분양가가 높아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실제로 A4ㆍA7블록의 토지 낙찰가는 3.3㎡당 1815만원, 1729만원으로 A2블록 1201만원의 1.5배가량이다.


비판이 쏟아지자 국토교통부도 진화에 나섰다. 도시개발사업지구의 공급 방식을 개선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택지지구처럼 경쟁이 아닌 추첨제로 바꾸는 방안이 점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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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도시개발지구가 아닌 민간택지 아파트의 분양가 산정 자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당장 오는 7월 말부터 적용되는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의 택지비 산정이 너무 비현실적이라는 이유에서다. 업계는 정부가 수용 등을 통해 조성하는 만큼 택지비를 낮출 수 있는 공공택지와 달리 민간택지는 택지비가 인근 토지 시세와 비슷한 게 합리적이라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국토부는 주택법에 따라 민간택지 내 분양가상한제 주택의 택지비가 감정평가액을 기준으로 산정된다며 문제가 없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여기에는 함정이 있다. 국토부는 감정평가액인만큼 엄연히 공시지가와 다르다는 입장이지만 실질적으로는 두 가격 사이에 유의미한 차이가 있다고 보기는 힘들다. 현행 '공동주택 분양가격의 산정 등에 관한 규칙'에서는 공공택지 외의 택지는 표준지공시지가를 기준으로 산정토록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때 "신청일 현재 현실화 또는 구체화되지 않은 개발 이익을 반영해서는 안 된다"고도 규정하고 있다.


공시지가가 실제 시세에 비해 턱없이 낮은 상황에서 재건축·재개발 조합들의 불만이 쌓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정부가 최근 토지를 포함한 공시가격 전반의 현실화율을 끌어올리겠다고 하고 있지만 여전히 올해 기준으로도 공시지가 현실화율은 65.5%에 불과하다. 일부 재건축·재개발 조합은 최근의 높은 공시지가 상승률에 기대를 걸고 후분양을 검토하기도 하지만 이 역시 쉽지는 않다. 2~3년 이후 분양하더라도 애초에 공시지가가 시세 대비 낮은 탓에 자금 조달 부담 등을 감안하면 별 이득이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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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사 택지비가 높아지더라도 지자체 분양가 심의도 난관이다. 현재 지자체 분양가심의위원회를 통해 분양가를 산정하는 공공택지 곳곳에서 잡음이 끊이지 않기 때문이다. 최근 결국 분양가 심의결과대로 분양을 했던 한 건설사 관계자는 "한 때 행정소송까지도 검토해봤지만 결국 포기했다"며 "각종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분양가가 깎이는 경우가 많다"고 토로했다.


이춘희 기자 spr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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