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거니즘은 동물 모피반대 운동을 포함해 비건패션과 비건화장품 등으로 점점 확산되고 있습니다. 모피 반대운동을 펼치고 있는 모델들.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비거니즘은 동물 모피반대 운동을 포함해 비건패션과 비건화장품 등으로 점점 확산되고 있습니다. 모피 반대운동을 펼치고 있는 모델들.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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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1명의 완벽한 비건보다 10명의 비건 지향인이 낫다"는 말을 아시나요?


요즘 채식주의를 통칭하는 '비거니즘(veganism)' 열풍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비거니즘은, 친환경과 동물 복지 등 소비의 윤리적 측면이 강조되면서 동물성 제품을 섭취하지 않는 식습관을 일컫는 것입니다.

환경 변화로 인한 각종 가축 질병이 유행하고 있는 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불러온 원인의 하나로 인간의 비윤리적 육식 등이 문제점으로 지적되면서 무분별한 육식에 대한 경각심이 커졌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됩니다.


채식은 보통 8단계로 나뉘고, 더 세밀하게 11단계까지 나누기도 합니다. 채식을 시작하는 단계를 비건이라고 하지는 않습니다. 각 단계별로 살펴보면, 먼저 주로 채식을 하지만 때때로 상황에 따라 모든 육식을 섭취하는 '플렉시테리언(Flexitarian)'이 있습니다.

'세미베지테리언(Semi-vegetarian)'이라고도 하는데, 'Flexi-'라는 단어에서 유추할 수 있는 것처럼 유동적이라는 의미입니다. 탕이나 찌게를 나눠 먹는 한국의 음식문화 아래서는 채식을 유지하기가 어려운 만큼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 등을 의식해 선택하는 단계가 플렉시테리언이라고 합니다.


다음으로 닭고기 같은 가금류는 섭취하지만 붉은 살코기, 붉은 살 생선은 섭취하지 않는 '폴로테리언(Pollotarian)'이 있습니다. '폴로베지테리언(Pollo-vegetarian)'이라고도 하는데 'Pollo'는 이탈리어로 '닭고기'라는 뜻입니다. 닭고기와 유제품, 달걀 등을 통해 단백질을 섭취하기 때문에 다이어트나 건강 관리를 위해 선택하는 식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붉은 고기, 흰 살 고기, 가금류를 섭취하지 않고 생선, 계란 등의 알 종류 등을 섭취하는 세미베지테리언이 있는데 이들은 '페스코 베지테리언(Pescetarian)'이라고 합니다. 'Pesco'는 스페인어로 생선, 낚시 등을 뜻하는데, 인간의 육류 섭취가 불러오는 환경적인 문제에 대한 경각심이 높은 사람들이 주로 선택하는 식습관이라고 합니다.


유제품과 계란 등의 알류 만 먹고, 모든 고기류와 생선류는 섭취하지 않는 사람들은 '락토 오보 베지테리언(Lacto-ovo-vegetarian)'이라고 합니다. 'Lacto'는 우유, 'Ovo'는 알이라는 뜻입니다. 락토 오보 베지테리안에서 좀 더 심오한 철학으로 식습관을 이어가는 사람들은 '오보 베지테리언(Ovo-vegetarian)'이라고 부릅니다.


모든 고기류, 생선류, 우유 등의 유제품은 섭취하지 않고 계란 등의 알류 식품만 섭취하는데 '난소 채식인'이라 부르기도 합니다. 우유를 생산하기 위해 젖소를 임신 시키고, 송아지가 태어나면 어미 젖소에게서 젖을 먹이지 않기 위해 어미에게서 떼어 놓고, 원치 않는 수컷 송아지는 학살하는 등의 도축 관행에 반발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계란은 인위적으로 수정하지 않고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오보 베지테리언이 된다고 합니다.


알 대신 우유를 선택하는 사람들은 '락토 베지테리언(Lacto-vegetarian)'이라고 합니다. 우유를 뜻하는 'Lacto'에서 알 수 있 듯 모든 고기류, 생선류, 알류는 섭취하지 않고 유제품만 먹습니다. 소를 신성시해 인구의 40%가 육식을 하지 않는 인도의 경우 락토 베지테리언이 가장 많다고 합니다.

육식 반대 시위를 벌이는 젊은 세대의 모습. 이제 이들을 무작정 외면할 시기는 지났습니다. 우리 식탁의 불편한 진실을 함께 논의해 새로운 미래 먹거리 문화를 만들어 나가야 할 때가 아닐까요?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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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 채식주의자'라고 표현할 수 있는 '비건'의 직전 단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엄격한 채식주의자라는 의미로 '스트릭트 베지테리언(Strict-vegetarian)'이라고 합니다. 모든 고기류, 생선류, 알류, 유제품을 섭취하지 않고, 꿀과 벌집을 녹여 불순물을 제거해 압착한 밀랍은 섭취합니다.


최종 단계가 '비건(Vegan)'입니다. 흔히 비건이라고 일컫는 단계지요. 모든 동물성 식이나 동물에서 부가적으로 얻어지는 모든 음식을 섭취하지 않습니다. 비거니즘은 동물성 제품을 섭취하지 않는 식습관 뿐 아니라 그런 철학을 일컫기도 합니다. 따라서 식습관은 물론 가죽 제품과 오리털, 동물 화학 실험제품 등 동물성 제품도 사용하지 않습니다.


그 외 익히지 않고 생으로 먹을 수 있는 음식만 섭취하는 '로 비건(Raw vegan)', 식물에서 난 열매 만을 섭취하는 '프루테리언 (Fruitarian)' 등이 있는데 이들은 영양소 결핍으로 질병에 시달리기도 한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만 있는 단계로 '비덩주의(非덩어리)'를 꼽기도 합니다. 우리나라 음식 대부분에 소고기, 돼지고기, 멸치, 조개류 등의 육수를 사용하기 때문에 육식을 피하기가 어렵기에 굳이 이 단계가 생겼다고 합니다. 즉, 의도치 않게 육수를 마시는 것은 허용이 된다는 말입니다.


비건이나 비거니즘을 추구하는 사람들은 보다 엄격한 생활을 요구 받는 것입니다.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며 먹고 마시는 생활이 일상인 현대인의 현실과는 괴리된 생활 습관일 수 있습니다. 그래도 비거니즘을 실천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은 고무적입니다.


'1명의 완벽한 비건보다 10명의 비건 지향인이 낫다'는 말이 있습니다. 지구의 환경을 지키고, 가족과 개인의 건강을 위해, 다음 세대에 보다 나은 환경을 물려주기 위해서 적절한 단계의 비거니즘을 선택해 실천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 굳이 완전 채식주의자가 될 필요는 없다는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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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식탁의 불편한 진실들을 알면서도 외면하기에는 이제 너무 멀리 왔습니다. 유행을 따르기 보다 건강과 환경을 위해 비윤리적인 제품을 구매하지 않고, 미래 먹거리 문화를 새롭게 정립한다는 차원에서 비건에 도전해보면 어떨까요?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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