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인해 일부 국가 봉쇄령 내리며 외국인 근로자 입국 미뤄져
전국 농촌 평균 고령인구 46.4%…외국인 계절 근로자에 의존
UN "외국인 근로자, 세계 농업서 주요 역할…부족하면 식량 가격 상승할 수도"

배추밭에서 일하는 외국인 계절 근로자 / 사진=연합뉴스

배추밭에서 일하는 외국인 계절 근로자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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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주형 인턴기자] #강원도 춘천시에서 감자 농사를 짓는 임모(56) 씨는 최근 고민에 빠졌다. 감자 파종 시기가 지나가고 있지만 올해는 외국인 근로자 일손을 구하는 게 너무 힘든 탓이다. 임 씨는 "온 가족을 동원해서 일하고 있지만 작업량에 비해 일손은 턱없이 부족하다"며 "이러다가 농사 시기를 놓치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고 불안한 심경을 토로했다.


농번기를 맞이한 전국 농가들이 일손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외국인 계절 근로자 입국이 끊기면서 노동력에 공백이 생겼다. 일각에서는 제때 농사가 이뤄지지 못해 생산량이 줄어들면 식량 부족 사태가 일어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올해 법무부는 48개 시·군에 총 4797명의 외국인 계절 근로자를 배치했다. 이 중 강원도 11개 시·군 농가에 배치되는 입국 예정인원은 1404명에 이른다. 그러나 코로나19가 전세계로 확산하며 필리핀·베트남·키르기스스탄 등 일부 국가들이 봉쇄령을 내리면서 계절 근로자들의 입국도 수개월씩 미뤄지고 있다.


외국인 근로자는 한국 농가에서 필수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대부분 농촌이 초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일손 부족을 겪는 탓이다.

지난해 통계청 '농림어업 조사결과'에 따르면 전국 농촌 평균 고령 인구 비율은 46.4%에 이르렀다. 이에 따라 농촌은 단기 취업 비자를 받아 특정 계절에만 농사일을 하는 계절 근로자들에 의존하고 있다. 지난해 전국 농촌에서 일한 계절 노동자 숫자만 4만8300여명에 육박했다.


지난 2016년 4월4일 강원 춘천시 외곽 한 농촌마을에서 농부가 홀로 비닐을 씌우는 작업을 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지난 2016년 4월4일 강원 춘천시 외곽 한 농촌마을에서 농부가 홀로 비닐을 씌우는 작업을 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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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이 이렇다 보니 외국인 근로자를 제때 수급받지 못해 농사가 이뤄지지 않으면 채소·과일 등 물가가 폭등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UN 식량농업기구는 지난 15일 "선진국에서 외국인 근로자는 세계 식량 체계에 주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며 "코로나19로 인한 노동력 부족 현상으로 농업 가치사슬과 시장 가격에 큰 충격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독일·영국 등 일부 선진국은 외국인 근로자를 대거 수용하거나, 코로나19 관련 봉쇄 조치로 실업자가 된 자국민을 농가와 연결해주며 농촌 인력난을 극복하고 있다.


지난 13일 영국 매체 '파이낸셜 타임즈'에 따르면 독일 연방정부는 지난 2일 외국인 계절 근로자 8만여명의 입국을 허용하기로 했다. 다만 모든 계절 근로자는 공항을 통해 입국해야 하며, 입국하는 즉시 건강검진을 받고 2주간 독일 노동자와 분리돼 있어야 한다. 독일은 매년 28만6000여명의 계절근로자를 고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영국은 정부에서 도시 실업자와 농촌을 연결해주는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실업자에게 농장 일자리를 알아봐주는 'pick for Britain(픽 포 브리튼)'은 현재까지 3만여명의 지원자를 모집했다.


지난 13일 강원 양구지역 농가에서 군청 공무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일손이 부족한 농민들을 돕고자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지난 13일 강원 양구지역 농가에서 군청 공무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일손이 부족한 농민들을 돕고자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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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는 취업 활동을 할 수 없는 외국인의 계절 근로를 한시적으로 허용하거나, 구직자와 농촌을 연결해주는 농촌인력중개센터를 설치해 일손이 부족한 농가를 지원하고 있다.


앞서 정부는 지난달 30일부터 방문동거(F-1) 비자로 국내에 체류하고 있는 외국인 5만7688명에 대해 한시적 농촌 계절 근로를 허용했다. F-1 비자는 가족, 친척 등을 방문하러 한국에 체류하는 사람들에 주로 발급되는 비자다. 또한 고용허가제 비자로 온 외국인 근로자에 대해서도 사업장 변경을 희망하는 취업대기자 3925명에 농업 분야 단기 근로를 알선할 방침이다.


또한 70여개에 불과했던 농촌인력중개센터를 30곳 추가한 100개로 확대해 운영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농번기가 되면 일시적으로 인력 수요가 몰려 짧은 기간 동안 노동력이 부족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며 "계절 근로자가 부족한 지역에서는 일시적으로 어려움을 호소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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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인력중개센터를 확대해 농가에 인력을 지원하고 있으며, 군 장병 및 각 지역 공무원들도 직접 나서 농가를 돕고 있다"고 설명했다.


임주형 인턴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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