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선거] 내겐 너무 절실한 4.15
[아시아경제 박철응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은 일상을 갈기갈기 찢어놨다. 모두에게 '불편'이지만, 특히 어떤 이들은 건강 외에도 '경제적 생존'을 고민하고 있다. 이 와중에 총선이 치러진다. 국가와 정치의 역할에 대해 새삼 곱씹어보게 한다. '남 일'이 아니라 '나의 선거'다. 누구에게나 빠짐없이 적용할 수 있는 명제일 것이다. 미뤄진 개학에 맘 졸이는 엄마, 마스크 전쟁의 최전선에 있었던 약사, 규제에 발목 잡힌 스타트업 대표, 개성공단 시절을 "황금기였다"고 말하는 기업인, 그리고 한숨 뿐인 자영업자 등 5명의 유권자들을 만났다.
"애들 때문에 회사를 그만 둔 엄마들도 있어요. 온라인 수업은 학교마다 방식이 다르고, 일부 여유가 되는 가정에서는 과외나 소수 정원 학원에 보내는 것으로 알아요. 학습 격차가 커질까봐 걱정하는 엄마들도 많죠."
초등학생 자녀를 둔 김민서씨(38)가 전한 '불안'이다. 김씨는 "엄마들 입장에서는 2주씩 계속 개학을 미루기 전부터 정부가 미리 기자재 등을 준비하면서 움직였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가장 절실한 것은 안전이다. 흉흉한 뉴스들에 가슴이 철렁 내려앉고는 한다. 이번 총선에서는 각 정당의 행태를 유심히 봐왔다고 한다. 김씨는 "어느 정당이 주도권을 잡느냐에 따라 굉장히 달라지리라고 본다. 지금 당장 시급한 것은 가정보육수당을 높이는 것"이라고 했다.
"마스크가 부족할 때는 왜 안 주냐고 역정을 내시는 분들이 많았는데, 요새는 왜 원하는 색상이나 사이즈, 혹은 브랜드 제품이 없냐고 하시네요. 하도 욕을 많이 먹어서, 오래 살 것 같아요." 조한석 약사(40)는 허탈한 듯 웃으며 말했다.
공적 마스크 판매는 이윤이 크지 않고 노동력 부담이 크다고 한다. 오히려 병원 방문이 줄어든 여파로 매출 감소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는 전언이다.
이번 총선의 키포인트는 의료 혜택에 맞추고 있다. 그에게 '나의 선거'는 '공부'다. 조 약사는 "선거운동철에 후보들이 하는 말보다는 과거 기사들을 찾아보면서 어떤 행보를 보였는지가 가장 중요한 판단 기준"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경제적 약자가 의료 혜택을 받기가 가장 어렵지 않나. 실질적으로 배려할 수 있는 정치에 한 표를 주고 싶다"고 말했다.
"'어차피 빈집 활용하겠다는데, 여기 무슨 규제가 있겠어'라고 생각했죠. 아니더군요. 정치요? 기업 같으면 해고감들이죠. 그래도 기대를 안 할 수가 없어요."
숙박 공유 스타트업 업체 '다자요'의 남성준 대표(46)는 복잡한 심경에 놓여 있는 것처럼 보였다. 한국의 스타트업들이 여럿 벽에 부딪친 상태지만, 넘어서기만 한다면 글로벌 업체로 도약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있다.
그래서 그에게 '나의 선거'는 '미래'다. 남 대표는 "이처럼 달라질 미래를 잘 준비할 수 있는 젊은 정치인들이 늘었으면 좋겠다. 과거에 세계 최초의 인터넷 무료전화가 한국에서 나왔듯, 앞으로도 글로벌 업체들이 나올 것이라고 믿는다. 전제는 규제와 인식의 변화"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앞두고 북한과의 관계 회복에 나설 것이라고 봅니다. 별다른 카드가 없잖아요. 북한도 빵 하나가 절실한 입장이에요. 앞으로 4년간 우리 민족에게 엄청난 일들이 일어날텐데, 정치권이 확실히 제 역할을 해야지요"
박용만 녹색섬유 대표(60)는 개성공단 조성 초창기부터 참여한 대표적인 경협 기업인이다. 2016년 2월 전면 가동 중단될때까지 11년가량을 개성공단에서 "황금기를 보냈다"고 했다.
그에게 '나의 선거'는 '역사'다. 박 대표는 "이념적 지향성을 떠나서 국민들이 모두 투표권을 행사해 우리 역사가 바른 방향으로 가도록 선택을 해야 한다"면서 "교류를 확대하고, 만나서 다른 인식의 공통분모를 찾아가는 게 통일에 가까워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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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요리주점을 운영하는 이동환씨(45)는 여느 자영업자들과 다르지 않은 고통의 세월을 보내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도 가장 절실한 것은 역시 임대료 부담을 얼마나 실질적으로 낮춰줄 수 있을지 여부다. 더 나아가서는 자영업의 생존 기반을 다지는 일이 필요하다. 그에게 '나의 선거'는 '상식'이다. "일단은 상식에서 출발해야 한다. 어려울 때일수록 대화가 중요하고, 그러려면 상식이 있는 사람들이 국회의원에 많이 당선돼야 한다. 자기 이익만 좇는 사람들에게 줄 표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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