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 총선 '종북주의','주사파' 등 '색깔론' 등장
서울 종로 탑골공원서 만난 노인들 '한심하다','北 세력 걸러내야' 엇갈린 반응
20·30, '빨갱이','친북 종북'…"도대체 무슨 말인지"
총선 사전투표 첫날 투표율 12.14% 집계
2014년 사전투표 전국 단위 선거 도입 이후 가장 높은 수치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종로2가 탑골공원과 낙원상가 일대, 노인들이 모여 21대 총선 등 대화를 이어가고 있다. 사진=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종로2가 탑골공원과 낙원상가 일대, 노인들이 모여 21대 총선 등 대화를 이어가고 있다. 사진=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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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그거 다 북한 좋아하는 빨갱이 아닌가."


10일 오후 서울시 종로구 종로2가 탑골공원 인근에서 만난 노인들 일부는 4·15 총선 선거 운동 과정서 불거진 '종북좌파','주사파' 등 '색깔론'에 대해 엇갈린 입장을 보였다.

일부는 '색깔론'이라 인정하지 않고, 분명 북한 사상을 추종하는 세력이 있다고 목소리를 높이는가 하면, 또 다른 편에서는 "다 옛날얘기다"라며 한심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색깔론 사전적 의미는 '어떤 개인이나 집단이 지닌 사상에 대한 정치적 시비'다. 사상의 자유 등 민주주의를 보장하는 헌법 정신과 정면으로 충돌한다는 비판이 있다. 그러나 과거 정치사를 돌아보면 이 색깔론은 선거철에 지속해서 등장, 사회적 혼란을 일으켰다. 이번 총선 선거 유세에서도 '색깔론'은 어김없이 등장했다.

최춘식 경기 포천·가평 미래통합당 후보는 최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SNS)에 한반도 지도 사진과 함께 "4·15 총선, 보수가 이기면 좌파와 주사파들은 이 지역(북한)으로 이주한다. 보수가 지면 이 지역(남한)은 공산화될 것"이라는 게시물을 올려 논란을 일으켰다.


또 지난 9일 대구시달서구선거방송토론위원회가 주관한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달서병 후보자 토론회'에서 대구 달서병 우리공화당 조원진 후보는 "문재인 정권은 친중, 친북, 종북 정권이다. 대한민국 토착 빨갱이들이 모여있는 정권"이라고 주장했다.


토론회에 참석한 미래통합당 김용판 후보는 "종북 좌파와 우한 코로나를 묵묵히 이겨낸 대구는 대한민국 승리의 교두보이자 결기의 상징이다. 미래통합당에 힘을 몰아달라"고 발언했다.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종로2가 인근 '아구찜' 골목. 사진=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종로2가 인근 '아구찜' 골목. 사진=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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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탑골공원 노인들 "전쟁 휴전 상태","민주주의 국가","북한 추종 세력" 혼잡한 의견


이날 종로 낙원상가 인근에서 만난 70대 노인 A 씨는 '빨갱이' 발언 등 색깔론에 대해 "옛날얘기를 왜 자꾸 하는지 모르겠다"면서 "특히 우리 같은 사람들이야 무슨 말 하는지 알겠지만, 요즘 젊은 사람들은 북한이 어떻고 주사파가 어떻고 그런 거에 관심이나 있나"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관심도 없을뿐더러, 무슨 말인지도 모를 것 같다. 표에 하등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80대 노인 B 씨는 "남북이 지금 전쟁 휴전 상태다"라면서 "북한을 추종하는 세력은 분명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러므로 그건 색깔론이라고 볼 수 없다. 사실을 말하기 때문이다"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어 "이번 선거에서 김정은이 등 북한 좋아하는 사람들은 다 걸러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70대 노인 C 씨는 '빨갱이들이 모여있는 정권'이라는 발언에 대해 "빨갱이들이 남한에 있다면, 왜 사고가 일어나지 않나"라며 반문한 뒤, "우리 같은 노인들이 젊은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은, 여기는 분명 민주주의 국가 대한민국이라는 사실이다"라고 강조했다.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종로2가 인근 '돼지국밥' 골목. 주말을 앞두고 시민들이 모여 바둑을 두는 등 여가 시간을 보내고 있다. 사진=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종로2가 인근 '돼지국밥' 골목. 주말을 앞두고 시민들이 모여 바둑을 두는 등 여가 시간을 보내고 있다. 사진=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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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30 "도대체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 공약 홍보에 집중했으면"


이런 가운데 20~30대 등 상대적으로 젊은 세대들은 '주사파','종북좌파' 등에 대해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금요일을 맞아 종로 익선동에 지인을 만나러 왔다고 밝힌 20대 대학생 D 씨는 "북한에 대해 TV를 통해 많이 접하고 있지만, 최근 총선 후보들이 말하는 '빨갱이','좌파세력','종북주의'라는 말은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자신의 공약만 홍보해도 모자른 시간인데, 왜 상대 후보를 헐뜯고 공격하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인근에서 만난 30대 후반 직장인은 "온라인 커뮤니티 같은 곳 가보면 저런 말들을 쉽게 볼 수 있는데, 저런 말이 TV 토론회 등 공식석상에서 나오는 것은 부적절한 것 같다"고 조심스럽게 의견을 나타냈다.


그런가 하면 막말에 대해서는 입을 모아 비판 의견을 보였다. 앞서 광주 서구갑에 출마한 통합당 주동식 후보는 8일 지역 케이블방송인 KCTV 광주방송을 통해 방영된 후보자 연설에서 "문재인 정권과 좌파세력은 광주의 민주화유산을 이용해 집권에 성공했다"면서 "광주는 80년대 유산에 사로잡힌 도시, 생산 대신 제사에 매달리는 도시, 과거 비극의 기념비가 젊은이들의 취업과 출산을 가로막는 도시로 추락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문 대통령은 방중 당시 북경대 학생들 앞에서 중국은 큰 산맥 같은 나라고 한국은 작은 나라 중국몽에 함께하겠다는 연설을 했다"며 "이분이 대한민국의 대통령인지 시진핑의 지시를 받는 남한총독인지 의문"이라고 막말을 쏟아냈다.


이에 대해 40대 직장인 E 씨는 "그런 생각을 할 수는 있다고 본다"면서도 "유산이 어떻고 제사가 어떻고 추락했다느니, 그런 말은 좀 아니지 않나, 좀 지나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 말이 선거에 어떤 도움이 될지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 막말이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제21대 국회의원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10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행궁동 행정복지센터에 설치된 사전투표소에서 선거연령 하향조정으로 처음으로 투표권을 행사한 삼일공업고등학교 학생들이 투표확인증을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제21대 국회의원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10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행궁동 행정복지센터에 설치된 사전투표소에서 선거연령 하향조정으로 처음으로 투표권을 행사한 삼일공업고등학교 학생들이 투표확인증을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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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총선 사전투표 첫날인 전날(10일) 투표율은 12.14%로 집계됐다. 2014년 사전투표가 전국 단위 선거에 도입된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는 투표 마감 시간인 오후 6시 기준 전체 유권자 4천399만4천247명 가운데 5백33만9천786명이 투표를 마쳤다고 밝혔다.


사전투표율이 가장 높은 지역은 전남과 전북으로, 각각 18.18%와 17.21%을 기록했다.


사전투표는 오늘(11일),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전국 3천508개 투표소에서 실시된다. 투표를 위해서는 신분증을 지참해야 하고, 별도 신고 없이 전국 어느 사전투표소에서나 투표할 수 있다.


다만 선관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투표소 방문 시 마스크 착용을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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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투표소 위치는 선관위 홈페이지와 각 포털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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