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이후 경제 성장을 선도할 핵심으로 '실험실창업'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실험실창업이란 대학 및 공공연구기관의 연구시설을 활용해 창업한 유형이다.
실험실기술에 기반한 창업아이템은 복제가 쉽지 않고, 기술을 보유한 고급 과학기술인의 인적네트워크도 우수해 성공가능성이 꽤 높다. 기술력과 잠재력을 가진 교수 및 연구원들이 혁신적인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할 가능성이 높아 산업구조가 고도화되고, 양질의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실험실창업 촉진을 위해 1998년 ‘벤처기업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벤특법)’을 개정해 아카데믹 연구자들의 벤처기업 임직원 겸직 허용, 대학 및 연구기관 내 인큐베이팅 조직 설치 등 기술창업 인프라를 조성했다. 2006년에는 ‘기술이전 및 사업화 촉진법’을 개정해 대학 및 공공연구기관에서 창출된 기술을 민간 이전과 기술창업을 통한 사업화를 촉진할 수 있도록 노력해왔다.
그러나 정부의 이런 노력에 비해 성과는 아직 미흡하다. 단순하게 사업화건수만 놓고 보면 2017년의 대학 및 공공연구소가 정부R&D 사업화에 성공한 건수는 총 1만781건이며, 민간R&D를 포함한 전체 사업화 건수(3만2970건) 중 대학 및 공공연구소의 성과 비중은 32.7%에 그친다. 대학의 사업화 성과(8059건, 24.4%)가 가장 높고, 국공립연구소(1866건, 5.7%)와 출연(연)(856건, 2.6%) 순이다.
최근 들어 교육부를 중심으로 교원들의 실험실창업을 늘리기 위한 노력도 함께 진행하고 있으나 크게 주목받지는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2016년 교원들의 실험실창업은 한국폴리텍 대학 등을 포함한 418개 대학에서 모두 195건으로 대학 당 0.5건에도 못 미쳤다. 그러나 가운데 이룩한 1996년 서울대 김선영 교수가 실험실창업한 '바이로메드(현 헬릭스미스)', 2000년 광운대 차근식 교수가 실험실창업한 '아이센스' 등의 성공사례는 주목할 만하다.
코로나19로 세계경제가 급속히 얼어붙고 있다. 일부 전문가는 작년 수준의 경제로 회복하는데도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런 어려운 시기에는 창업이 경제 활력소가 될 수 있다. 특히 고도의 기술력과 잠재력, 인적 네트워크까지 갖춘 실험실창업은 저성장과 고용절벽의 위기를 돌파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대안이 될 수 있다. 현재 우리 정부가 실험실창업을 지원하고 있는 몇몇 제도적 보완이 이뤄진다면, 실험실창업의 확산은 바이러스보다 더 빨라질 수 있다.
우선 교원들의 창업 활동 수행에 따른 업무 공백, 학생지도 소홀 등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 벤특법 등 법률 및 제반 규정에 따라 교원의 휴·겸직 기간 내에서 자유롭게 창업 활동을 수행할 수 있다. 그러나 이로 인해 초래될 업무 공백 등 다양한 문제점들을 보완할 수 있는 규정을 명문화한 대학은 거의 없다. 각 대학의 교원창업관련 규정이 보완돼야 한다.
대학내 전담부서나 전담관리체계도 만들어져야 한다. 혁신을 일으킬 잠재력과 가능성이 큰 대학의 연구기반 기술창업 발굴에서 창업, 퇴출까지 사업 전주기에 걸쳐 전담할 전문인력이 필요하다. 현재 각 대학 창업지원단에서 이를 담당하고 있지만 예산 부족과 교내 유관부서와의 협조도 미흡하다.
교육부와 중소벤처기업부로 이원화 돼 있는 교원창업 및 아카데믹 스타트업 관련 정부부처의 관리 체계도 일원화 돼야 한다. 이를 통해 일관되고 지속적인 지원과 관리 감독이 이뤄져야 한다. 특히 최근 교원들이 중심이 된 실험실창업 증진을 위해 교육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중소벤처기업부 등의 협업이 증대하고 있는 만큼 이를 효율적으로 관리 감독할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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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실험실창업을 획기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제도적 뒷받침이 중요하다. 실험실창업은 연구개발이 일정수준 진행된 기술을 기반으로 사업화하는 것이기 때문에 자금 소요가 일반 연구개발보다 더 크다. 따라서 그동안의 사업화 지원 패러다임에서 벗어난 보다 적극적인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 / 김경환 성균관대학교 글로벌창업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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