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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권 民心은] “예산通 김현권, 의외로 선전” vs “박정희 고향, 무조건 김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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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구미 을
‘보수의 성지’였지만 변화기류
30대 이하가 인구 절반 차지
무소속 김봉교 후보와 3파전

[구미(경북)=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전진영 기자] 박정희 전 대통령의 고향인 경북 구미는 이른바 ‘보수의 성지’로 불린다. 여태 한 번도 국회의원 자리를 민주당에게 내준 적이 없다. 그러나 지난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 구미시장이 당선되는 등 구미을에는 변화의 기류가 관측된다. 30대 이하 젊은 층이 인구 절반을 차지한다는 점도 변수다.


이곳에는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해 ‘붙박이 예산결산위원회 위원’으로 이름을 알린 김현권 민주당 후보, 구미 소재 금오공대 대학총장을 지낸 김영식 미래통합당 후보, 그리고 통합당에서 무소속 출마한 ‘토박이’ 김봉교 후보가 3파전을 벌이고 있다. 후보들은 산업도시 구미을을 살리겠다며 모두 ‘경제부흥’을 공약으로 걸고 나섰다.

“사장님 요새 어때요, 안 그래도 기름이 안 팔려서 유조선이 떠돌고 있다네” 지난 3일 오후 4시, 김현권 후보는 인동광장 사거리 인근 상가를 찾았다. 2년 동안 구미에서 지역활동으로 기반을 닦은 만큼 지역구민과 긴 대화를 나누는 등 반응이 긍정적이었다. 퇴근인사에선 청년층의 반응이 적극적이었다. 김현권 후보를 발견하고 창문을 내려 “민주당 화이팅 하세요!”라고 소리쳐주는 사람, 경적을 세 번 울리고 창밖으로 엄지를 내밀어주는 시민들도 있었다. 김현권 후보는 “감사합니다!”라며 연신 고개를 숙였다.

경북 구미시(을)에 출마한 김현권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3일 경북 구미시 인동광장 교차로에서 퇴근길 인사를 하고 있다./경북 구미=윤동주 기자 doso7@

경북 구미시(을)에 출마한 김현권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3일 경북 구미시 인동광장 교차로에서 퇴근길 인사를 하고 있다./경북 구미=윤동주 기자 doso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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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이 흰 고양이든 검은 고양이든 쥐 잘 잡는 고양이가 왔으면 좋겠다고 합니다” 김현권 후보는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지역경제를 해결할 수 있는 인물에 대한 갈증이 크다”고 했다. 그는 지역경제를 살릴 복안으로 LG화학 투자, 군사공항 이전과 맞물린 2차전지, 방위산업 강화를 내걸었다. 보수텃밭에서 어려운 싸움을 하고 있지만 ‘구미경제 구원투수’라는 슬로건을 내건 만큼 실력으로 승부하겠다는 입장이다.


김현권 후보는 “대구·경북에서 저희가 싸우는 상대는 사실상 후보 개인이 아니라 보수정당”이라면서 “그들은 이념 문제를 가지고 쟁점화하려는 시도를 끊임없이 하지만 정작 지역 민심은 먹고사는 문제에 달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저는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해 ‘붙박이 예결위원’을 맡아온 만큼 예산 끌어오는 능력은 다른 누구보다 뛰어나다”고 강조했다.


“김영식이 구미를 살리겠습니다” 같은 날 오후 2시에는 통합당의 김영식 후보의 출정식이 열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에도 불구하고 50여명의 지지자들이 모여 북적였다. 사람들은 김영식 후보의 이름을 연이어 부르고 기호 2번을 의미하는 두 손가락을 세웠다. 김영식 후보는 지지자들을 향해 큰 절을 올렸다. 사회자는 “후보 말고 사실은 당도 봐야합니다”라면서 통합당에서 무소속 출마한 김봉교 후보와 선을 긋기도 했다.

경북 구미시(을)에 출마한 김영식 미래통합당 후보가 3일 경북 구미시 인동버스정류장 앞에서 열린 출정식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경북 구미=윤동주 기자 doso7@

경북 구미시(을)에 출마한 김영식 미래통합당 후보가 3일 경북 구미시 인동버스정류장 앞에서 열린 출정식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경북 구미=윤동주 기자 doso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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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식 후보는 “구미경제가 빠르게 추락하고 있다. 정부의 경제정책 무능은 검증이 됐고, 정권교체가 답이 아닌가”라며 정권 심판론을 내세웠다. 그는 “지역구를 다녀보니 시민들이 못살겠다, 그다음에 속았다고 한다”며 “내로남불, 경기악화, 적폐청산 미명하에 일어난 정치보복 이런 것들을 많이 말씀하신다”고 했다.

그는 무소속 후보와의 표 분산 우려에 대해선 “시민들이 국가를 살리고 경제를 일으키기 위해 무조건 2번을 뽑아야한다고 한다”고 일축했다. 젊은층의 표심에 대해서도 “대학 총장을 지내면서 젊은층과 늘 호흡하고 있는데, 실망과 배신, 좌절감이 젊은이들에게 있다. 이를 적극 공략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신공항과 함께 구미를 100만 경제권 중심도시로 만들겠다”고 했다.


“이제는 구미도 바뀌어야 된다고 그러던데요”, “점마들이 뭘 아나, 여기는 무조건 통합당이제” 민주당·통합당·무소속의 3파전 속에 시민들의 반응도 엇갈리는 모양새다. 택시기사인 60대 장모씨는 “오전 6시에 나왔는데 8시간 일해서 2만원 벌었다”며 “코로나19 때문에 열 받고 경제 때문에 열이 받는다. 문재인 정권을 엎으려면 통합당을 찍어야한다”고 했다. 원룸을 운영하는 87세 사장도 “박정희는 여기에 산단을 만들어 일할 수 있게 해줬는데 지금 정부는 지적만 하고 해주는 게 뭐가 있나”라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 선전에 대한 기대감도 관측됐다. 카페를 운영하는 20대 탁모씨는 “지인 절반은 민주당 지지자”라면서 “이제는 구미도 바뀌어야한다는 분위기가 있는 것 같다”고 했다. 가게를 운영하는 50대 신모씨도 “김영식은 공천 받고 구미에 온지 얼마 안됐는데, 김현권은 국회의원으로 일하면서 얼굴도 많이 알렸다. 민주당이 의외로 선전하지 않겠나”라고 했다.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
전진영 기자 jintonic@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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