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애 채소만 먹어요" 어린이집에서도 비건 갈등,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어린이집에 '비건 식단' 요청 논란
앞서 일부 시민단체들 '군대서도 비건 식단' 국방부 촉구
[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자신의 아이가 등원하는 어린이집 식단을 고기가 없는 채식 위주로 마련해달라는 부모의 주장을 둘러싼 논란이 치열하다.
채식주의자(vegan·비건)들을 위한 식단이 존중받아야 하는 것은 맞지만, 성장기에 있는 아이에 대한 '비건'은 이해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또 단체생활을 하는 공간인 어린이집에서 갈등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는 의견도 있다.
11일 오후 9시께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어린이집 비건 부모님들 때문에 미치겠다"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자신을 어린이집 교사로 소개하며 "요즘 아이들을 비건 식단으로 키우시는 학부모님들이 종종 보입니다"라고 말했다.
교사 A 씨는 "문제는 학부모님들이 어린이집 식단도 비건으로 요구한다"면서 "한정된 인원 한정된 예산 때문에 당연히 비건 급식은 어려워요"라고 토로했다. 이어 "비건 육아 하시는 분들은 도시락을 써보낸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문제는 그뿐만이 아니에요. 다 같은 급식과 간식을 먹는데, 비건 아이들만 싸온 도시락 같은 거 먹으니까 이 아이들은 다른 떡 같은 간식 먹고 싶어한다"면서 "다른 아이들이 먹는 거 먹고 싶다고 운다"고 토로했다.
이어 "다른 애들도 쟤는 왜 저거 먹어요? 선생님 저도 저거 먹고 싶어요. 난리에요"라면서 "비건 아이들이 있는 반은 식사시간이 지옥 그 자체입니다"라고 하소연했다.
그러면서 "그러다 어쩌다 일반식 한입이라도 먹어서 부모님들 귀에 들어가는 날은 난리가 난다"고 토로했다.
이어 "신념도 좋고 다 좋지만, 적어도 남들한테 피해는 안 줘야 하는 거 아닌가요"라면서 "본인 아이들은 그렇게 예민해야 하고 동물성식품은 조금도 입에 넣으면 안된다면 본인들이 집에서 육아하셔야죠. 아닌가요"라고 반문했다.
또 "운동회 때 밀가루 사이에서 사탕 찾아 먹기도 사탕에 동물성 식품이 있다고 빼달라 하시고, 다른 사람들도 좀 생각해주세요"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해당 소식을 접한 부모들은 대체로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어린이집에 딸을 보내고 있다고 밝힌 직장인 A(38) 씨는 "개인의 선택은 자유지만, 어린이집은 아이들이 사회화를 시작하는 첫 공간이다"라면서 "특히 발달기에 있는 아이들이 다른 영향을 받지는 않을까 우려스럽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30대 직장인 B 씨는 "한 번쯤 생각해봐야 할 문제 같다"면서 "많은 논란이 예상되지만 해결할 방법이 없을지 고민을 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비건들을 위한 식단을 마련해달라는 촉구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11월12일 시민단체들이 군대 내 단체 급식에서 채식을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하라며 국방부 장관을 상대로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이날 녹색당,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동물권행동 카라 등 30여개 시민사회단체는 군 입대를 앞둔 진정인 4명과 함께 서울 중구 인권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군대 내 채식선택권을 보장하는 정책을 마련하라"고 국방부에 촉구했다.
이들은 "채식주의는 단순한 기호가 아닌 동물 착취를 하지 않겠다는 신념이자 양심"이라며 "채식선택권 보장은 채식인들의 행복추구권과 건강권, 양심의 자유 등과 결부돼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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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군이 이를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이들의 진정을 인권위가 받아들여 군에 권고해도 법적 구속력이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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