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준법감시위 오늘 첫 회의…법조계도 '관심'
[아시아경제 김형민 기자] 삼성그룹 주요 계열사들의 법률 준수 여부를 감시하는 '준법감시위원회'가 오늘(5일) 오후 처음으로 회의를 한다. 재계는 물론이고 법조계도 위원회의 향후 행보를 관심 있게 지켜보는 분위기다.
김지형 전 대법관이 장을 맡은 이 위원회는 이날 오후 서울 서초구 삼성생명 서초타워에 마련된 사무실에서 조직 운영 등 청사진에 대해 구체적으로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법조계는 준법감시위의 궁극적인 과제로 '총수 리스크' 방지를 강조한다. 이는 외국과 대조되는 우리 법조계의 분위기와 연관 있다. 우리나라 대기업 비리 등 관련 사건의 대부분은 대기업 총수들에게 그 책임을 묻는다. 실제 우리 법원과 검찰의 재판과 수사 대다수는 총수의 사법처리를 최종 목적지로 삼는 경우가 많다.
대륙법계의 영향을 받고 도덕적 책임도 간과하지 않는 우리 사법체계에서 일련의 기업 관련 사건에서 기업 총수는 도의적인 책임에서 벗어나기 힘들다. 이에 따라 이들은 배임 또는 횡령 등의 혐의로 검찰의 수사를 받거나 재판을 받아왔다.
재계는 이에 답답하다는 입장이 많다. 한 관계자는 "한 기업의 총수가 검찰에서 소환조사라도 받는 날에는 유무죄 여부에 관계 없이 기업 주식이 요동을 친다"고 설명했다.
삼성의 준법감시위가 이 문제를 해결하는 대안을 제시해줄지 관심이 집중된다. 삼성은 특히 최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재판과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및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승계 의혹으로 검찰로부터 조사를 받고 있는 가운데서 준법감시위가 본격적으로 활동에 나서 더욱 그렇다. 삼성은 이외에도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에 시정요구 등을 낸 증권선물위원회의 처분을 취소해달라는 행정소송도 제기해서 진행 중이다.
법원과 검찰이 앞으로 준법감시위의 활동 내역을 재판과 수사에 얼마나 할지는 지켜봐야 한다. 기업이 스스로 준법 감시에 나선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어서 그 기준은 아직 없다.
이 부회장의 국정농단 사건 관련 뇌물·횡령 파기환송심이 그 기준을 제시해줄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 재판부는 전문심리위원 3명을 참여시켜 준법감시위의 실효성을 재판에서 직접 점검하기로 했다. 재판부는 "준법감시위가 실질적으로 운영돼야 양형 조건으로 고려될 수 있다"면서 "엄격하고 철저하게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심리위원으로는 재판부는 강일원 전 헌법재판관을 고려하고 있고 이 부회장측은 고검장 출신의 김경수 변호사를 신청했다.
하지만 법조계 일각에서는 준법감시위에 대해, "단순히 위원회를 하나 만들어 운영한다는 이유로 사실상 대기업에 면죄부를 주는 것이나 마찬가지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박영수 특검'도 이 부회장의 파기환송심에서 "재벌 혁신 없는 준법감시제도는 봐주기에 불과하다"도 했다. 또한 특검은 재판부에 준법감시위 전문심리를 반대하는 의견서를 별도로 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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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등에 밝은 한 변호사는 "3권분립에서 사법부가 독립성을 보장 받듯이, 준법감시위도 기업 내에서 수뇌부나 외부의 압력으로부터 독립된 기구로서 보장 받고 활동해야 제대로 된 기능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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