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산 속도 빨라 팬데믹 가능성
입국 금지 조치 확대 강화 목소리 높아져
정부, 중장기적 대응방안 선제적 마련 방침 밝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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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철영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우한폐렴) 국내 확산을 막기 위한 외국인 입국금지 결정에 신중한 입장을 보였던 한국 정부가 '제한적 입국금지' 조치로 선회했지만 이 조치를 보다 확대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과도한 공포를 경계해야한다는 지적에도 신종 코로나의 확산 속도는 ‘팬데믹(pandemic)’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3일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이날 0시 현재 전국 31개 성에서 신종 코로나 누적 확진자는 1만7205명, 사망자는 361명이라고 발표했다. 하루 해 57명이 숨지면서 2003년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사스) 사망자 수를 넘어섰다.

◆한국도 ‘전면적 입국금지’ 단계 밟나= 2일 한국 정부는 4일 오전 0시부터 신종 코로나 발원지인 중국 후베이성을 방문하거나 체류하거나 방문한 적이 있는 모든 외국인들의 국내 입국을 전면 금지했다. 위험지역에서 출발하는 외국인만을 대상으로 한 사실상 ‘제한적 입국금지’ 조치다. 제주도는 ‘무비자 입국제도’를 당분간 중단했다.


신중론을 유지하던 정부가 그간의 입장에서 선회해 ‘제한적 입국 금지’ 카드를 꺼내 들었지만 중국 내에서 신종 코로나 확진자가 속출하는 상황에서 이 같은 제한적 조치로는 부족하다는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중국인 입국 금지를 담은 청와대 국민청원이 12일 만에 66만명이상의 동의를 얻은 가운데 대한감염학회, 대한의료관련감염관리학회, 대한항균요법학회 등은 권고안을 통해 “중국 후베이성 이외의 중국 지역에서 신종코로나가 발생하는 사례가 40%를 차지해 후베이성 제한만으로는 부족한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정부도 입국 금지 조치를 단계적으로 강화할 가능성을 내비친 상황이다. 중앙사고수습본부장인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전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제한적 입국 금지 조치가 “단기적인 대책”이라고 언급하면서 중국 내 상황 변화에 따라 추가적인 입국 금지 조처를 단행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했다. 정세균 국무총리 역시 “현재 위기경보 단계인 경계상태를 유지하되 최고 단계인 ‘심각’ 단계에 준해 총력을 다하겠다”면서 “최악의 상황에 대비하기 위한 중장기 대응방안을 선제적으로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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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 ‘전면적 입국금지’ 촉구= 야당은 이 같은 여론에 편승해 전면적 입국금지 조치를 정부에 촉구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정부의 대응은 한참 늦었고 여전히 부실하다"며 외국인의 입국 금지 조치를 중국 전역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이미 3·4차 감염돼 중국 전역으로 번진 상황에서 중국 후베이성 입국 금지만으론 역부족"이라며 "의사협회의 발표대로 감염 위험이 높은 6개 지역에 대한 입국금지 조치가 취해져야 한다"고 요청했다.


유승민 새로운보수당 의원은 3월 신학기에 맞춰 대거 입국할 중국 유학생들에 대한 정부의 선제적 대응을 주문했다. 그는 "교육부는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 등과 협의해 하루라도 빨리 근본적인 대책을 내놔야 한다"며 ▲전국 모든 대학의 개학을 4월로 늦추거나 ▲봄학기를 폐강하되 사이버강의를 활용하는 방안 등을 제시했다. 반면 여당은 정부의 대응이 적절했다고 평가하며 관련 법안 개정을 위한 야당의 협조를 촉구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월 국회는 신종 코로나에 대한 국회차원 대응과 함께 신종 감염병 대응력을 높이는 검역과 축산법, 미세먼지특별법 등 국민안전법 처리에 역점을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은혜 사회부총리가 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응 확대 회의에 앞서 홍남기 경제부총리와 대화하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유은혜 사회부총리가 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응 확대 회의에 앞서 홍남기 경제부총리와 대화하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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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 문 걸어 잠그는 지구촌…강경화, 한중관계 마찰 우려 일축= 신종 코로나 확산 공포에 세계 각국은 더욱 강도를 높여 대응하고 있다. 미국은 중국을 다녀온 모든 외국인의 입국 금지한 데 이어 모든 탑승객을 대상으로 입국 문턱을 높였다. 2일(현지시간) 미국 국토안보부(DHS)는 미국행 항공기를 타는 모든 탑승객을 대상으로 중국 방문 여부를 확인하는 한편 필요한 경우 공항 당국자가 여권을 조사할 수 있도록 하는 권한을 부여했다. 중국을 다녀온 자국민에 대해서도 미리 지정해 둔 미국 내 7곳의 공항을 통해서만 입국하도록 했다.


중국인을 포함한 외국인에 문을 걸어 잠근 국가들은 점차 늘어나고 있다. 내부 방역 체계가 상대적으로 약하거나 국경을 맞대고 있는 국가들은 국경을 잇달아 폐쇄하고 있다. 중국과 인접한 몽골, 네팔, 베트남 그리고 러시아는 국경을 폐쇄했고 호주 북부 섬나라인 파푸아뉴기니는 아예 아시아 여행객 입국을 금지했다. 싱가포르는 최근 14일간 중국 본토를 방문한 외국인이 입국하거나 경유하지 못하도록 했다.


한편 정부는 이번 '제한적 입국 금지' 조치가 한중 관계에 미칠 악영향에 대한 우려를 일축했다. 한국 정부의 '중국 위험지역에서의 입국 제한' 결정에 앞서 싱하이밍 신임 주한 중국대사는 "WHO 규정에 부합하는 과학적 결정을 내릴 것으로 기대한다"는 입장을 밝혔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전일 중앙사고수습본부 브리핑에서 '이번 조치가 한중 간 외교 마찰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는 질의에 "우한 교민들 귀국 조치를 포함해 굉장히 소통이 잘 되고 있다"면서 "외교 마찰이 있다는 것은 좀 어폐가 있는 것 같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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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장관은 이어 "중국도 지금 이런 긴급 상황에서 대응하고 우리도 국내적으로 대응하면서 서로 상당히 소통을 잘하고 있다"면서 "수시로 설명하고 통보하고 있고 지금 마찰이 있다고 하는 것은 전혀 그런 상황이 아니라고 말씀드린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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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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